*고등학교 숙제로 제출했었던 내용이다. 


만무방과 지하촌. 모두 식민지 시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김유정과 강경애는 비슷한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다. 당시의 시대는 일제가 탄압을 차츰 강화시켜가고 그에 따라 우리나라의 독립운동도 계속해서 거세어 가던 시대였다. 이런 시대상황에서 발표된 두 작품은 시대를 너무나도 잘 반영하고 있다. 두 작품 모두 한 가정에서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불쌍한 농민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다. 만무방에서는 응칠, 응오 형제와 함께 불쌍한 소작농들이 등장하고 지하촌에서는 칠성이와 칠운이, 그들의 어머니, 큰년이 등이 등장하는데, 모두 식민시대의 삶을 살아가던 농민들이다. 두 작품에서 농민은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없다. 단지 암울한 현실과 타협하고 불행한 삶을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렇듯, 두 작품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 만무방은 현실을 반어적인 표현으로 마치 즐거운 일인양 표현하고 있고, 지하촌에서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만무방에서는 주인공 응칠이를 중심으로 농촌 사회의 제도의 불합리성과 모순, 폭력성을 세밀하게 그려 보여 줌으로써 현실의 절박한 상황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 만무방에서는 응오가 자신이 애써 가꾼 벼를 자기가 오히려 도적질해야 하는 눈물겨운 상황에 놓인다. 모범적인 농군을 반사회적 인물로 몰고 간 것은 그들이 살고 있는 시대적 상황 떄문이다. 일년 농사를 짓고도 남는 것은 등줄기에 흐르는 식은땀 뿐이라는 현실은 당시의 소작농들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

반면에, 지하촌에서는 주인공인 칠성이의 행동을 통해서 당시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칠성이가 병신 거지, 큰년이가 장님이라는 설정은 특수한 상황으로 보여지지만, 사실 그 시대에는 그리 특별하지는 않았던, 흔히 볼 수 있는 장애인들이다. 그리고 부잣집으로 팔려가는 큰년이와 칠성이의 아쉬운 사랑은 시대적 상황이 돈에 의해서 좌우돼는 현실이라는 것을 이야기 해준다. 마지막 부분의 불운이 연달아서 일어나는 결말은, 가난한 사람은 좌절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일제 시대에는 서민들의 삶이란 불행하기 그지 없었다. 만무방의 응칠이와 응오의 이야기가 실재로 있었던 일일수도 있고, 지하촌의 칠성이 같은 청년이 불쌍하게 살아갔을 수도 있다.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거나, 또는 없었거나, 우리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현실적으로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당시 사람들의 삶을 마치 현실인 것처럼 느낄 수 있다. 리얼리즘의 극치다. 우리는 이런 소설을 읽고서 일제의 탄압과 시대의 변화를 느낄 수 있으며,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세상은 정말로 좋은 세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by snowall 2012. 12. 31. 2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