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 메일에 관하여, 아주 오래전에 그 허구성을 증명하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도저히 찾을수가 없어서 새로 논리를 전개하여 적어본다.

일단 8억 메일이 어떤건지나 확인해 보자.

참고로, 아래 글 역시 8억 메일의 허와 실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는데, 난 그딴식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낚을 생각은 전혀 없으니 안심하고 이 글을 읽어도 된다.

어떤 것들이 보이는가?
위의 글은 구글에서 "8억 메일"로 검색해서 가장 위에 보이는 글이다. nl.linux.org에 올라갔으면, 네덜란드 포럼이군. -_-; 구글에서 보면 w3c.org의 아카이브에도 올라가 있다. 완전 국제적 망신이다.

이제 포인트별로 짚어보자.

1. 법적 처벌 여부 - 민사상? 형사상?
이건 내가 법 전문가가 아니라 그렇다 치자. 처벌 받건 안 받건, 일단 인터넷 쓰레기인 스팸을 만든다는 점에서 이런 글을 올리는 사람은 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소한.
그리고, 어떤 "이 모군"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법적 처벌을 받을게 없는데 과태료는 어디다 냈을까?

2. 스포츠 조선 기사 내용
스포츠 조선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폐지다.

3. 뭐, 논리는 맞다고 치자. "현실"을 망각하지 마라.
회답률이 1%라고 하자.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명이다. 그중 1%는 50만명이다. 만약 우리나라 국민 전부가 이 메일을 알게모르게 봤고, 아무튼 회답률이 1%니까 그렇다고 치자. 50만명이 돈을 보낸다고 하자. 계산에 의하면 5단계째에 나에게 돈을 보내야 하는 사람은 759,375명이다. 앞서서 이메일을 읽고 실천한 사람들 합치면 대략 80만명이다. 왠지 사람이 모자란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이대로는.
뭐, 좋다. 50만명이 나한테 돈을 보냈다. 그럼 난 아무튼 5억을 번다. 그럼 이제 여기에 참가한 50만명은 5억을 벌 수 있을까? 당연히 아무도 못 벌지...-_-; 참여할만한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겨우 50만명뿐이고, 그 50만명은 이미 나에게 천원씩 보냈다.
아, 나 말고 5명이 천원씩 더 받았던가? 뭐, 그럼 나 말고 5명이 5억을 더 받겠네. 그리고 나한테 처음에 보낸 15명이 5천만원정도 벌고, 한 200명정도가 300만원정도 벌고, 나머지는 아마도 본전치기정도 할 거다. 혜택이라고 받는 사람은 한 20명이 안된다. 200명이 받은 300만원은 아마 그 시간에 게시판 알바를 해도 받을만한 돈일 거다.
더군다나 중간에 보면 "우리나라 일부 지식층에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라는 건, 더욱 헛소리다. 돈을 보내는 사람은 다 서민이고 그 윗단계에 있는게 전부 지식층이면, 서민은 때려 죽어도 돈을 못 번다는 얘기다.

4. 이 메일에 적힌 논리의 헛점은 무엇일까?
자, 한 사람이 6천원을 보낸다. 시간이 지나면 8억이 들어온다. 이 네트워크는 명백한 몰아주기 게임이다. 잘 생각해 보자.
8억 메일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편지는 인터넷을 돌아다니는데, 누군가 이 편지에 낚여서 이 네트워크에 6천원을 더한다. 이런식으로 낚인 사람이 많을수록 이 네트워크의 자산 총량은 늘어날 것이다. 좀 심하게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국민 5천만명이 모두 참가했다고 가정해 보자. 한사람이 6천원씩이니까, 자산 총액은 3조원이다. 좀 크군.
이 3조원이 어떻게 나눠지나 분석해 보자. 돈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리 많아도 5천만명을 넘어갈 수 없다.
또한, 본문에 보면 한사람이 평균 15명을 낚는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최초에 편지를 보낸 사람인 1명부터 시작해서 15씩 올라가는 등비급수를 더해서 그 합이 5천만명이 넘어가는 순간 멈추고, 각 단계를 세보면 된다. 참고로, 최초에 편지를 보낸 사람이 1명 이상이면 3조원의 자산을 나눠서 먹는 것이므로 최초에 편지를 보낸 사람이 1명인 경우가 가장 돈을 많이 버는 경우가 된다.
고등학교때 배운 등비급수 공식을 쓰면, 대충 6~7단계정도에서 끝난다는 걸 알 수 있다. 6단계라고 하자. 딱 좋다. -_-;
하지만 6단계까지 참가했을 때 나한테 돈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은 80만명이라는 점. 따라서 3조원을 다 받을 수는 없다. 80만명에 해당하는 8억만 받고 끝난다. 그럼 8억을 받는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 5천만을 80만으로 나누면,

5000만/80만 = 62.5  (산수다)

전국에서 대략 63명정도가 8억을 받겠다. 흠, 뭐 그럼 이 63명의 15배인 945명은 그 전단계인 5천만원을 벌겠군. 그리고 945명의 15배정도 되는 15000명 정도가 300만원을 받는다. 그리고 한 22만명정도의 사람이 20만원정도 벌고, 300만명정도의 사람이 15000원을 벌게 된다. 이 사람들이 벌어들인 수익은 어디서 나온 돈일까? 당연히, 통화량 보존의 법칙에 의해 돈을 벌지 못한 4500만명의 나머지 피해자들한테서 나온 돈이다.

비율을 계산해 볼 때, 이걸로 돈을 버는 사람은 10%정도이고, 그 10%의 90% (즉 9%)는 대략 평균적으로 15000원을 번다.

이게 수익율이 좋은거냐?

5. 로또랑 비교해보자. 로또를 6천원어치 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1등 당첨 확률이 대략 800만분의 1이라는 건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6장을 샀으므로 1등 당첨확률은 대략 130만분의 1이 된다. 로또의 1등 당첨금이 대략 10억정도 되므로 수익률은 비슷하다. 그리고 전 국민이 모두 6장씩 샀다면, 5천만명이 6장을 샀으면 3억장이 뿌려진 거고, 그렇다면 평균적으로 230명정도가 당첨된다. 오, 저런. 전국에서 63명이 당첨된 8억 메일보다 이쪽이 훨씬 당첨자가 많다. -_-;;
아, 그리고 스팸메일 보내느라 사용한 컴퓨터 전기요금과 인터넷 접속료와 당신의 노동 시간은 제외됐다. 차라리 로또 사고 1주일 기다리는게 낫지 않나 싶다.

6. 정신좀 차려라.
당신이 8억 메일을 이용해서 실제로 수백~수억의 돈을 벌었다면, 그것은 당신에게 돈을 건네준 80만명의 피해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기억해라.
by snowall 2006. 11. 19.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