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소설을 하나 써보고 싶었다. 사실 중학교~고등학교 시절의 4년정도 판타지 소설을 쓰는데 심취하여 책 10~15권 분량의 단편, 장편 소설들을 쓴 적이 있다. 그때 쓴 글들을 지금 다시 읽어보면 굉장히 유치하지만, 당시의 내 정신세계를 탐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기도 하고, 내가 혹시라도 잊거나 잃어버릴 수도 있는 나의 순수함을 지키는데 유용한 도구일 수 있기에 아직도 잘 갖고 있다. 어딘가에 공개해두지는 않았지만 누군가 읽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보내줄 의향은 있다.

내가 쓸 판타지 소설은, 아마 평범한 다른 소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용, 엘프, 드워프, 마족, 신족, 인간 등등이 사는 세상이고, 사용하는 언어는 물론 한국어다 -_-; 엘프어나 용족어, 그런거 모른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판타지 소설의 백미인 마법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에 가장 큰 상상력을 요구하는 부분이다. 물론 다른 소설적 장치들 역시 현실과 동떨어진 것들이라 상상력이 중요한 요소겠지만 말이다.
판타지 소설은 완전 허구인 세상을 다룬다. 하지만 결국은 어떤 "정신적 개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순수 소설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판타지 소설의 제목은 다 쓰고나서 정해야 할 것 같다. 주인공이 여행을 떠나고,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과 교감을 나누는 것이 주 내용이 되겠다. 나는 이 소설에서 뭔가 특별히 재미를 추구하지는 않을 작정이다. 다만 내가 상상하는 어떤 세상, 이상향을 그리고 싶다. 그림을 그리지 못하기에 나는 나의 몽상들을 글로 풀어야 한다.

내가 이 소설에서 지키기로 생각한 유일한 규칙은 논리성이다. 딱딱하게시리 무슨 논리성을 소설에서 추구하느냐고 물어보겠지만, 나는 나의 상상속 세상이 내가 사는 세상과 마찬가지로 인과율이 지켜지기를 원한다.
by snowall 2006. 10. 12. 2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