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대상을 관찰하는 방법은 멀리서 보는 것과 가까이서 보는 것, 그리고 그 중간의 어딘가에서 보는 방법이 있다.

수학적인 대상을 관찰할 때에도 마찬가지 방법이 적용되는데, 그중에서 아주 가까이 다가가서 보는 것이 미적분학이 된다. 그리고 그 논리의 핵심에는 "수렴성"이라는 아주 중요한 특성이 생긴다.

수열은 아주 기본적인 건데, 수열이 가진 특성은 "움직인다"는 것이다. 몇번째 항 까지 추적해 나가다 보면 수열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수렴하는 수열을 추적하다보면 대충 몇번째 항 이후부터는 추적할 필요가 없다. 왜냐고? 어디에 있는지 뻔히 다 알기 때문이다. 수렴성이 중요한 이유는 무한히 많은 수열의 항들을 전부 조사할 필요 없이, "적어도 여기 근처에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이걸 어떻게 써먹을까? 수열을 한단계 확장한 것이 함수이다. 수열은 자연수n을 하나 말하면 n번째 항에 대한 숫자가 하나 있는 것이었다. 함수는 실수x를 하나 말하면 그것에 해당하는 숫자가 하나 있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자연수는 띄엄띄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적당히 구간을 작게 잡으면 그 안에 자연수가 단 1개만 있도록 할 수 있지만 실수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아무리 작은 구간을 잡더라도 실수는 무한히 많이 들어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수학자들이 생각해낸 방법은 "에라, 모르겠다!" 라는 거다. 우리가 실수에 대해서는 띄엄띄엄 떨어져 있다는 걸 생각할 수 없지만, 그렇다면 그중에 아무거나 적당히 고르자는 거다. 무한히 많은 실수 중에서 적당히 띄엄띄엄 떨어져 있도록 골라서 수열에서 했던 것처럼 얘기를 하면 되잖아? 사실 우리가 아는게 그거밖에 없으니까 그정도라도 할 수 있다면 다행일 것이다.

그런데, 그게 정말 맞는지 어떻게 알까?

가령, 어떤 함수를 분석하는데, 내가 잡은 수열이랑 너가 잡은 수열이 다를 수도 있을 거고, 여러번 수열을 다르게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그때마다 결과가 다를텐데, 뭐가 맞는거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수학자들은 다시 "아무거나 골라도 상관 없다"는 정리를 증명하게 된다.

예를들어, 이런 것이다.

f(x)를 실수에 대해 잘 정의된 함수라고 하자. 즉, 실수 x를 아무거나 고르더라도 그에 해당하는 숫자 f(x)를 말해줄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실수 x를 아무거나 고를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수열 {X}를 만들 수 있다. 이제 질문은 다음과 같다. {X}가 a로 수렴한다고 하면, f(x)는 f(a)로 수렴할까?

좀 더 쉽게 말을 바꾸면 {X}는 x를 무한히 많이 골라내서 적당히 만든 수열이다. 그런데 이 수열은 n번째 항 이후로는 x의 근처에 전부 다 몰려 있다. {X}에 있는 항을 하나씩 대입하면 f(x)에 해당하는 숫자들도 수열이 될 것이다. 과연 n번째 항 이후로는 f(x)들이 모두 f(a)의 근처에 전부 몰려 있을까?

답은 "글쎄요"

함수는 무진장 많이 있고, 위에서 말한 성질이 성립하는 것도 있고 성립하지 않는 것도 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

이런 경우 수학자들이 흔히 쓰는 방법은 "정의"이다.

x가 a로 접근할 때 f(x)가 f(a)로 접근하는, 그런 종류의 함수를 "연속함수"라고 정의한다.

이것이 바로 연속성의 정의가 된다.

물론, 그림으로 그렸을 때 매끈하게 이어져 있는 함수들은 모두 연속함수이다. 연속함수의 종류는 무한히 많이 있다. 다만, 연속이 아닌 함수들(불연속 함수)이 훨씬 더 많이 있을 뿐이다. 당연히 연속함수가 얘기하기가 더 쉽기 때문에 우린 항상 연속함수만 갖고 얘기를 진행할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 만나는 함수중에서는 1/x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연속함수일 것이다.

by snowall 2006. 8. 23.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