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파티

12월 7일. 아무튼 나눔재단에서 진행하는 나눔파티에 갔다.

6시 30분까지 오라고 하여, 충무로 역에서 내려서 이메일로 받아 인쇄해온 지도를 펼쳤는데, 내가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경찰 아저씨에게 문의하여 대충 길을 찾아서 왔는데, 어디냐. 대체. 아무튼 전화도 여러번 걸고 이래저래 오락가락 하다가, CJ인재원을 찾아냈다. 지금 생각해보니, CJ인재원 앞을 두번 지나친 뒤에 세번째에 찾아낸 것 같다. 길눈이 어두워진 것일까. 아무튼, 그래서 안으로 들어가서 잠시 기다리니 짝꿍을 뽑으란다. 추첨 아니었나...

널려있는 이름표에서 그냥 고르면 되는 것이었는데, 난 별 생각없이, 그리고 그 어떠한 정치적인 고려도 없이 제일 먼저 눈에 띈 "정동영"이라는 이름표를 골랐다. 참고로 대통령 후보 정동영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자. 이 글은 대선 관련글이 진짜로 절대로 아니다. -_-;

해서, 동영이랑 만났는데, 이 아이는 내가 좋은건지 싫은건지 내색도 안하고 뛰쳐나가서 산타 아저씨의 빨간 모자를 뺏으러 뛰어다녔다. 밥은 먹고 놀자. 쫌. 나이를 물어봤더니 10살, 초등학교 3학년이라고 한다. 뭐랄까, 초등학교 3학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확실히 지치지 않는 체력이 있었다. 나도 14년 전에는 저렇게 뛰어다니는 것이 가능했었지. 훗. -_-?

어찌어찌하여, 아무튼 밥을 먹고. (밥은 맛있었다. 그날 처음 먹은 밥이라 그랬던건 절대로 아니다. 진짜다.)

강당으로 옮겨서 레크리에이션을 3시간 했다.
다음은 인증샷(?)이다. 사진을 찍어주시고 복사해오도록 허락해주신 기차니스트 님께 감사를 드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나서 케이크를 먹고, 인사하고 끝났다.

...

이렇게 쓰면 후기가 너무 짧은가?
사실 본편은 레크리에이션 3시간동안 있었던 일인데,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다른 블로거들의 나눔파티 후기를 참고해 주기 바란다. 대략, 뭔가 재미난 것을 하고, 업어주고, 선물을 받고, 트리를 만들고, 편지를 썼다. 너무 짧게 요약한 것인가.
중간에 싸이월드 주소를 물어보고 다니는 여자아이가 있길래 "이분들은 블로그 하시는 분들이라 싸이는 안하신다"라고 말해봤지만 내가 틀렸다. 왠지 다들 싸이월드를 하고 계시는 것 같다. 흠...내가 별종인것일까.

아, 그래서, 동영이는 대단히 뛰어다니는 친구다. 좋게 말하면 활기찬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까불어대는 스타일이랄까. 뭐, 나중엔 나름 친해졌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내가 나만의 친화력이 있지 않는가. 초면에 전혀 어색하지 않은 바로 그것. 물론 덕분에 확 가까워지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과는 친해지기 힘들다.
어쨌든 나는 재미있었다. 동영이도 재미있었는지, 다른 아이들이 재미있었는지, 다른 블로거 분들도 재미있었는지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뭐, 그렇지만 동영이가 써준 크리스마스 카드에는 "신나고 재미있었다"라는 취지의 글이 적혀있는 걸로 봐서는 내가 재미있게 놀아준 것 같다.
나중에 다시 동영이를 만날수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다. 동영이가 나를 기억할지도 모르겠고, 내가 동영이를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다시 만나느냐가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늘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내일도 신나게 놀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단 한번의 인연으로도 내일을 바꿀 수 있고, 두번다시 보지 못하더라도 친구는 친구인 것이니까.

그 어린이들이 커서 뭐를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알아서들 잘 하겠지. 모두들 자기 장래희망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그 꿈이 무엇이든지 이루기를.

행사가 끝나고 나서 작은인장님이랑 별다방에 가서 음료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집에 왔다.

재미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신 나눔재단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아이들 돌아가고 나서 참가한 블로거들끼리 잠깐이라도 모여서 블로그 주소라도 교환하는 자리가 있었으면 어떨까 싶었다.
by snowall 2007. 12. 8. 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