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이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을 반으로 줄이기 위해서 예산을 지원한다는 것에 논란이 일고 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4564462

1.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도 많은데 서울의 세금으로 다른 지역의 학생을 지원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이 논란에 대해서, 지방에서 올라왔으나 서울로 주민등록을 옮긴 학생이 포함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어떻든, 지방에서 올라왔어도 서울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 이상, 서울의 경제활동에 이런저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밥을 먹어도 서울 밥이고 옷을 사도 서울 옷이다. 즉, 서울시가 주민등록에 상관 없이 시립대학생을 지원하는 것은 간접적으로 시립대 근처의 상권을 지원하는 효과도 있다. 일방적으로 형평성을 따질 수 없다. 더군다나, 등록금이 인하된다면 거기서 남게 되는 돈을 전부 저축하지는 않을 것이고, 조금 더 풍족하게 사는 대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다. 여기서, 대학생의 풍족함이란 곧 많은 지름을 뜻하고, 이것은 경제를 굴러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182억원을 지원해서 등록금을 줄인다는 것은, 182억원을 대학생들에게 준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그중 100억원 정도는 대학생들이 밥이라도 한번 더 먹고, 옷도 예쁜거 한벌 더 사지 않을까? 그럼 근처 상권의 경제규모가 100억원이 늘어날 수 있다. 이것 또한 서민 지원에 해당한다.

2. 다른 지역 공립대학의 상대적 박탈감.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기 위해 부자도 싸구려를 입어야 한다는 논리와 같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주장이다. 헐.
바로 그 "중앙과 지방의 격차 해소"를 위해서 지방 출신 시립대학생에게도 지원할 수 있는거 아닌가.

덧붙이자면, 단 1개 대학이라도 등록금이 매우 싼 것은 다른 대학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 일단, 등록금이 싸기 때문에 돈이 없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지원할 것이고, 이것은 장기적으로는 취업률과 학교의 명성에 관계된다. 즉, 우수한 학생이 왔기 때문에 대학이 명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우수한 학생이 들어가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게 대학의 공이 아니라 해도, 만약 그 우수한 학생이 다른 대학에 갔으나 등록금이 없어 제적당한다고 해도 그 대학은 명문일까?) 이미 배부른 명문대학은 신경쓰지 않겠지만, 그 외에 어중간한 대학들은 우수한 학생을 확보하기 위해 등록금을 낮춰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전반적인 등록금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또한, 서울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수의 대학이 몰려 있기도 하므로, 서울 지역에 있는 대학들의 등록금 하락은 곧 전국으로 퍼질 수 있다.

3. 기여입학제
사립대에서도 기여입학제를 통해서 등록금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통장에 쌓여있는 천문학적인 적립금의 자릿수를 보고서도 그 말이 나올까? (나오는게 문제이긴 하다.)
적립금은 미래의 시설 투자라든가, 국가지원 축소때 유용하게 쓰인다고 하는데, 사실 그 적립금을 등록금에서 조성하고 있다면, 혜택을 받아야 하는 학생은 등록금을 낸 학생이든지, 적어도 그 등록금을 낸 학생의 가까운 후배 정도가 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서울시의 반값등록금 정책을 지지하는 편이다.

근데 난 광주광역시민... 게다가 직장인...
by snowall 2011. 11. 5.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