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01&aid=0006439583


최근 과도한 갑질로 논란이 되었던 남양유업이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엔 분유에서 개구리가 나왔다는 사건인데, 이게 참 애매하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정상 제품일 것으로 생각하고 분유통을 개봉했을 것이고, 방금 개봉한 것인데 개구리가 나왔다는 것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공정상 그렇게 큰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으니 개봉 후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것이라 주장한다.


시나리오를 쓰자면, 개구리 한마리가 공장에 잠입해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다가,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 중 그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고, 누구의 발에도 밟히지 않은 상태로 돌아다니다가, 어쩌다가 분유 깡통 뚜껑을 닫기 직전 공정 위치까지 갔다가, 자기도 모르는 어떤 유혹에 이끌려 분유 깡통 안으로 뛰어들었고, 기계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봉인했을 것이다. 아니면 어떤 정신나간 직원이 개구리를 집어넣었든지. 이런 경우라면 어떤 경우든지 제조사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문제의 관건은 이물질이 개봉 전에 이미 들어가 있었는지 개봉 후에 들어간 것인지 알아낼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즉, 이물질이 나온 것은 사실이고 서로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주장하는 경우인데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


일단 생물학이 조금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제조사에서 주장하는대로 아이가 분유통에 개구리를 넣었다면 그 개구리는 반드시 그 아이가 사는 지역에 서식하는 개구리 종류여야 한다. 다시 말해서, 그 개구리가 그 지역에 서식하지 않는 개구리라면 제조과정에서 들어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그랬다고 믿어도 될 정도로 높다.) 물론 직원이 어쨌거나 그 개구리를 잡아다가 넣었을 수도 있고, 제조 공장까지 미친 개구리가 뛰어가서 들어갔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개구리의 종류가 피해자의 거주 지역에 살지 않는 종류라면 확실히 피해자의 잘못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개구리 종류가 피해자의 거주 지역에 살고 있는 경우, 그리고 공장 지역에는 살지 않는 종류라면 적어도 제조 과정에서 들어가지 않았을 거라는 주장이 강력해진다.


어쨌든, 마음같아서는 제조사가 공정이 완전 무결하고 해당 제품의 생산 시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을 명백히 증명하지 못한다면 제조사가 책임지는 쪽으로 가고 싶지만, 아마 우리나라 분위기로 볼 때 피해자가 블랙 컨슈머로 된 채 피해를 보고 끝날 수도 있다.


누가 잘못했는가는 이 글에서 밝힐 수 없는 부분이지만, 예방을 위해서 고찰해 볼만한 부분은 있다.


이런 사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구입 즉시 매장에서 분유통을 모두 개봉해서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꽤나 무식한데, 이물질이 있어도 분유 가루 속에 파묻혀 있을 것이므로 분유를 휘저어서 찾아보든가, 다른 통에 옮겨서 쏟아보든가 해서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 경우 아기가 먹을 제품인데 매장같이 공개된 장소에서 다른 통에 옮겨보는 것도 문제고, 분유 먼지가 휘날릴 것이고, 매우 번거로우며, 이 과정에서 손실되는 양도 꽤 될 것이다. 이래저래 문제가 많다.


그렇다면 개봉하지 않고 내부를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http://www.xavis.co.kr/03counsel/sub03_1.asp

http://mbn.mk.co.kr/pages/news/newsView.php?news_seq_no=473272


물론 있다. "혁신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물리학의 대 발견 중 하나인 X선을 이용하면 된다. 그럼 이제 개구리가 엑스선에 보이기만 하면 되는데...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Josef_Maria_Eder,_frog_x-ray.jpg


