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봤던 데레-츤 경비아저씨에 이어...
http://snowall.tistory.com/550

최근 나랑 같이 일하는 모 박사님이 츤데레 캐릭터라는 것을 차츰 느끼고 있다.

얼마 전, 박사님이랑 얘기를 하다가 그분이 어떤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그 책이 참 괜찮다고 하시면서 나보고도 읽어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책을 반납해야하는데 혹시 도서관 갈일 없냐고 물어보신다.
"이 책이 내용이 좋더라구. snowall씨도 한번 읽어보면 좋을거야" (물론 내 이름은 snowall로 처리했다. 그분은 물론 내 본명을 불렀지만...)
"네. 한번 볼게요"
"책을 반납해야 하는데, 혹시 도서관 갈일 없어?"
"마침 저도 반납할 책이 있습니다. 가는길에 같이 반납할게요"
"반납하고서, 빌려보고 싶으면 바로 빌려봐. 그자리에서 바로 대출할 수 있을거야"

솔직히 그다지 관심 없는 책이었다. 방사선과 관련된 개론서 비슷한 책이었는데, 학부때 핵물리학 수업도 들었고 대학원때 핵 및 입자물리학 수업도 들었고 해서 웬만한 쉬운 이론은 그다지 관심이 없다. 물론 상세한 도표나 방사선 위험에 대한 대비법이 적혀있긴 하지만, 이 실험실은 이미 잘 대비가 되어 있는데다가 필요하면 그때그때 인터넷 검색해도 나오는 지식 수준이라 굳이 책을 읽어보거나 책을 갖고 있어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지만...

"네. 저도 한번 읽어볼게요"
"읽어보고, 혹시 책을 살 생각이 있으면 내것도 같이 주문해줘"
"그러시면 연구비에서 결제하셔도 될텐데요"
"연구비에서 결제하면 나중에 나갈때 반납하고 나가야 해서 그러지. 나때문에 일부러 주문할 필요는 없지만, 혹시 주문할 생각이 있으면 같이 해줘"
"네. 읽어보고 말씀드릴게요"

아아아아아...
주문 해달라는 소리를 저렇게 길게 말하면 멍청한 나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고 싶다.

어쨌거나 그 책을 대강 읽어보았지만, 그냥 주문할 생각이 없을 예정이다. 차라리 주문해달라고 직접 말해주셔도 되는데 말입니다.

근데 왜 내 주변의 츤데레 캐릭터는 다 남자...-_-;;

(이 글의 카테고리를 썰에 넣을지 전략에 넣을지 물리에 넣을지 1분정도 고민하다가 전략에 넣기로 했다. 생존 비결이니까...)
by snowall 2009. 9. 13. 0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