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랑 수다떤다는 관점에서 볼 때 트위터만큼 흥미로운 시스템도 없을 것이다. 내가 말한 것들이 내가 말한것들을 듣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에게 방송되고, 내가 듣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들의 말이 나에게 방송된다.(팔로워-팔로잉)

트위터의 시스템은 기본적으는 트윗-리플로 대화가 이루어지고, 여기에 리트윗이 있다.

사용자 A와 B가 있고, 그들의 대화가 A1, A2, ... , B1, B2, ... 이런식으로 이루어 진다고 하자.

A - A1
B - @A B1
A - @B A2
B - @A B2
...

대체로 이런식으로 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런데, 내가 A의 트위터를 보러 갈 때 발견하는 것은

A - A1
A - @B A2
...


중간에 B가 무슨말을 했길래 A가 A2를 얘기했는지는 바로 알 수가 없다. 그래서 B의 트위터를 보러 가면

B - @A B1
B - @A B2
...


A와 B의 트위터를 짜맞춰서 시간순서대로 머릿속에서 정렬시켜야 "아~ 그래서 얘들이 이러고 있구나"가 이해된다. 여기에 A와 B만 보이는게 아니라 다른 사용자들 C, D, E, ...들까지 다 보이면 이 사람이 무슨 맥락에서 이 말을 했는지 아는건 매우 힘들어 진다. 물론 내가 한 얘기는 로그인 하자 마자 보이는 첫 화면에서 대화처럼 볼 수 있긴 하다. 하지만 A, B, C, ... 등의 다른 사용자들과 한 얘기가 전부 다 시간순서대로 뒤섞여 보이기 때문에, 이번엔 반대로 글들을 건너 뛰어 가면서 찾아서 읽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가령, 누군가 트윗에 "ㅋㅋㅋㅋㅋㅋㅋ"라고 올렸다 치자. 이 사람이 왜 웃었는지 나도 알아야 같이 웃길거 아닌가. 근데 그걸 왜 웃었나 추적하려면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트위터처럼 가볍게 즐기는 서비스에서 그런 노력은 매우 귀찮은 일이다.

내가 트위터를 왜 사용하지 않는가 탐구해 봤더니 위와 같은 결론이 나왔다. 블로그라면 내가 어떤 글을 썼을 때, 그 글에 대한 리플이 해당 글에 집중되기 때문에 한 페이지 내에서 대화 주제가 분산될 이유가 없다. 하나의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걸 즐기는 나는 트위터가 정말 재미없는 시스템으로 느껴진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현재 뭘 하고 있는지 아는데에는 꽤 편리하다. 그리고 퍼가기 기능(리트윗)이 기본제공되니까 어떤 사람의 소식을 확대 재생산하기도 좋다. 하지만 A와 B가 한 대화만 골라서 보여주는 기능이 없다면 정말 사용하기 어려운 시스템인것 같다. 트위터 API를 활용한 다른 서비스는 어떤지 몰라도, twitter.com에서 제공하는건 정말 기본적인 것만 있다.

by snowall 2010. 8. 21. 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