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런 생각이 떠 올랐다. 만약에 이명박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대통령 자리에 있었더라면 욕을 덜 먹었을까? 촛불시위까지는 가지 않았을까?

내 생각에, 지난 11월에 있었던 대선 후보로 나온 사람중에, 지금 이 사태에 적절히 대처할만한 리더쉽이나 위기관리능력을 가진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그 사람이 당선됐겠지 -_-;;;
(당시의 선거 상황은, 이명박이 당선될 정도로 엉망인 상황이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이명박에게 지금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면하게 하지는 못한다.

자, 다시 만약에 말이다. 아주아주 많이 양보해서 미국에서 들어온 쇠고기가 무조건 안전하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은 촛불시위로 항의를 받아 마땅하고, 탄핵 얘기가 나오기에 마땅하다고 본다. 그는 쇠고기 문제 뿐만이 아니라 국정 운영 전반에 걸쳐서 국민의 의견을 그다지 고려하지 않았다. 사실, 대운하 문제만 해도 그렇다. 가령 5천만명의 국민 중에서 대부분이 사실상 대운하 건설을 찬성하고 약 1만명 정도만 불만을 터뜨려서 반대의 목소리를 낸다고 치자. 겨우 5천분의 1밖에 안되는 소수지만, 그 1만명의 반대 의견 속에 있을지도 모르는 대운하의 실제적인 문제를 무시하고 갈 수 있을까? 대운하 건설에 수조원이 들어간다. 민간 자본으로 건설한다고 해도, 수익 보전이라는 조건이 들어가면 엄청난 돈이 투자될 것이다. 그 수조원 중에서 5천분의 1이면 억대가 넘는 돈이다. 당신같으면, 5천만명이 모두 찬성한다고 해도 당신의 피같은 세금 1억원이 홀랑 날아갈지도 모르는데 가만히 있겠나? 대통령이 실용주의를 따진다고 했으니, 국민도 실용적으로 생각해 보자. 이건 내 몇년치 연봉이 왔다갔다 하는 문제인데, 경제성이 그리 커보이지도 않는다. 그럼 그걸 무시하고 추진하는 대통령은 국민의 의견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을까? 추진한다 하더라도 반대 의견을 수렴해서 추진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물론 더 양보해서 대운하 건설이 아주 잘하는 짓이라고 가정해도 여전히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거나 못한 정책은 많이 있기 때문에 그는 촛불시위로 항의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by snowall 2008. 6. 6. 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