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와 사기와 금융
어제 점심때 대출 안내 전화가 왔었다. 천만원까지 당일 대출 가능하다는데 돈 필요없다고 하니까 그냥 끊는다. 프로페셔널 텔레마케터의 쉬크한 스팸 전화였다.
광고가 매출 증대를 위한 훌륭한 도구라는 점에 동의하고, 광고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알지만 광고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상품을 팔기 위한 도구이다. 따라서 자신의 상품을 사야 할 이유는 많이 제시하지만 사지 않아야 할 이유는 제시하지 않는다. 광고에서 얻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정보는 그런 상품이 있다는 사실 뿐이다.
사기의 경우는 좀 더 심한데, 사기 피해자들은 자신이 사기에 당할까 의심하지 않고, 사기꾼을 믿었다.
좋은 투자 껀수가 있다면 남의 돈 탐내지 말고 그 본인이 직접 투자해서 수익을 내라고 하면 된다. 그 본인이 돈이 없다고? 그럼 그 본인이 대출 받아서 투자하라고 하면 된다. 어차피 은행 수익률보다 몇배 큰 수익을 이야기할텐데, 그럼 대출 이자보다 수익이 더 클 것이다. 본인이 신용도가 작아서 못 빌린다고? 은행도 안 믿는 사람을 내가 왜 믿어야 하는건가.
높은 수익률을 내는 상품은 위험도 크다. 만약 높은 수익에 낮은 위험을 누군가 보장한다면, 적어도 둘 중 하나는 분명히 거짓말이다. 둘 다 거짓말이거나.
당신의 소중한 돈을 몇배로 불려준다는 말은 누가 해도 다 거짓말이다. 자기 돈을 몇배로 불린 사람이 해도 거짓말이다.
이것이 왜 그런가?
시장에 나와 있는 돈은 장기적으로는 늘어나지만 단기적으로는 보존된다. 당신에게 돈을 벌어다 주려면 다른 누군가의 돈이 줄어들어야 한다. 그럼, 그렇게 돈이 줄어드는 그 누군가는 가만히 있을까? 또는. 그 돈이 줄어드는 누군가가 당신이 아닐까?
좋은 거 있다고 먼저 당신에게 연락한다면, 그건 정말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자기는 그런거 안 당할 거고, 저 친구는 정말 믿을만한 친구이고, 꼼꼼하게 따져서 결정할 것이니 괜찮을 거라 믿지 않는 것이 좋다. 본인이 그런 프로페셔널 사기꾼이거나, 사기꾼 급의 전략과 두뇌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