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걸 해설(=!해석) 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한다면, 내가 읽어 보고 싶은 작품인데 내가 읽었다는 것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면 좀 슬플 것 같기 때문이다. All you zombies 일곱번째 시간이다.


이번 대화에서는 그다지 어려운 문장이 나오지 않는다.


“Okay,” he began, “to start with, I’m a bastard.”
“No distinction around here,” I said.
“I mean it,” he snapped. “My parents weren’t married.”
“Still no distinction,” I insisted. “Neither were mine.”
“When—” He stopped, gave me the first warm look I ever saw on him. “You mean that?”
“I do. A one–hundred–percent bastard. In fact,” I added, “no one in my family ever marries. All bastards.”


곧바로 해석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좋아"라고 그가 운을 뗐다. he began은 그가 말하기 시작했다는 뜻이지만, 그래도 소설이니 좀 더 그럴듯하게, 문학적으로 해석 해 주면 멋질 것 같으니까 "그가 운을 뗐다"로 하자. "to start with"는 "일단은" 으로 보면 된다. 딱히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지 모를 때, 적당한 시작점을 잡아서 말하면 되는데 그렇다고 아무 신호 없이 무작정 시작하면 이상하니까 우리도 말할 때 "일단"이나 "뭐", "그러니까" 정도로 시작하듯이, to start with나 to begin with로 시작하는 것이 꽤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뜬금없이 "나는 사생아다"라고 선언한다. bastard는 사생아, 서자 같은 뜻인데, 그냥 "듣보잡"의 뜻으로 생각해도 별 무리 없다. 당연히 누군가에게 you are a bastard라고 하면 총이든 주먹이든 뭐든 맞게 되니까 가급적 사용하지 말자.

그러자 내가 no distinction이라고 한다.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아들은 말 허리를 끊고(snap) 들어가서 "내 말은, 우리 부모님은 결혼한 적이 없다는 뜻이다"라고 한다. 즉, 결혼한 적이 없으니 사생아라는 뜻이다. 듣보잡은 아니었구나.

하지만, 나는 여전히 별 차이 없다고 주장한다. neither were mine은 "나도"라는 뜻이다. neither는 not+either인데, 바로 앞에서 not이 나왔고, 거기에 자기도 그렇다고 말하는 것이므로 부정문으로 받기 위해서 neither가 나왔다. 그리고 부사로 시작했으므로 주어와 동사의 위치를 바꾸게 되었다. were가 복수 명사인데 mine이 자신의 것이라는 뜻이므로, mine이 지칭하는 것은 앞에 나온 복수 명사인 parents가 된다. 즉, 아들이 자기 부모가 결혼을 안했다고 하자, 별거 아니라는 듯이 자기 부모도 결혼을 안했다고 하는, 완전 콩가루 집안이다.


그러자, "그때 - "라고 하면서 말을 멈춘다. 내가 그를 보아온 이래, 처음으로 따뜻한 표정을 보여준 것이다. I ever saw on him은 "내가 걔를 본 이래"가 된다. 그리고 the first warm look은 처음으로 따뜻한 표정, 모습이 된다. "그런 뜻인가요?" 라고 아들이 물어보자, 나는 "내가 그랬잖아. 100% 사생아라고. 사실, 우리 가족의 누구도 결혼한 적이 없어. 다 사생아들이지" 라는, 가족의 비밀을 밝힌다. 충격적 진실이다. 자기 부모만 결혼을 안한줄 알았는데 가족 중 누구도 결혼한 적이 없다니.


“Oh, that.” I showed it to him. “It just looks like a wedding ring; I wear it to keep women off.” It is an antique I bought in 1985 from a fellow operative—he had fetched it from pre–Christian Crete. “The Worm Ouroboros… the World Snake that eats its own tail, forever without end. A symbol of the Great Paradox.”


나는 "아, 그거?" 라고 하면서 it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그건 결혼반지같아 보이는데. 난 이걸 여자들을 멀리 하기 위하여 끼고 다니지"라고 한다. keep off는 멀리한다는 뜻이다. antique는 "앤틱"이다. 고풍스러워 보인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뒤에 어떻게 샀는지 설명한다. 그걸 1985년에 친한 아저씨한테서 샀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게 예수가 나타나기 이전의 크레타 섬에서 출토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설명하기를, "우로보로스의 뱀인데, 그건 끝없이 자기 꼬리를 먹고 있는 세계수준의 거대한 뱀이다. 그리고, 거대한 역설의 상징이다."라는 부연설명을 한다.


우로보로스는 자신의 꼬리를 먹는 뱀으로, 무한을 상징한다.

http://ko.wikipedia.org/wiki/%EC%9A%B0%EB%A1%9C%EB%B3%B4%EB%A1%9C%EC%8A%A


잠깐 흥미로운 부분을 지적하고 가자면, 분명 앞에서 시간 얘기를 할 때 1970년이었다. 그런데 이 주인공은 반지를 1985년에 "샀다"고 주장한다. 연도가 미래인 것도 이상하지만, 시제를 과거형으로 쓴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시간여행의 역설이 여기서 등장하기 시작한다.


(다음 시간에 계속...)

by snowall 2013. 3. 19. 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