개구리는 엑스선에 의해서 위와 같이 찍혀 나올 것이다. 깡통과 분유는 균일한 배경으로 주어져 있을 것이므로 위의 개구리 사진을 흐릿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완전히 구분이 가지 않을 만큼 두껍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너무 두꺼워서 잘 보이지 않는다면, 엑스선의 세기를 조금 더 강하게 해서 찍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장비는 제조 공정의 마지막 단계에 포함되어야 할 만큼 설비가 크고 비싼 장비이다. 그리고 제조사가 이런 검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고 한다면, 제조사의 주장을 믿을 수 없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말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즉, 이런 검사 없이 이물질이 포함되었는지 아닌지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사실 제조사가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병 자체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1/08/09/0200000000AKR20110809141300052.HTML


소주의 경우 병이 어느정도 투명해서 안이 보이고, 제품에 해당하는 소주 자체가 투명한 액체이기 때문에 내부에 있는 이물질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소주의 경우에도 '제조공정상'으로는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으므로 제조사는 당연히 유통 과정에서 들어갔을 것이라고 주장하게 된다. 하지만, 유통 과정에서 주류 회사 하나 엿먹이자고 병뚜껑 막는 장치를 이용해서 소주병을 따지 않은 뚜껑으로 막는 일을 하는 유통업자가 있을까? 그리고 기왕에 그렇게 할거면 대량생산해서 완전히 소주회사를 매장시키는 것이 올바른 전략 아니었을까? 도저히 그럴 법 하지 않은 이유가 있으므로 이 경우는 역시 제조사의 과실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분유는 깡통을 플라스틱 등 투명한 재질로 바꾼다 하더라도 분유 가루가 투명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이 해결하기는 곤란하다.


물리학이 여기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뛰쳐나올 때 떠올렸던 바로 그 "유레카!"가 물리학에 있다.


일단 분유 제품이 같은 회사에서 생산된 같은 용량의 같은 제품이라면 그 질량이 대체로 균일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만약 제품의 질량이 들쭉날쭉 하다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소비자에게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이므로 문제삼아야 할 것이고.


그러므로 내가 똑같은 분유를 10통을 사든 100통을 사든 그 질량은 일정할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만약, 분유를 10통을 샀는데 질량이 뭔가 다르다면? 그건 개구리가 들었든 안 들었든 교환받을 수 있다. 질량이 작다면 용량 부족으로 교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질량이 이상하게 크다면? 뜯지 말고 일단 영수증 들고 매장에 찾아가서 믿을만한 직원과 함께 뜯어서 안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믿을만한 저울을 사자. 그리고 분유를 사서 집에 갖고 올 때마다 뜯기 전 깡통의 질량을 측정하면, 처음 열 개의 통에서 "설마" 그런 이물질이 발견될 확률은 매우 작을테니 일단 뜯어서 먹도록 하고, 통 하나하나의 질량을 측정하면서 계속 기록해 나가자. 만약 뭔가 다르다면, 즉 특정한 한 통의 질량이 다른 통의 질량보다 이상하게 많이 다르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통계적으로 다르다는 것은 표준편차를 이용하면 되는데, 순수하게 무작위 사건으로부터 질량이 평균에서부터 표준편차의 2배 이상 벗어날 확률은 대략 5%이다. 즉 20통중에 1개 정도는 표준편차의 2배보다 무겁거나 가벼울 수 있다는 것이다.

http://en.wikipedia.org/wiki/Standard_deviation#Rules_for_normally_distributed_data


이거 고등학교 통계시간에 배운다. 많은 사람들이 고등학교에서 확률과 통계를 어려워 하며 포기하는 것을 봤는데, 이런데서 써먹을 수 있을줄은 몰랐을 것이다. 수학은 원래 배워서 버릴게 하나도 없는 실용 학문이다. 그걸 몰라서 그렇지.


표준편차의 3배를 벗어날 확률은 1%이다. 요새는 "6 sigma"라고 해서 백만개 중 1개 정도가 정상 범위 밖으로 나가도록 하는 품질관리 공정이 유행이다. 따라서, 어쨌든간에 어떤 분유통 하나의 질량이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조사하면 이놈이 질량이 이상할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추정할 수 있다.


