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째인가 12번째인가...

너무 오래간만에 만나서 반가웠던 것일까. 그분은 나의 신상을 하나도 맞추지 못했다.

일산 백석역 부근에서 친구 기다리느라 어슬렁 거리는데

"학생이세요?"
"아뇨"
"퇴근하세요?"
"아뇨"
"이 근처에서 일하세요?"
"아뇨"
"...아무튼 직장인이시죠?"
"네, 뭐"
"얼굴이 좋아보이시는데, 그런 말 자주 듣지 않으세요?"
"아, 그런가요?"
"음...어려 보이셔서 학생인줄 알았어요"
"아, 그러시군요. 제가 몇살같아 보이세요?"
"음...어려보이는데, 스물 아홉?"
"땡"

그리고 마침 친구가 와서 난 그분을 버리고 친구랑 놀러 갔다.

어려 보인다는 말을 하지 말든가, 아님 정말 확 낮춰서 불러 보든가.
옷가게 아줌마에 이어, 3년만에 내 나이를 어리게 보고서 높게 부른 사람을 만났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내 얼굴은 스물 아홉살로 보이는건가. 3년뒤에 실제로 스물 아홉살이 되었을 때 나는 몇살같아 보일까요.
by snowall 2009. 8. 6. 0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