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음악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즐겨 듣는 음악들이 몇가지 있는데, 이 노래들은 하루 종일 들어도 지겹지가 않고 8년째 돌려듣는데도 질리지가 않는다. 다시 들어도 여전히 좋은 노래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노래들에 대해서 내가 어떤 노래들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패턴을 가만히 생각해 보았더니, 이런 노래들은 내 성격과 사상을 반영하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가지로 힘든 내 마음을 위로해주고 쓰다듬어주는 것이 내게는 음악이었다. 이런 음악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몇자 적어본다.

1. Revolution : 혁명
쇼팽의 피아노 연습곡이다. 연습곡인 주제에 공연용으로도 쓸 수 있는 엽기적인 곡이다. 이 곡은 Beat Mania IIDX의 kakumei라는 편곡된 버전으로 먼저 접했었다. 그리고 피아노 곡을 들었을 때, 이 노래는 나에게 약간의 용기를 넣어준다. 달려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직접 쳐보고 싶어서 악보를 샀는데, 보고 좌절했다. 이건 한 5년간 꾸준히 연습해야 칠 수 있는 극강의 난이도 곡이다. 쳇, 좌절해주겠어.

2. Just be conscious
하야시바라 메구미 9집 iravati에 있는 곡이다. iravati는 산스크리트어로 "원기 회복"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하야시바라 메구미 9집에 실려있는 곡은 단 한곡도 빼놓지 않고 모두 좋아하지만, 특히 이 곡은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가사에 흐르는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힘내!"라고 얘기해 주는데, 그걸 들었을 때 실제로 힘이 나게 되는 가사이다. 절망에 빠져 있을 때, 평범한 위로나 단순한 응원만으로는 힘이 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곡의 가사는 그렇지 않다. 나를 절망 속에서 끌어올려준, 그런 곡이다. "내세따위 기대할 수 없으니까, 지금을 잘 살아가겠어"라는 부분에서 울어버렸다.

3. Don't be discouraged
역시 하야시바라 메구미의 곡이다. 슬레이어즈 TRY의 엔딩 테마곡이기도 하다. "겁내지마, 인생이란 말야, 난 겁나지 않아, 기껏해야 100년이야. 그냥 보내기엔 너무 아까워"라는 부분이 최고. 그렇다. 인생은 아무리 길게 잘 살아봐야 100년이고, 200년뒤의 나는 확실하게 무덤 속에 들어가 있다.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 인생 한방. 열심히 살아야 한다.

4. raging waves
다시 하야시바라 메구미의 곡이다. 이 곡 역시 가사 전체가 내 마음을 울게 했다. 가사를 음미하다보면 눈물이 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사는게 아니잖아, 내가 기뻐지는 방식으로, 그렇게 살아가야지. 갑자기 강해지는것도 아니고, 갑자기 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아냐. 반복되는 나날 속에서 자신을 만들어 나가는 거야"라는 가사가 너무 좋다. 그리고 하야시바라 메구미는 이 곡을 힘차게, 여성의 목소리이지만 힘이 들어가 있는 소리로 응원을 해 준다.

5. rise
공각기동대 TV판 Stand Alone Complex 2nd GIG의 오프닝곡이다. 시작부분의 "I'm a soldier 말하자면, 나는 피고인이자 재판관"이라는 부분이 가장 좋다. 우리는 전사이다. 매일매일 싸우고, 생존을 위해 격렬하게 경쟁하는 전사이다. 다른 사람을 죽이거나, 다른 사람에 의해 죽는다. 따라서 사형 선고를 받은 피고인이자, 사형선고를 내리는 재판관이다.

6. Chokan paradise
Hysteric Blue의 신나는 노래다. 제목의 해석은 "직감 파라다이스"이다. "세상은 장난꾸러기 신의 인생 게임, 쉽게 골인하면 재미 없잖아요?"가 가슴에 와닿는다. 그리고 "조금만 파렴치해지면 세상은 파라다이스"라는 부분도. 나의 소심한 부분에 용기를 주었다.

7. Ashita
일본 가수인 아이코가 부른 "내일"이라는 노래다. "온세상이 당신을 적으로 만들더라도, 난 당신 품속에서 잠들고 싶어요"라는 가사에서, 뭐랄까, 사랑의 진실을 느꼈다고나 할까. 뭐, 아무튼 이 곡도 내 감수성에 영향을 많이 준 곡이다.

8. motto
Judy and Mary의 곡이다. 이 블로그에도 가사가 있지만, 가사 전체가 참 힘차게 써 있다. 좀 더 힘차게 살고 싶다고, 힘들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 거라고 얘기한다. 피해 망상에 휩쓸려버릴 것 같지만, 내일은 좀 더 멋지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확실하게 좌절할것 같은 삶을 일으켜 세워주는 노래다.

9. Shiritori
리듬게임인 키보드매니아에 사용된 곡. 제목이 끝말잇기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인생을 사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 주는 곡이다. 간주 부분에 있는 "우하하, 으아아아아~"하는 부분이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by snowall 2007.01.21 03:11
  • bluejay 2007.01.21 16:12 ADDR EDIT/DEL REPLY

    어, 스놀형! 정말 오랜만이다!
    오랜만에 이재율에 관한 블로그 포스트들을 읽다가 우연히 "snowall"이라는 아이디의 코멘트를 보고 눌러봤더니 askhow의 snowall이 맞았네!
    더욱 놀라운건 tistory 블로그를 쓰다는것. 나는 티스토리 오픈베타 하기 전에 초대장 받는다고 2달 고생한 기억이 나네; 결국 받아서 쓰긴 썼는데..
    음 참고로, 애스크하우에서 내 닉네임은 "눈사람"이었다는 ~_~

    • snowall 2007.01.21 22:13 신고 EDIT/DEL

      블로그 주소나 남기고 가시지요 -_-;
      반갑구먼...ㅋㅋ

    • ある夏 2007.01.22 16:04 신고 EDIT/DEL

      으음, 난 스놀형같은 부지런한 블로거가 아닌데다가 약간 매니악한(=오타쿠스러운) 포스트들이 있어서 주소를 안써놨는데...궁금하면 이 코멘트의 "complexifier"를 눌러서 들어와서 보시길!

    • snowall 2007.01.22 16:54 신고 EDIT/DEL

      내가 매니악의 뜻을 모를것이라 생각하느냐 -_-;

    • complexifier 2007.01.22 22:57 EDIT/DEL

      아, 매니악을 저런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