여기서 모평균, 모분산, 표본평균, 표본분산같은 어려운 얘기는 다루지 않겠다. 설마, 내 아기 먹을 분유 얘기인데 이정도 공식이 어렵다고 좌절하는 엄마는 없을 것이다. 물론 이 공식이나 개념이 쉬운건 아니므로 누가 물어보면 또 그건 그때 가서 쉽고 자세히 설명할 생각이다.


아, 그럼 어떤 부분이 물리학이냐고? '질량을 측정한다'는 부분이다. 질량을 측정하는 것은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실험 방법 중 하나이므로 이것은 충분히 물리학 얘기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저울을 어떤 것으로 사느냐인데, 솔직히 분유를 사먹을 일이 없다보니 분유통의 질량이 어떤 범위에 분포되어 있는지 잘 모르겠다. 분포되어 있는 범위를 충분히 잴 수 있는 정확도(=표시되는 자릿수)와 분유통을 잴 수 있는 측정 범위(=최대 측정 질량)가 적당한 것을 고르면 된다. 언젠가 나도 분유통 사러 시장에 가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하지만 우연찮게 개구리 질량만큼의 분유가 덜 들어가서 질량을 재봐도 알 수 없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사실 공장에서 출하되기 직전에 질량 정도는 다 측정할 것이므로 처음의 경우는 다 걸러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상한건 분유통에 분유를 집어넣는 공정에서, 웬만해서는 일정한 양을 집어넣을 것이므로 개구리가 들어간다면 그건 분명히 '추가된 질량'으로 나올텐데 왜 잡아내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질량만 재 봤어도 알 수 있었을텐데.


이제, 일단 개구리의 질량을 알아봐야 한다.


http://en.wikipedia.org/wiki/Goliath_frog

위키백과에 의하면 33센티미터짜리 골리앗 개구리가 3킬로그램이라고 한다. 이 개구리는 17센티미터인 경우 600그램정도라고 한다. 대략 길이가 절반 줄어드는데 질량이 5분의 1정도로 줄어들었으니 길이의 제곱에 질량이 비례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럼 4.5센티미터짜리 개구리는 질량이 얼마일까? 대략 40그램 정도가 될 것이다. 물론 내 생각에 40그램은 과소평가한 것 같지만 일단 내가 제안하려는 방법에서 질량 자체가 중요한건 아니므로 40그램 정도라고 치자. 어차피 이건 설명에 등장하지 않는다.


개구리의 존재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분유는 가루이고 개구리는 덩어리라는 사실로부터 생각해 볼 수 있다. 위에서 제안한 질량 테스트를 일단 통과한 분유통들은 당연히 질량은 같을 것이다.


하지만 질량이 같더라도 개구리의 밀도는 분유 가루의 밀도와 다를 것이고, 따라서 개구리가 있는 분유통과 개구리가 없는 분유통은 그 관성모멘트가 다르다.


일단 이건 분유통이 몇%나 가득 차 있느냐에 따라 실험방법이 달라지는데, 일단 "가득" 차 있다고 가정하면 실험이 쉬워진다. "가득"이면 대략 98%이상 분유로 가득 차서 깡통 안에 빈 공간이 거의 없는 경우가 될 것이다.


거창하게 실험이라고 했지만, 사실 앞에서 말한 X선 투과 검사도 실험이고 저울에 올려서 질량을 재는 것도 실험이다. 실험의 세계는 넓다. 어쨌든 별것 아닌 간단한 실험이다.


개구리가 있는 통의 경우, 개구리가 통의 정 중앙에 있을 확률은 거의 없다. 여기서 중앙이란 원통의 중심축 선 위를 뜻한다. 어쨌든 절대로 그럴 일 없다고 장담해도 될 정도로 낮은 확률이다. 아마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을 것이다. 그럼 이 경우 관성모멘트가 정상적인 분유통과 달라진다.


어떻게 알아보느냐? 빗면에서 굴려보면 된다.




