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사람들이 항상 원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이 세상의 모든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행복은 그 속성이 악에 가까울 수도 있다. 이것은 노자의 도와 통해 있는 얘기인데, 만약 행복이라는 것을 애초에 원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불행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모든 슬픈 이야기들은 실현되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행복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행복해지는 법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 준다. 당장 인터넷을 보면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엄청나게 많은 웹 페이지가 검색되어 나온다. 구글에서는 현재 36,500,000개의 웹 페이지가 행복이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이걸 보면 행복한가?
행복해지는 방법의 아주 많은 이야기는 대부분 "만족"을 포함한다. 즉,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욕심을 부리면 그것이 바로 행복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현재의 자신의 상황에 만족하고, 적응하면 그것이 곧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옳은 말이다. 현재에 만족한다면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좋은가? 물론 욕심부리지 않고 현재에 만족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도 아니고, 못할만한 어려운 일도 아니다. 어쩌면 쉽고 어쩌면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에 만족했다고 해 보자. 그것은 진정한 행복일까?
예를 들어보자. 나는 입자 물리학자가 되고 싶은데, 입자물리학자가 되면 참으로 배고프게 살 것 같다. 이래저래 힘들고, 돈도 많이 못 벌 것 같고, 미래는 암담하다. 하지만 지금의 내 능력을 갖고 회사에 들어가거나 사업을 하거나 한다면 어쩌면 좀 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을 거고, 그 돈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느쪽이 진짜 행복일까? 사람에 따라서 기준은 다르겠지만, 난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행복을 찾아서 헤메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여기에 머무는 것은 당장 몸이 편하고 마음이 편할 수는 있다. 그걸 행복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그것이 행복이 아니라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다음에,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상태에서 자신의 살아온 길을 돌아본다면 그 과거는 행복할 수 있을까? 사람은 과거의 추억을 뜯어먹고 사는 동물인데 말이다.
사람은 과거를 기억할 수 있고,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생존율을 높이고 더 많은 개체가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와 더불어, 기억이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냥 지금 편하면 좋을 것을, 과거를 회상해 보면 아쉬운 기억들이 한참 많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때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때 한번 해봤으면 좋았을 것을. 하지만 역사에는 만약이 없다. 당신의 과거에도 만약은 없다. 현재 당신이 이렇게 편안하게 앉아 있을 수 있는 이유는 과거에 여러가지 선택 가능성 중에서 당신이 했던 바로 그 선택을 했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선택을 했을 경우 어떻게 될지는, 당신의 미래 만큼이나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냥 지금 행복하고 지금 괜찮으니까 나오는 배부른 소리라는 얘기다.
따라서, 그런 후회를 하기 싫으면 애초에 선택을 잘 해야 한다. 현재에 만족하는 것을 선택하지 말고,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해야 한다. 당신이 원하는 행복은 결코 오지 않는다. 행복한 그 순간, 당신은 그곳에 멈추게 될 것이다. 그것은 당신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고, 당신의 생각을 느리게 할 것이며, 당신을 중독시킬 수 있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있는 순간, 그 순간만큼은 영원히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바로 행복을 원하는 마음이다. 그 이상의 무언가를 원하지 않을 때, 거기에 멈추는 것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분명 충분히 행복한 상황일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더 높은 행복을 찾아서 떠난다. 이것은 문제가 있다. 그래서 선지자들은 행복하기 위해서 현재에 만족하라고 얘기했나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무분별하게 적용되는 것에 반대한다.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해 버리면, 나는 나의 꿈을 이룰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나는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고, 한순간 한순간을 나의 꿈을 향해서 나아간다. 이것을 자각하는 것 자체가 내가 바라보는 현재의 행복이다.

나는 행복을 바라지 않는다. 그렇기에 행복할 수 있다.

by snowall 2007. 6. 11. 2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