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에도 보장되어 있다는 종교의 자유. 그건 뭘까.

종교도 자유도 어느 하나 가볍게 다룰만한 주제는 아니지만, 그냥 가볍게 생각해 보자.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게 종교의 자유가 있을까?

이 질문은, 오늘 또 만난,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내게 계속 교회 다닐 것을 얘기하는 아저씨를 만났기 때문에 떠올랐다. 교회 나오면 내가 모르는 많은 것이 있고,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며, 참된 평화와 안식을 얻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물론, 물리학에도 똑같은 것이 있다는 점. 물리학에는 내가 모르는 많은 것이 있고,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며, 참된 평화와 안식을 얻는다.
근데, 종교는 그 종교 자체로부터 자유로운가? 즉, 어느날 갑자기 신앙이 사라져서 그 종교의 교의를 따르지 않게 되는 경우, 그 종교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가? 내가 한때 몇번 낚여서 교회에 나갔던 경우, 일요일날 한번 갔다가 그 다음주에 안나가니 전화가 온다. 교회 오라고. 그럼 나가야 하나? 왜?
난 내가 교회를 다니게 된다면 순수한 자유 의지로서 가기를 원한다. 그런데, 내게 전도하는 사람들은 나의 의지를 왜곡한다. 내가 가고 싶어서 가는 건지 누가 얘기했기 때문에 가고싶어진ㄷ건지 구별이 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권유를 받는 한 교회에 나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물론 권유하지 않는데 나갈 이유도 없겠지만.
이상하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은 참 행복한 것 같다. 그런데, 그들은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도 행복해지게 만들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한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고 하면, 그건 착각이며 참행복은 교회에 있다고 한다. 아니, 뭐, 그렇겠지. 근데 그렇다고 날 억지로 끌고 가려 하시면 곤란하지요.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맨날 같은 레퍼토리다. "교회다니고 복받으세요"

내가 괴로운 이유는, 자꾸만 나를 귀찮게 하기 때문이다. 가장 강력한 적이다.

내가 신에게 원하는 단 한가지는, 신이 없는 세상에서 사는 것이다. 없는척이라도 좀 해주던가.


여전히 교회에 다닐 것을 권유받는 나에게, 종교의 자유는 없다. 전 세계인을 교회에 다니게 만들라는 교리가 이상한 거 아닌가? 심각하게 생각하는 내가 이상한 건가?

한국 교회인들이여, 나에게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 자꾸 얘기해서 세뇌시키는 건 통하지 않으리라.
by snowall 2007. 6. 16. 2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