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로트 에코, "전날의 섬"
데이바 소벨/윌리엄 엔드룻 "한 외로운 천재의 이야기 경도"

일단, 전날의 섬에 대한 짤막한 감상을 이야기해보자면, 이 이야기는 17세기를 무대로 삼고 있는 SF소설이다. 내 생각에, 이 소설은 Scientific Fiction이라고 불리울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무대는 17세기 유럽이다. 게다가 움베르토 에코가 자료 조사를 해서 적은 실화에 가까운 소설이다.
읽다보면, 어째서 이것이 SF가 되는지 알 수 있다. 첨예한 신학 논쟁, 과학 논쟁, 그리고 치밀하게 전개되는 주인공의 심리 변화, 죽음에 관한 고찰, 1인칭, 2인칭, 3인칭을 아우르는 관점, 이 모든것이 아주 짜릿한 지적 감상을 하게 해주면서 동시에 역사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느껴진다.
딱 하나 단점은, 문맥이 좀 지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읽단 익숙해지고나면 다음 페이지, 다음 장의 내용이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게 되는 책이다.

그럼 "경도"는 왜 같이 껴 있느냐? "전날의 섬"에 나오는 과학적 배경 지식이 바로 경도 측정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경도"를 측정하는 것은 17세기에 대항해시대가 펼쳐질 때, 뱃사람들에겐 목숨이 오가는 작업이었다. 그에 비해 측정하는 기술은 엄청나게 부실했는데, 거의 수백 킬로미터를 틀리게 측정했으니 할말이 없을 따름이다. 가장 중요한 건 시계를 만드는 기술인데, 바다에서 나타나는 강한 파도에 의한 진동과 해풍에 의한 부식을 견딜만한 정밀한 시계를 만들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역사책이기도 한 "경도"는 그러한 정밀한 시계를 만든 장인을 부각한다. 사실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은 알아도, 수많은 뱃사람들의 목숨을 구한 장인이 누군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도 잘 모른다.
아무튼, 두권 모두 읽어보기를 적극 권장한다.
by snowall 2007. 4. 14. 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