빗면에서 굴려 보자. 노란색 원이 깡통이고 파란색 원이 개구리라고 하자. 물론 빨간색 선은 빗면이다.


1번의 위치에서는 개구리가 아래쪽에 있다. 이제 중력을 받아서 굴러가기 시작하면 2번처럼 될 것이다. 이 위치에서 개구리의 존재는 원통이 굴러가는 것을 방해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원래 가속되는 것보다 느릴 것이다. 3번에서는 개구리가 최대 지점에 올라가 있고, 이 시점부터는 다시 4번과 같은 상황인데 이때는 중력이 원통의 가속을 더 빠르게 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이 원통은 미세하지만 "꿈틀"거리면서 빗면을 굴러갈 것이다.
이 방법은 개구리의 밀도가 분유보다 낮은 경우에도 적용 가능하다. 개구리의 맞은편에 있는 분유가 같은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실험을 여러번 하다보면 계속 돌아가면서 개구리가 원통의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여러번 흔들어서 개구리가 중심으로 가더라도 다시 한쪽으로 치우쳐 있도록 조심해 두자.


하지만 이 방법의 한계는 분유통이 거의 가득 차 있는 경우에만 사용가능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분유통의 빈 공간이 커지게 되면 분유통의 빈 공간이 위에서 개구리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어서 '어차피' 꿈틀거리면서 빗면을 굴러가게 된다.


그럼 좀 더 복잡하지만 보다 확실한 방법이 나와야 하는데, 빈 공간이 대칭성을 깨지 않도록 수직으로 세우면 된다. 즉, 위의 방법은 빈 공간이 원통의 한쪽에 쏠리기 때문에 한계가 나타나는데 만약 원통을 평평한 판 위에 수직으로 세운 후 몇번 두드려 준다면? 분유 가루가 아래로 쏠리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상황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이 상황에서 돌린다. 어떻게? 다음과 같이.



   


이해를 돕기 위해서 '개구리'로 보이는 파란색 점이 포함된 그림도 같이 붙였다.


이 두가지 상황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질량은 같다. 하지만 개구리의 존재 때문에 '무게중심'이 달라졌다. 원통에 분유가루만 들어있다면 왼쪽의 상황과 같은데, 이 경우는 무게중심이 회전축 위에 있다. 즉, 녹색선 위에 무게중심이 있다. 하지만 오른쪽의 경우, 무게중심이 회전축보다 왼쪽에 있게 된다. 물론 개구리의 밀도가 분유보다 작다면 이 경우 무게중심이 회전축보다 오른쪽으로 갈 것이다. 중요한건 오른쪽 경우에는 무게중심이 회전축 위에 있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완전히 대칭인 상태에서 물체를 돌리는 것과 무게중심이 회전축 위에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물체를 돌리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무게중심이 회전축 위에 있지 않으면 '후덜덜덜' 하다.


대표적으로 세탁기 탈수모드를 생각하면 된다. 물만 가득 찬 상태에서 세탁조를 회전시키는 경우와, 세탁물이 존재하는데 한쪽으로 뭉친 상태에서 세탁조를 회전시키는 경우. 분명히 다를 것이다.


그럼 어떻게 회전시킬 수 있는가. 구체적인 방법론이 문제인데. 이건 아직 집에서 어떻게 하면 구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http://snowall.tistory.com/1197


사실 이 방법은 내가 예전에 소개했던 솜사탕 기계의 작동 원리와 완전히 같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지 회전축을 중심으로 돌릴 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된다.


하지만 사실 이것보다 더 실제로 어려운 문제가 있는데, 회전축이 '정확히' 분유 깡통의 회전중심 위에 있지 않으면 어쨌든 덜덜거리며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개구리가 있는지 없는지 알아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일단은 분유통이 '거의 가득' 차 있기를 바라며 이쯤에서 글을 마무리짓는다. 


추신 - 이 이야기는 물리적으로는 가능한 아이디어이긴 한데,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제한사항들이 나타날 것이다. 그건 공학 전공자들이 해결하도록 양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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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체 방법을 아주 간단히 개선한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추가한다. 역시 아르키메데스는 천재다.


