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남자다. 그러므로 하이힐을 신어본 적도 없으며 앞으로 신어볼 생각도 없고 내 발에 맞는 하이힐은 팔지도 않는다. 하지만 하이힐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로 들은 바가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하이힐이란 구두의 뒷굽이 높아서 키가 커 보이는 신발이다. 원래는 프랑스에서 지저분한 정원을 깨끗하게 걸어다니기 위해서 개발되었다고 한다. -_-;

여성들이 위태롭게 걸어다녀야 하기 때문에 더 예뻐보인다고도 하는데 그런건 잘 모르겠다.

아무튼, 중요한건 어쩌다 발목이 꺾였을 때 생기는 힘의 차이다.

회전운동에서는 회전축과 작용점 사이의 관계가 중요한데, 여닫이 문을 열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회전축에서 멀리 떨어진 점을 미는 것과 가까운 점을 미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회전축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더 쉽게 밀 수 있다. (이것은 지레의 원리와 같다)

발목이 꺾인 경우에 회전축은 발목의 복숭아뼈 근처의 관절이 된다. 작용점은 땅과 접촉하는 부분이 되는데 하이힐을 신으면 작용점이 회전축에서 더 멀어진다. 어차피 땅이 접촉점에 작용하는 힘은 사람의 무게때문이므로 같은 사람이라면 힘의 크기는 같을 것이다. 하지만 하이힐을 신으면 작용점이 더 멀리 있기 때문에 같은 힘이라도 더 쉽게 발목을 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하이힐을 신다가 실수로 발목이 꺾이면 근육이 끊어지기도 하는 중상을 입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하이힐은 앞쪽을 굉장히 모아주면서 동시에 위에서 아래로 짓누르게 된다. 쉽게 말하면 발가락-발바닥 사이에서 서로 미는 힘이 굉장히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평평한 신발을 신고 있을 때는 상관없지만 이런식으로 서로 미는 힘이 크게 작용하게 되면 발에 무리가 와서 심한 경우 기형이 되기도 한다.

즉, 엄지발가락이랑 새끼발가락이 다른 발가락과 직각을 이루게 안쪽으로 꺾여들어간다는 것이다. 이건 당연한 결과인데, 30센치미터짜리 플라스틱 자를 양쪽에서 밀어봐라. 얼마 버티다가 꺾인다. 안쪽에 있는 세개의 발가락은 그래도 괜찮은데 이것은 양쪽에서 받쳐주는 발가락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자리의 발가락들은 바깥쪽에서 받쳐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관절 부분이 밖으로 휘어지게 되는 것이다.

난 실제로 아주 예쁜 여학생이 이런 기형적인 발을 갖고 있는 걸 본적이 있기 때문에 조언해주고 싶다. 특히 이 글을 읽게 되는 어린 학생들이 일찍부터 예쁘게 보이려고 하이힐 신고 다니는 걸 자제했으면 싶어서 적는다.

제발 하이힐은 꼭 필요할 때 외에는 신지 말자. 가능하면 아예 처음부터 신지 않는 것이 좋다. 키가 커보이고 싶다면 여학생이라 해도 아직 성장판이 열려 있을 때 운동을 해라.

by snowall 2006. 8. 12.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