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등반
백수일때 즐겨라. 라는 속담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백수라서 즐길 수 있는 계룡산을 다녀왔다.
사진은 생각날 때만 찍었기 때문에 많이 비어있다.
주차요금 4000원을 내고 주차장에 차를 넣었다. 아 비싸다.
계룡산을 갈 때 동학사로 올라가거나, 갑사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나는 둘 다 가지 않고 곧바로 삼불봉으로 올라가는 길을 골랐다. 나중에 내려오고나서 알았지만, 이렇게 올라가면 공짜다. (안그러면 입장료 2000원 있음.)
사진은 넥서스S가 수고해 주었다. 화질이 아주 좋지는 않은 것 같지만, 찍은 사람의 손떨림이 큰 영향을 주었을테니 너무 욕할 수는 없겠다.
개중에 몇개는 디자이어로 찍은 것도 있다. 이건 삼불봉 아니면 관음봉인 것 같다. 어디서 찍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구름 속에 파묻힌 운치있는 봉우리들을 볼 수 있다.
넥서스S의 기능 중 하나인 파노라마 기능(안드로이드에서 제공하긴 하지만)을 사용하여 찍은 봉우리들의 풍경이다.
비슷한 위치에서 찍은 사진이다.
가다가 보니까 도룡뇽이 보였는데, 나중에 내려올 때 보니까 이끼 도룡뇽이라고, 계룡산의 보호 동물 중 하나라고 한다. 물론 여기서 잘 안보이는데, 재빠르게 도망가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제대로 안 찍혔다.
파노라마 사진 두번째. 여전히 어디서 찍었는지 알 수가 없다. 삼불봉에서 남매탑으로 들렀다가 관음봉으로 가서 은선폭포를 보러 가는 길 위의 어딘가이다. 아마 아까 본게 삼불봉에서 남매탑 가는 길이고 이건 관음봉인 것 같기도 하다.
바위 틈에 피어 있던 꽃. 내가 밟지 않고 가더라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밟혀서 사라지겠지만, 그래도 다시 피어날 수 있겠지.
그 유명한 애기똥풀인가 싶어서 찾아봤는데, 애기똥풀은 꽃잎이 네장이고 이건 다섯장이어서 완전히 다른 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결국 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올라가던 길에 발견한 또다른 예쁜 꽃. 이럴땐 식물 도감이라도 좀 외워두고 있으면 이름이라도 알아볼텐데, 물리학 전공이다보니 이런 것들은 알 수가 없다.
올라가던 길에 찍은 탐방로의 모습이다. 문제는,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여기까지 왔을 때 음료수로 준비했던 핫식스 두캔을 모두 마셔버렸기 때문에 매우 목이 말랐지만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다. 아아 계룡산 등반시에는 물을 1리터 이상 준비할지어다.
여기까지 왔을 때, 어떤 할아버지께서 올라갔다가 정상에 구름이 껴서 불안한 마음에 등반을 포기하고 그냥 내려간다는 이야기를 하셨었다. 결과적으로 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 화창한 날씨였지만.
같은 장소에서 바라본 아래쪽 계곡. 관음봉을 지나면, 이 사진의 오른쪽 아래에서 왼쪽 위로 향하는 골짜기를 따라서 쭉 내려간다. 계곡이라는 곳은 물을 따라서 내려가면 바람이 적어서 힘든 편이고, 물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널 때는 물이 실어온 바람 때문에 에어컨은 갖다 버리라고 할 정도로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이 불어온다. 결국 그 바람의 부름을 뿌리치고 계속 걸어내려왔기 때문에 결국은 더운 것이지만.
이것이 관음봉을 가기 위한 마지막 계단. 이게 진짜 올라가다가 힘들었는데, 특히 조심해야 하는 것이 계단과 계단 사이에 틈에 발이 낀 상태에서 한걸음 내딛으려고 발을 들어 올리다가 "으악!"하면서 발을 못 내밀고 쓰러진다는 것.
계단을 중간쯤 올라갔을 때, 여기서도 도룡뇽이 발견되었다.
잎사귀 사이로 도룡뇽의 꼬랑지만 보인다.
결국 도망가는 도룡뇽의 현장 사진을 포착했다. 사진에 찍히면 영혼이 빨려들어간다는 미신이라도 믿었던 것일까, 사진에도 잡히지 않기 위해서 후다닥 도망가는 녀석이었다.
관음봉의 정자에서 찍은 계룡산의 경치다. 어쨌거나 시원한 바람이 쏴 하고 불어왔지만, 물이 다 떨어져서 시원하면서 괴로운 애매한 상태였었다.