사실 회전축을 중심으로 회전시킨다는 아이디어의 핵심에는 '무게중심이 대칭축으로부터 벗어나 있다'라는 사실이 있다. 그렇다면, 아르키메데스가 했듯이 분유통을 물에 빠트리면 어떻게 될까?


분유통을 평평한 곳에 세워놓고 여러번 잘 두드려서 분유가루가 평평하게 펴지도록 하면 위와 같은 모양으로 물에 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위와 같이 한쪽 구석에 개구리가 처박혀 있다면 어떻게 될까? 개구리에게 작용한 중력은 분유통 전체에 토크를 만들게 되고, 따라서 이 분유통은 이런 상태로 있기 곤란해 질 것이다.


따라서, 수조 속에서 수면과 분유통 뚜껑이 평행을 유지하지 못한 채 기울어질 것이고, 따라서 개구리가 있는 분유통과 없는 분유통은 충분히 구분할 수 있다.


당연히 이 방법도 문제는 있는데, 가장 위의 그림과 같이 평평하게 띄우는 것은 '사실' 어려운 문제다. 왜냐하면 분유통처럼 길쭉한 경우 옆으로 누워 있는 것이 더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연히 분유통은 다음과 같이 물 위에 눕게 된다.


어?


생각해보니까 상황이 똑같다.

따라서 똑같은 논리로, 분유통의 '옆면'은 물의 표면과 평행을 이루지 못하고 기울어지게 될 것이다.


만세. 이제 분유를 사다가 물에 띄워 보기만 하면 되는구나!


만에 하나 물에 뜨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경우는 뜨는 것을 도와주는 다른 물체를 붙여야 한다.



위의 그림에서 하얀색은 분유통의 분유가 아래로 쏠리고 나서 위에 남게 된 분유통 안의 빈 공간이다. 그 위에 있는 빨간색 막대기가 바로 부력 도우미인데, 길쭉한 스티로폼이나 나무젓가락 등을 사용하면 될 것이다. 단, 이 경우 스티로폼이나 나무젓가락은 자른 단면의 모양이 일정하고 면적도 일정해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효과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


이 글에서 다룬 내용이 분유통 안에 들어있는 이물질을 반드시 검출하거나, 믿을만한 검사 도구로 사용한다거나, 그렇진 않을 것이다. 솔직히 나도 직접 실험을 해보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틀릴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이 글을 읽은 분들에게 두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로, 알려진 사실을 스스로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보자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분유 제조사가 하루이틀 장사하는 것도 아닌데, 개구리가 분유통에 들어갈 정도로 허투루 일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이번에 일어난 사건이 제조사의 과실이라 하더라도 다시 반복될 정도로 바보인 회사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제조사를 무조건 믿기보다는 소비자가 스스로 검증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면서 꼼꼼히 따져본다면 제조사 입장에서는 소비자를 무시하지 못하고 더욱 더 엄격한 품질관리에 신경을 쓰게 될 것이다.


둘째로, 물리학 어려워 하는 분들 많은데 보다시피 그다지 어려운 과목이 아니다. 지금 이 글은 매우 중요한 물리학적 개념들(엑스선, 질량, 무게중심, 부력 등)이 아주 많이 나왔지만 골치아픈 수식은 단 한줄도 쓰지 않았다. 물론 내가 그걸 몰라서 못 쓴게 아니라 설명하는데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쓰지 않았을 뿐이다. 심지어 이런 내용들은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다 배우는 내용들이다. 얼마나 실용적인 과목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결론이 어떻게 되든, 앞으로 수사기관에서 공식적으로 밝혀내게 될 내용이 사건의 진실이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무리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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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23&aid=0002587665&date=20131004&type=1&rankingSeq=1&rankingSectionId=102

국과수에서 결국 모르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by snowall 2013. 8. 23. 0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