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월호 사고때문에 그런지 언론에서도 그렇고 정치권에서도 그렇고 안전 관련된 소식들이 많이 들려오고 있다. 이번 사고때문에 그런 내용들이 주목받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어째서 지금까지 그런 일들이 밝혀지지 않았던 것인지 안타깝다. 수백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죽었기 때문에 지금 언론에서 나오는 비리들, 부정들, 그런것들이 드러날 수 있다면, 도대체 우리나라에 만연한 부패와 부정의 연관고리들은 얼마나 사람들이 죽어야 뿌리가 뽑힐까. 정치인들에게 투표해줄 국민이 사라져 버릴 때쯤은 아닐까. 사고가 터진지 3주, 수사를 시작한지 2주만에 어마어마한 양의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다. 이렇게 쉽게 알아낼 수 있는 부정, 부패, 비리 내용들이라면 왜 작년에는 몰랐었고 지난달에는 왜 가만히 두었던 것일까. 더이상 이런 사건이 우리 주변의 안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서도 안되고, 이런 사고가 터졌을 때 피해자들이 부디 살아돌아오는 기적을 바라고 있어서도 안된다. 운이 좋아서 사고에 휘말리지 않고 살아남아 있는, 이 땅에 아직 살아있는 우리들에게 정말 두려운 일은, 20년이 지나면 다시 이 사고들이 잊혀질 것이고, 또 어딘가의 사고로 수많은 사람들이 비명에 갈 것이고, 그때 또다시 사람들은 기적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누군가는 사건의 책임을 지고 100억원을 내놓겠다고 할 것이고, 검찰은 관련자를 수사해서 엄벌하려고 할 것이며, 대통령은 피해자와 그 유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려고 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 나라에 기적은 한강의 기적으로 충분했고, 김연아 탄생으로 이미 넘쳐났다. 다시는 기적을 바랄 필요가 없는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이 참사에 대한 안타까움에 한 마디씩 던지고 있다. 그런 말들이 이미 떠나간 사람을 다시 돌아오게 하지 못한다면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서 나라도 그런 말을 보태지 않으려고 했다. 나의 이 글도 아무 의미가 없는 공허한 외침에 지나지 않겠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우리나라를 더 좋은 나라로 만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이 글에 먼지만큼의 의미가 있다면 그런 부분에 있을 것 같다.

by snowall 2014. 5. 11.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