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네이버, 티스토리 등등.

이용자들이 자기 맘대로 블로그에 글을 올릴 수 있는 곳에서는 항상 신고가 들어오면 그 신고를 한 사람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이용자들의 글을 막아 버린다.

여기에는 치명적인 헛점이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기업이나 정치인들의 무분별한 신고를 통하여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내가 어떤 정치인의 이중적 행태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썼는데 그것을 명예훼손이랍시고 고발하면 그 글은 티스토리 관리자에 의해서 차단될 것이다. 그리고 30일 이내에 신고한 사람이 그 내용을 증명하지 못하면 다시 풀린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곳은 시시각각 변하는 곳인데, 30일이나 지난 후에는 그 글은 아무 의미가 없다. 삭제되어도 괜찮은 글이 된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

내 생각에, 가장 좋은 것은 차단된 글 내용 대신에 그 위치에 신고한 사람이 "왜 명예훼손인가?"에 대한 나름의 이유를 써서 적어두도록 하는 것이다.

1.거기에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으면 실지로 아무 명예도 훼손하지 않은 것이고, 내역이 없으므로 관리자들 역시 블로그 주인의 요청에 의해서 바로 풀어주어도 괜찮을 것이다. 실제로 아무것도 없는데, 그건 따라서 증명할 내용도 없다는 뜻이다.

2.반박이 적혀 있다면, 블로그 주인은 그것에 대해 반박하면 된다. 실제 근거를 들어서 반박하고 있고, 그것이 공익에 부합되는 내용이라면 관리자는 그 글의 차단을 풀어주어도 될 것이다. 만약 신고한 사람이 그것조차 명예훼손이라 생각하면 경찰에 고발하면 된다. 만약 그것이 실제로 명예훼손이라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신고한 사람은 무고죄를 받게 된다.

30일동안 신고한 사람이 그 글의 부당함을 증명할 때 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만약, 어디가 어떻게 부당하게 작성된 글인지 밝힌다면 그 글이 부당하지 않음을 블로그에 글 쓴 사람이 먼저 밝힐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정도 조치도 취하지 않고, 무조건 신고한 사람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서 무조건 30일간 차단한다면, 우리나라의 인터넷은 100년 전으로 퇴보한다. 100년 전에? 인터넷은 커녕 전화도 없던 시절이다.

by snowall 2008. 10. 19. 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