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에 있을 때 답답한 사람을 한명 만났었다.

보통 공지사항이 있으면 소대장 훈련병인 나를 통해서 전달이 되는데, 분대장들이 직접 전달했지만 전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채 내가 다시 전달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되는데, 같은 얘기를 두번 세번씩 듣게 된다고 짜증내는 사람이 꼭 있더라. 그럼 나한테 당신이 내가 말하려고 하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걸 내가 말하기 전에 알려주시든지. 내가 당신이 그걸 안다는 걸 모르는데, 내가 임의로 공지사항을 전달하지 않을 수 있나? 그리고 당신이 안다고 해서 같은 방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다 알고 있다는걸 확신할 수 있나? 공지사항 듣다가 첫 문장만 듣고 "아, 그거 들었어요"라고 말하는데, 내가 말하려는게 당신이 들은 그 공지사항인지 아니면 내용이 바뀐 새로운 공지인지 내가 말하기 전에 어떻게 알고 짜증부터 내는지?

그쪽이 왜 짜증내고 있는지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싸우진 않았지만, 싸울뻔 했다.



by snowall 2010. 6. 21. 0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