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산수 공부를 해 보자.

인간의 눈은 약 1억 화소 정도에 해당한다고 알려져 있다.
http://withrobot.tistory.com/tag/%ED%99%94%EC%86%8C%EC%88%98

그렇다면, 인간이 평생동안 살면서 얻는 모든 시각정보를 저장한다면 하드디스크는 얼마나 필요할까?

인간의 망막에 있는 시각세포들 대부분이 흑백 영상을 처리하고, 3백만 화소 정도가 컬러를 처리한다. 하지만 흑백이라 하더라도 인간의 시각세포의 민감도를 고려해서, 대략 1억화소 전부가 컬러라고 가정하자.
1화소당 필요한 정보의 양은 R, G, B 각각 1 바이트씩 사용한다면 3바이트가 된다. 이것은 우리가 컴퓨터 영상에서 트루컬러라고 부르는 24비트 이미지에 해당한다. 대략 1600만 컬러의 구별을 가능하게 한다.
1억화소이므로, 전체 화소를 처리하는데는 3억바이트가 필요하다. 이것은 1프레임에 해당한다. 눈은 2개이므로 두배로 하자. 1프레임당 6억화소다. 내가 링크한 블로그를 참고하면, 초당 최소한 20프레임 이상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눈은 30프레임 이상의 영상은 잔상 효과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적당히 초당 30프레임을 처리한다고 하자. 그럼 1초당 저장해야 하는 동영상의 용량은 180억 바이트가 된다. (그래봐야 17기가바이트 정도.)
숫자 단위가 커지므로 17기가바이트를 기준으로 해서 계산을 이어가자. 1년은 31536000초이다. 따라서 1년간 536112000기가 바이트가 필요하다. (숫자가 정확해진건 계산기에서 붙여넣었기 때문이다)
이 용량은 다시 523547테라바이트에 해당한다. 1테라바이트짜리 하드디스크가 최근 13만원정도 하니까, 요즘 시세로 1년치 영상을 저장하려면 약 680억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
인간의 수명을 80년이라고 가정하면 41883750테라바이트가 필요하다. 여기에 필요한 예산은 5조 4천억원.

물론 저장장치 용량은 늘어나고 가격은 싸지니까 이보다는 적게 들어갈 수 있다. 대략 5조원 정도라고 하자.

이것이 만약 10년전, 즉 99년이었다면 예산은 100배정도 올라간다. 그땐 100GB이하의 하드디스크가 대세였으니까.
그렇다면, 10년쯤 후에는 100TB하드디스크가 대중화 된다면?
일단 10년치를 저장하는데 6800억원이 필요하고, 다시 그 다음 10년치 저장하는데는 70억원, 그리고 그 다음 10년치는 7000만원...
이런 식의 등비급수라면 80년치 전부를 저장하는데 7000억원이면 충분하다. 지금 모든 하드디스크를 사둘 필요 없이 가득 찰 때마다 새로 사면 된다.

잠깐 딴 생각으로, 1테라바이트를 채우는데는 얼마나 걸릴까? 1초에 17기가바이트니까, 1024/17=60초. 즉, 1분에 1개씩 사야 한다. 이 하드디스크를 보관하는 것도 문제다. 물론 기술이 계속 개발되면 같은 크기에 100배 이상 늘어난 용량을 저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전에 물리적 한계에 도달해서 크기를 줄이지 못할수도 있지만...)

참고로, 초당 17기가바이트를 전송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나오는 가장 빠른 하드디스크가 SATA2방식일텐데, 대략 초당 100MB를 전송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1700MB를 1초에 전송해야 하니까, 이론적으로는 SATA2방식의 하드디스크 17개를 RAID 0으로 묶으면 된다.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는 모르겠다.)

음...

추가.
자꾸 계산하다보니까, 1조~5조원에 달하는 예산이 다른 감각에 비해서 수천배나 비싸서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단 화소 수를 줄이자. 1억화소를 1천만화소 정도로 줄이면, 예산은 천억원~5천억원대가 된다. 여기에 초당 30프레임을 초당 20프레임으로 줄이자. 그럼 예산은 7백억원~3천억원대가 된다. 여기에 압축을 써 보자.
http://mediaexperiences.tistory.com/entry/%EB%86%92%EC%9D%80-%EB%8D%B0%EC%9D%B4%ED%84%B0-%EC%95%95%EC%B6%95%EB%A5%A0%EB%A1%9C-MPEG-%EB%8C%80%EC%B2%B4%ED%95%98%EB%8A%94-H264
여기를 참고하면, MPEG-2가 2시간 저장하는데 20GB가 필요하고, h.264코덱은 이보다 2배의 압축률이 나온다고 한다. 즉, 1시간 저장하는데 5GB면 된다는 뜻이다. 즉, 이것은 초당 1.4MB를 뜻한다. 1초당 17기가바이트에 비해 1만분의 1로 줄어든 크기이다. 3천억원의 1만분의 1은 3천만원이다. 갑자기 너무 많이 싸졌다. 화소 수를 다시 1억화소로 올리자. 그럼 3억원이 된다. 동영상 압축을 하면 80년치 저장하는데 3억원이면 대충 된다. (풀프레임으로 해도 5억원...아무리 많아도 10억은 안 넘는다.)

by snowall 2009. 6. 14. 1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