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한 여인


전쟁이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얼마나 보잘것 없는지 느낄 수 있는 책이 있다. "베를린의 한 여인"이 그런 책이다. 2차 세계대전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큰 비극 중의 하나로 꼽힌다. 독일은 그 전쟁에서 패배했다. 이 책의 작가는 익명의 어떤 여인인데, 전쟁 중 베를린에 남아있던 독일 국민의 한 사람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전쟁이 일어나면 어떤 비극이 일어나는지 알게 된다. "포기"라든가 "체념"이라든가 "절망"이라는 개념이 사치스럽게 느껴질 정도의, 그런 비극이다.
전쟁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결국 전쟁 전에는 민간이이었던, 평범한 사람들이다. 가령, 옆집사는 평범한 대머리 아저씨가 전쟁이 일어나면 적군 수백명을 사살하고 장렬하게 전사하는 영웅이 될 수도 있다. 전쟁은 전쟁에 참여하는 사람중에 단 한명도 그 사건이 일어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극이다.
이 책에는 전쟁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남았는지 기록한 책이다. 개인적인 일들을 기록한 개인사이지만, 전쟁 속에서는 누구나 똑같은 개인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역사책이다.

인간의 잔인함을 여실히 드러낸다는 점에서 전쟁은 너무나 인간적인 사건이다. 아직도 세계에는 전쟁중인 나라가 있으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도 이 책에 나온 이야기와 같은, 비슷한 일들을 겪으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전쟁을 계속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부터 일단 최전방에 나가봐라. 계속 하고 싶겠나?

책 뒤에 있는 서평 중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마친다.

글을 깨우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지금 당장 읽어야만 한다!
 - 타게스 차이퉁


by snowall 2007. 3. 2. 1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