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이 결과는 검산이 필요할 수 있음! (snowall은 언젠가 해보겠음.)

사람들은 항상 나에게 뱃살을 좀 빼라고 얘기한다. 권유 수준이 아니라 이젠 거의 강요에 가깝다. 이런 나는 투철한 직업정신을 발휘하여 다이어트 방법을 물리학적으로 분석해 보려고 한다. 물론 이 분석은 인체의 지방 흡수 효율이나 에너지 효율 등을 철저히 무시하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한 것이므로 실제와는 좀 다를 수 있다.

1. 칼로리 소비에 관하여
칼로리는 열량의 영어로 된 단어이다. 열량은 에너지와 같은 뜻이다. 다만, 숫자가 좀 다른데, 1칼로리(1cal)은 4.1868주울(J)이라고 한다. (정확한 숫자다)
이제, 음식물의 열량으로 들어가는 kcal은 그 숫자에 기본적으로 1000이 곱해진 cal을 이야기해주고 있으므로, 1kcal=4186.8J이라는 공식을 적용하면 되겠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하루에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열량이라는 기초 대사량 1400kcal은 5861520J에 해당한다. 다들 잘 알다시피 1J의 에너지는 1N의 힘으로 1kg의 물체를 1미터 움직이는데 필요한 에너지이다. 즉, 벌써 살아있는 것만으로 600만 주울의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기 바란다.
아무튼, 남자 성인의 일일 권장 섭취량은 2400kcal이므로 위의 5861520J에 1000kcal을 더해보자. 그럼 당연히 10048320J이 된다. 좋다. 사람의 일률은 얼마일까? 하루는 86400초이므로 1초당 116.3주울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즉, 116.3W의 일률이다. 대략 이 숫자는 1/7마력에 해당한다.

2. 에너지 보존법칙
우리 몸도 당연히 에너지 보존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다시말해서, 먹은 에너지 = 사용한 에너지 + 저장된 에너지가 된다. 자, 우리가 저장된 에너지를 최대한 줄이려면 사용한 에너지를 늘려야 한다. 그럼, 먹은 것의 어느 정도가 살로 가는 걸까? 자, 질문을 바꾸자. 먹은 것을 다 사용하려면 얼마나 움직여야 할까? 이 질문에는 약간의 생물학적 지식이 필요한데, 단백질과 지방과 탄수화물의 열량이다. 인터넷을 뒤져본 결과 지방이 9kcal/g이고 탄수화물이 4kcal/g이다. 일단 이 숫자를 주울로 바꾸면 각각 37000주울과 18000주울이 된다. 계산의 편의를 위해 그냥 40000주울과 20000주울이라고 하자. 즉, 지방을 1g사용하려면 40000주울의 일을 해주면 되는 거다. 40000주울의 일은 얼마나 될까? 성인 한 사람의 몸무게를 60kg이라고 하면, 이 사람에게 작용하는 중력은 약 600N이 된다. 즉, 이 사람은 계단으로 1미터를 올라가면 600J의 일을 한다. 그럼 100미터를 올라가면 60000J이 된다. 1g을 쓰려면 100미터의 2/3에 해당하는 66미터 정도를 올라가야 한다. 아파트 한 층의 높이가 대략 2.4미터라고 하니까, 27.5층의 높이에 해당한다. 대박이다 -_-; 1g을 빼자고 27층을 올라가야 한다니...

탄수화물은 다행스럽게도 그 절반만 올라가면 된다.

왜 살이 금방 안빠지는지 알겠는가? 당신이 비만이라고 하자. 예를들어 100kg이고, 비만이면 체지방률이 15%를 넘는 사람을 이야기하므로, 대략 20%라고 해 보자. 그럼 20kg이 지방이다. 즉, 20000g의 지방이 있다. 이걸 다 빼려면? 100kg이 받는 중력은 1000N이고, 20000g의 지방은 753624000주울의 일이므로 간단히 계산하면 753624미터를 올라가면 된다. 에베레스트 산의 85배정도 되는 높이이다. -_-; 좌절하지 마라. 아파트 한 층이 2.4미터니까 314010층을 올라가면 된다.
음...아파트 한 동이 20층이라면 15700번 올라가면 되고, 1년에 20kg을 전부 빼려면 하루에 43번만 올라가면 된다. 미안하다. 괜히 말한것 같다.

3. 아파트 올라가기와 내려가기
아파트 올라가기와 내려가기, 어느게 더 일을 많이 할까? 물론 물리학적으로는 같은 일을 한다. 왜 그럴까?
에너지는 항상 보존된다. 올라가면서 일을 했으면, 내려가면서 일을 받아야 한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하지만, 20층까지 올라간 에너지를 단숨에 받는 경우를 우리는 "추락사" 또는 "실족사"라고 부르기 때문에 그런 경우를 우리는 피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천천히 걸어 내려오도록 하자. 천천히 걸어 내려오면서 위치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변하지만 이 운동에너지를 멈추어 서려면 힘을 주어서 운동 에너지를 다른 에너지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결국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 그러므로 올라가는 것과 내려오는 것은 같다.
따라서, 아까 하루에 43번 올라가는 일은 21번 올라갔다 내려오고 마지막에 걸어올라갔다가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오면 된다. 좀 쉬워졌나?

4. 달리기 - 도로에서 / 런닝머신에서
도로에서 뛰는 것과 런닝머신에서 뛰는 것 사이에는 물리학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일단 우리가 뛸 때 에너지를 주로 소모하는 부분은 "위아래로" 움직이는 부분이다. 앞으로 가기 위해서 일단 몸을 위로 띄워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쓰고, 떨어질 때 속도를 줄이게 되므로 역시 에너지를 쓰게 된다. 하지만 도로에서 뛰면 앞으로도 가잖아? 런닝머신은 제자리에서 뛰는거고. 이 부분에 대한 차이는 어떨까?
100kg인 사람이 약 시속 10km로 뛴다고 해 보자. 이 속도는 물론 런닝머신에서 체험할 수 있다. 실제 도로에서 이 속력으로 뛴다면, 운동에너지는 어떻게 될까? 간단한 계산을 하면 385주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실제 도로에서 달릴 때 한번 가속시키려면 385주울만큼 일을 더 해줘야 한다. 물론 멈출때도 이만큼의 일을 해야 하므로 한번 달리다가 멈추게 되면 770주울의 일을 하는 셈이다. 이는 지방 0.2g정도에 해당한다. 한번 쉴때나 방향을 정 반대로 바꿀 때마다 이만큼의 일을 하는 셈이므로...뭐...조금 더 빼고 싶다면 도로에서 뛰자. -_-;;

5. 결론
지금까지 물리학적으로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 방법들을 고찰해 보았다. 별 의미 없어보인다.
살을 빼고싶으면 일단 운동을 하자. 내가 이 글 쓸동안 뛰어다녔으면 살이 좀 빠졌겠지만...   
by snowall 2006. 8. 19. 2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