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보이는 것만 보이고 들리는 것만 들린다는 소리가 있다. 명언이다.
실제로 사람은 보는것만 본다.
빛을 전달하는 매개체인 광자는 일정한 공간에 존재하는게 아니라 확률적으로 존재한다고 읽은 것같습니다.
그렇다면 분명히 존재하지 않을 확률이 있을 것인데 어째서 계속 관찰되는 결과만 나오는 건지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검출기기를 광자를 보내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던지..)

우선 입자와 파동의 관계는 나의 글 http://snowall.tistory.com/313 을 참고하기 바란다.

광원에서 광자가 하나 튀어 나왔다고 하자. 그럼 그 광자는 처음에 방출된 방향으로 적절한 운동량을 갖고 돌아다닐 것이다. 그러다가 전자를 만나면 그 광자는 전자에게 흡수된다. 그 결과 전자는 전기적 신호를 만들어 내고, 검출기는 소리를 낸다. "딱!"

몇가지 알아두어야 할 과학적 원리는 에너지 보존법칙과 운동량 보존법칙이다. 광자가 한번 방출되면 다시 흡수될 때 까지 적어도 "광자가 있다"는 사실 자체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광자가 어디있는지 모른다 하더라도 만약 정말로 없어진다면 에너지와 운동량이 보존되지 않는다. 따라서 광자가 그냥 없어질 확률은 0이다. 광자는 반드시 어딘가에 존재한다. (물론 "확률 보존 법칙"도 적용되므로 광자가 우주 안에서 관찰될 확률은 100%이다)

따라서 위 질문의 답은 존재하지 않는것이 아니라 관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죠.

좀 더 명확히 하자면, 광원에서 검출기를 향해 광자 1개가 달려가는 것을 "알고"있다고 해 봅시다. 즉, 출발할 당시의 광자의 운동량은 알려져 있는 겁니다. 그리고 광원과 검출기 사이에는 다른 물질이 아무것도 없다고 해 봅시다.
그럼, 가는 방향에 검출기가 있으니까 적당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검출기에서 검출이 되겠죠. 이때 검출되지 않으면 반칙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검출기 방향으로 광자가 있는 것도 알고 광자의 운동량도 알고 있는데 만약 발견되지 않는다면 광자가 중간에 다른 상호작용을 해서 딴데로 샜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다면 운동량은 보존되어야 하고, 상호작용을 하지 않으면 광자의 갯수도 보존되어야 합니다.

검출기가 광자를 피해 광자의 반대 방향으로 도망가는 상황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반드시 검출되어야 하는데, 검출기는 물질이므로 빛보다 빠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광원과 검출기 중간에 좁은 틈을 하나 넣는다면, 이제 광자가 좁은 틈과 상호작용하면서 다른 곳으로 튀어갈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을 회절이라고 하고, 이 경우 검출기에서 발견될 확률은 검출기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게 되죠.
by snowall 2008. 2. 16.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