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보고서 때문에 두건의 삽질을 기록했다.

1.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행정실에 있는 선생님이 나를 부른다. "이 보고서를 특수연구동에 있는 각 박사님들에게 전달해 주세요"라는 임무를 맡긴다. 사람들은 모두 21명이고, 보고서는 500페이지 짜리 3부작이다.
반지의 제왕도 아닌 것이, 매트릭스도 아닌 것이, 보고서 주제에 3부작이라니 -_-;
표지는 같지만 다 다른 내용이다.

2.
저녁때 실험이 8시쯤 끝났다. 퇴근하려고 집에 가는 길에 전화가 왔다. "다시 출근해 주세요 제발"
헐.
난데없는 야근에 주어진 임무는 사진 모델. 실험실 챔버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아무도 없으면 썰렁하니까, 셀카는 못 찍겠고 나보고 모델을 해달라고 한다. 이 사진은 연구소 평가위원회에 제출할 연구 성과 보고서 표지로 사용된다고 한다.
헐.
그런걸 나한테 맡겨도 되는건가. 뭐 표지모델이 못생겼다고 평가 점수가 깎이진 않겠지. -_-; 설마 평가위원들이 표지만 보고 심사하겠어? 내용도 좀 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지만, 아침에 나눠준 연구성과 보고서 3부작 대하드라마는 내가 공부하는걸 아무리 좋아해도 읽기 싫다.

내년쯤엔 연구소 망할지도...(설마)

추가 - snowall 실험실 안에서 셀카놀이 ㅋ
뒤에 보이는건 조금 작은 챔버의 일부다. 보안상 많이 잘라냈음을 이해 바란다 -_-;

참고로 저 고글은 http://snowall.tistory.com/1286 에서 소개된 나름 비싼 고글이다. 개당 30만원정도.
실험실에서는 굴러다니지만... (진짜로 바닥에 굴러다닌다 -_-;)

by snowall 2010. 7. 3.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