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몸이 2개라면 어떤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http://snowall.tistory.com/858
위의 논의를 먼저 읽어보고 이 글을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영생이란 영원한 생명을 뜻한다. 죽지 않고 오래오래 사는 것이다. 장수는 오래오래 살다가 죽는 것이므로 영생과는 개념이 다르다. 불로는 늙지 않는 것이지만 죽지 않음을 뜻하지 않는다. 역시 영생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실질적으로 영생이 구현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생각해 보자. 과.학.적.으로.

옛말에도 있듯이,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지금도 사람들은 자신이 이 세상에 살았다는 흔적을 남기고 가기 위해,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각주:1] 어떤 사람들은 예술 작품을 남기고, 어떤 사람은 수학 공식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심지어 아인슈타인이나 라이프니츠같은 사람들은(다른 걸로도 이름을 많이 남기긴 했지만) 표기법(notation)에 자기 이름이 붙어있다.[각주:2] 피타고라스나 유클리드 같은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시키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사람의 이름이 영생이 된 경우이다. 그것으로 괜찮은가?

당신은, 당신의 이름이 지구가 끝날 때 까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 만으로 영생하는 것이라고 만족할 것인가?

여러 종교에서 주장하고 있는 "영생"의 개념은, 영혼이 존재하여 죽은 후에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개념에서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은 "행복하다"는 부분이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행복과 불행 사이의 대립이 존재해야 한다. 행복과 불행의 대립이 존재하려면 행복과 불행을 판단하는 기준이 있어야 하고 또한 그것을 판단할 수 있는 사고능력이 필요하다. 종교에서는 영혼이 바로 그 사고능력을 대신한다고 주장한다.

더글라스 호프스태터의 "괴델, 에셔, 바흐"에는 개미핥기와 개미집단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이야기에서, 개미핥기는 개미들 중 이상행동을 하는 개미를 잡아먹음으로서 개미집단이 건강한 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고 주장한다. 즉, 개미는 죽지만 개미집단은 죽지 않는다.

인간의 유전자는 수백만년전부터 지금까지 거의 변하지않았고, 자신의 존재를 남긴다는 점에서 가장 성공한 경우중의 하나이다. 인간은 죽어도 유전자는 죽지 않는다. 그건 멸종의 정의 그 자체니까. 유전자는 개체의 몸에 60조개가 존재하는 세포 하나하나마다 들어가 있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유전자는 모두 동일하다. 유전자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복제에 있다. 스스로를 복제하는 방법을 진화시켜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무사히 살아남았다. 여기서 복제는 유전 정보의 복제이다. 자신의 사본을 남기면서 사본과 원본이 동일하기 때문에 둘 중 하나가 없더라도 나머지가 새로운 원본으로 계속해서 자신을 복제한다.

그렇다면, 개체는 어떻게 하면 영생을 얻을 수 있을까?

(다음 글에...)

  1. 나는 그 시도는 대부분 실패로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현재 지구에 생존하고 있는 인간의 수와, 지구에 생존하고 있는 인간 중 단 1명에게라도 기억되고 있는 이미 죽은 인간 중 어느쪽이 더 많을까? [본문으로]
  2. 예. http://www.alberteinstein.info/gallery/pdf/CP6Doc30_English_pp146-200.pdf 의 158쪽. [본문으로]
by snowall 2011. 5. 7. 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