관음봉을 지나서 동학사로 가는 길에 바라본 은선폭포. 물이 마른 때에는 쏟아지는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최근에 비가 많이 왔기 때문에 시원하게 쏟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은선폭포 전망대에서 본 다른 쪽 절벽인 것 같다. 어디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것은 은선폭포에서 찍은 파노라마 사진이다. 파노라마 사진이 길게 한눈에 들어와서 멋지긴 한데, 그래도 직접 가서 보는 것이 더 멋있다.
여긴 어디더라...
은선폭포를 보고 내려오는 길의 다리 위에서 찍은 계곡 사진. 여기서 정말 상쾌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아볼 수 있다. 내려오다가 커플이 내려오는 부분을 지나쳤는데, 이 커플의 아가씨는 계룡산을 원피스에 슬리퍼를 신고 올라왔었다. 관음봉까지 중간에 쉴만한 부분이 없었는데, 중간까지 가서 쉬다가 내려왔든지 끝까지 다 올라갔든지, 어떻든 대단한 커플이다. 남자가 계단 내려가다가 미끄러져서 슬리퍼만도 못한 운동화의 접지력을 자랑해서 약간 기분이 좋았다.
이 싼티나는 코팅 입장권은 계룡산 자연사 박물관의 입장권이다. 자연보호와 비용절감을 위하여 재활용하기 위하여 이 입장권은 박물관에 입장할 때 제출해야 한다. 안보고 기념으로 그냥 갖고 나가도 상관 없지만, 성인 1명에 9000원이라는 입장료를 생각한다면, 9000원짜리 코팅 종이를 사느니 볼거 없어도 입장하는 쪽이 상식적인 인간의 선택일 것이다.
자연사 박물관 앞 정원에 서 있는 돌. 화석인데, 스트로마톨라이트였던 것 같다.
계룡산 자연사 박물관을 설립한 청운 이기석 박사님 흉상이다. 저 앞에 써 있는 한자는 "청운"이다. 실수로라도 "쌈장"으로 읽으면 혼날줄 알도록.
이것은 공룡 뼈다. 가면 볼 수 있는걸 사진으로 전부 옮겨 오는 만행을 저지르지 않기 때문에 일부만 찍었다. 이 뼈는 공룡의 다리뼈인데 공룡이 정말 크긴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내 얼굴 크기와 비교해 보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별로 안 커 보이나? (주어가 없다.)
경골어류와 연골어류의 화석이다.
미국산이었다.
사실 앞에 있던 커다란 공룡뼈는 "계룡이"의 뼈인데, 그 실물 사이즈 모형이 설치되어 있었다. 참고로, 사진에서 왼쪽 위로 길게 뻗은 것은 꼬리가 아니라 목이고, 머리가 그 위로 한참 길게 뻗은 목 위에 얹혀져 있다. 그걸 찍으려면 너무 멀리서 찍어야만 했기 때문에 그냥 확 잘라먹었다.
진짜 신기한건 공룡이 아니라, 미국 캔자스에서 발견된 공룡이 왜 "계룡이"가 되었는가이다.
계룡이의 뼈 일부이다.
또다른 뼈 일부. 이런걸 보고 있으면 원시인들 나오는 영화에서 커다란 통뼈 들고 휘둘러대는 원시인들에 대한 설정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다.
계룡이 발톱.
대삼림 아닌가? "삼립"은 빵공장 이름이었던 것 같은데. 그 회사가 3억년이나 된 전통있는 회사도 아닌 것 같고.
단식투쟁중인 개구리와 그 먹이.
단식투쟁하는 개구리 때문에 삽질중인 직원. (알바일지도.)
개구리가 밥을 먹어야 내려가는데 이놈이 배가 불렀는지 줘도 먹지를 않아서 한참 난리치다가 결국 포기하고 먹든지 말든지 하고 그냥 사무실로 돌아갔다.
자연사 박물관이라 그런지 태양계와 은하계를 다루긴 다뤘다. 마치 지구과학에서 태양계와 은하계가 나오듯이. 그런데 왜 지구과학에 천문학과 천체물리가 포함되어 있는건지 모르겠다.
잊지 말자. 인간은 모두 호모다.
이것이 그 유명한 뉴턴의 사과나무다. 영국에서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생각할 때 앉아있었다던 바로 그 사과나무인데, 고사 직전에 있던 나무를 살려내고 그걸 다른 나무에 접붙이고 접붙이고 해서 미국에 갔다가 다시 한국에 들여온 뉴턴의 사과나무의 직계 자손.
유명한 나무 앞에서 인증샷 찰칵.
마지막으로 찍고 간 박물관 앞 정원의 모습이다.
계룡산은 갑사가 갑이라던데, 언제 한번 따로 들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