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대학 동기중에 한명은 굉장히 강력한 세계관을 갖고 있다. 그는 어떤 말을 하더라도 그 세계관을 바꾸지 않는 철옹성 같은 정신세계를 유지하는데,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얘기를 할 때 항상 답답해서 미치려고 한다.

ATM기계에서 영업 외 시간에 현금을 인출하려면 수수료가 붙는다. 그런데 영업 외 시간의 경계선이 오후 5시인지 오후 6시인지 항상 헷갈리는 일이다. 그래서 5시 30분쯤에 돈을 찾으려고 하는데 수수료가 붙는지 안 붙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얼마 필요하나고 했더니 5만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친구 왈, "우선 만원을 뽑아서 수수료가 나오는지 안나오는지 보고, 나머지 4만원을 뽑겠다"라고 한다.

...왜!?

하여, 이를 긍휼히 여긴 또다른 나의 친구가 그를 붙들고 15분동안 칠판에 도표를 그려가며 설명을 해 줬다. 즉, 어차피 수수료가 붙으면 한번에 5만원을 뽑는게 낫고, 수수료가 안붙으면 역시 한번에 5만원을 뽑는게 낫다. 만원 뽑아보고 나머지 4만원을 뽑으면 수수료가 두배 나간다는 점을 상세하게, 예를 들어가며, 초등학생도 이해할 정도로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나서 그 친구는 이해를 했고, 받아들였다. 그리고 ATM기계로 가서 만원을 찾아와서는 "수수료 붙잖아!"

...그러니까, 지금까지 그 얘기를 했다는 거라니까.


아무튼, 그런 친구가 있다는 얘기를 언제고 해보고 싶었다.

그는 왜 선배들이 싫어하게 되었는가?
**주의** 이 얘기는 물리학 전공자가 아니면 웃기지 않습니다. 아니, 전공자도 안웃길지도...

스타 크래프트를 하다가 본진 털리고 있는데 앞마당에 포톤캐논 지으면서 좋아하는 친구다.
**주의** 이 얘기는 스타크래프트를 좀 할줄 알아야 나름 웃기기라도 할 수 있음.



by snowall 2007. 12. 21.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