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길에 차를 주차했다가 차가 뒤로 밀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차주인이 막아섰다가 깔려서 사망한 사건이 보도되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6554690


경사가 약 5도 가량 된다고 했는데, 평지에서는 쉽게 밀 수 있는 차를 왜 못 막고 깔려 죽었을까?


간단히 계산해 보자.


경사각도가 5도라면 그 탄젠트 값은 약 0.08정도 된다. 그럼 차가 아무리 못잡아도 1톤은 넘어갈테니, 내가 버텨야 하는 무게는 80 킬로그램을 넘는다. 준중형 세단만 쳐도 1.3톤에서 1.6톤이니 100킬로그램을 버텨야 하고, 기사에 나온 윈스톰은 대략 1.8톤 정도 된다고 하니까 대략 150킬로그램을 버텨야 한다.


경사로라서 차량 전체의 중량이 아니긴 하지만 나에게 전달되는 힘이 150킬로그램의 중량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150킬로그램을 두손으로 들 수 없다면 경사로에서 뒤로 밀려가는 차를 버티려고 애쓰지 마라. 최소한 네명에서 다섯명 정도 있어야 '간신히' 버틸 수 있다. 그나마도 속도가 붙은 상황이라면 힘드니까 차를 포기해야 한다.


5도의 경사라면 사실 그렇게 큰 경사가 아닌데, 그도 그럴것이 내 체중이 만약 100 킬로그램이라고 하면 8 킬로그램정도 추가되므로 내가 경험하는 경사도는 별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는 애초에 매우 무거운 물체이므로 겨우 8%의 크기라 해도 인간이 버틸 수 없는 무게가 된다.


내가 뒤로 밀리는 차에 깔리건 말건, 이미 밀리기 시작한 차는 뒤로 쭉 밀려서 경사로 끝까지 갈 것이다. 차는 어차피 망했고, 죽기 싫으면 절대로 막아서는 안된다.


이 글이 잘 이해가 안된다면 딱 한줄로 요약할 수 있다.

경사로에서 뒤로 밀리는 차를 절대로 멈추려 하지 마세요.

진짜로 죽습니다.

차량이 밀리지 않게 처음부터 조치를 잘 해야 하지만, 이미 밀리고 있다면 차를 따라가면서 큰 소리로 경고해서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법이다. 이미 밀리고 있는 차는 사람이 막을 수 없다.


물론 나도 그렇고 평소에 항상 주의하지 않으면 사고가 나는건 한순간이다. 평행주차가 아닌 한 기본적으로 주차용 브레이크를 채워두고, 자동 변속기라면 변속기를 P모드에, 수동 변속기라면 경사 반대방향으로 기어를 넣어두기만 해도 매우 안전하다. 여기에 바퀴 밑에 고임목을 받쳐둔다면 금상첨화다.


그리고 경사로에 주차할 때는 바퀴를 옆으로 꺾어서 돌려놓는 것이 안전하다.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855594


물리는 역시 일반 물리가 최고.

by snowall 2013. 10. 25. 0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