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숙제 내는 사람들 베껴가기 없기.


자발적 대칭성 붕괴(Spontaneous symmetry breaking)는 자연에서 흔히 일어나는 대칭성 붕괴 과정의 하나이다. 이것이 무엇인지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칭성을 이해해야 하고, 그 붕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자발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봐야 할 것이다.


대칭성이란 일반적으로 변환에 대하여 변하지 않는 성질을 뜻한다. 물리학적으로는, 라그랑지안이나 해밀토니안 등 주어진 물리계를 설명하는 방정식이 변환을 작용하더라도 그 모양이 변하지 않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물리계를 설명하는 라그랑지안에 대칭성이 있다면 그에 대응하는 보존량이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실제로, 공간에 대한 이동이 물리 현상을 바꾸지 않는다는 사실(Space uniformity, translation symmetry)로부터 운동량 보존법칙이 성립하고, 보는 방향에 따라 물리 현상이 달라지지 않다는 사실(Rotation symmetry)으로부터 각운동량 보존법칙을 유도할 수 있다.


대칭성 붕괴는 따라서 다루려는 물리계에 대한 해밀토니안이 변환에 대하여 대칭성을 갖지 못하는 경우에 나타난다. 가령, 수소원자를 설명하는 해밀토니안은 회전 연산자에 대하여 대칭적이다. 따라서 각운동량이 단일한 고유값으로 나타나며, 모든 각운동량에 대해 같은 에너지를 갖는 겹친 상태로 관찰된다. 그러나 수소원자가 강한 자기장 안에 들어가게 되면 해밀토니안이 더이상 회전에 대해 대칭적이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자기장과 수소원자의 각운동량이 상호작용하게 되는데, 이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에너지가 자기장과 각운동량이 서로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경우 대칭성이 붕괴되고, 서로 겹쳐져 있던 상태들은 다른 에너지 상태로 분리되어 분광선에 나타나게 된다.


물리계를 설명하는 해밀토니안이 본질적으로 공간에 대해 대칭성을 갖고 있는 경우더라도, 대칭적인 상태가 바닥상태가 아닐 수 있다. 가령, 강자성체의 경우 각각의 스핀 각운동량이 무작위적으로 배열된 상태보다 어떤 방향을 기준으로 동일하게 정렬된 상태가 더 낮은 에너지를 갖는다. 따라서, 이 경우 바닥상태는 대칭성이 깨진 상태이고 이 물리계는 대칭성이 깨진 상태에서 안정화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데, 특히 가장 극적인 사례는 물질 입자의 질량을 만들어 내는 힉스 매커니즘이다.


우리 우주를 기술하는 입자 물리학의 표준모형에서, 표준 모형을 그대로 적용하면 질량을 나타내는 항은 대칭성을 깨트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입되지 않는다. 여기에 힉스 입자와의 상호작용을 도입하면, 에너지가 높은 상태에서는 라그랑지안 자체의 대칭성을 깨트리지 않으면서 질량에 해당하는 항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 즉, 힉스 입자의 진공기대값이 0이 아닌 유한한 값으로 수렴하면서 힉스 입자와 상호작용하는 모든 입자는 힉스 입자의 진공기대값에 결합상수를 곱한 크기만큼의 질량을 얻게 되는 것이다.


자발적 대칭성 붕괴의 결과로 골드스톤 입자가 도입된다. 골드스톤 정리에 따르면, 연속 대칭성이 깨지는 경우 깨진 대칭성의 차원에 해당하는 골드스톤 입자가 나타나는데, 이는 대칭성이 깨지면서 해밀토니안이 대칭적이더라도 그 해밀토니안이 기술하는 물리계의 바닥상태가 대칭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골드스톤 입자가 양성자와 중성자의 SU(2) 아이소스핀 대칭성의 붕괴에서 나타나는 파이온이다. (원래 골드스톤 입자는 질량이 없지만, 파이온은 질량을 갖고 있는데, 이건 어쨌든 사정이 있다. 이런 경우를 Pseudo-Goldstone boson이라 부른다.)


이렇듯, 자발적 대칭성 붕괴 현상은 우리 우주의 곳곳에서 찾을 수 있으며, 물리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틀이다.

by snowall 2013. 9. 16.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