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인터뷰한게 드디어 발행되었다. 아, 그리고 내친김에 1000번째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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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CoverStory] 2030 즐거운 기부

과학원리 가르치는 남기환 "지식 기부는 나눌수록 내 것이 되죠”

 
“봉사요? 뭐 그런 거창한 생각도 없었어요. 그냥 다른 블로거가 한 걸 보고 ‘재밌겠다’ 싶어 덜컥 신청했죠.”

블로그사이트 티스토리에서 개인블로그(snowall.tistory.com)를 운영하는 남기환(24·사진)씨는 올해 2월 서울 행당동의 한 공부방에서 초등학생들에게 ‘열기구 만들기’ 수업을 했다. 자주 가는 이웃 블로그의 주인장이 ‘선인장 키우기’ 지식 기부를 했다는 후기를 읽고 그 길로 CJ도너스캠프(donorscamp.tistory.com)의 지식기부 사이트에 신청서를 낸 지 한 달 만이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영재교육 관련 콘텐트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터라 주제를 잡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과학의 원리를 재밌게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찾아봤어요. 열기구를 같이 만들어 보면 뜨거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는 대류현상을 쉽게 설명할 수 있겠더라고요.”

수업은 간단했다. 간단한 이론설명을 마친 뒤 아이들에게 재료를 나눠주고 풀로 색색의 종이를 붙여 각자 둥그런 열기구를 만들었다. 그 안에 더운 공기를 넣어 하늘로 날려보내면 끝. “각자 자신의 소원을 적어 열기구에 매달라고 했어요. 어떤 아이는 ‘가수가 되고 싶다’, 어떤 아이는 ‘공부 잘하게 해주세요’라고 적었더군요.”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인 후 긴 관을 이용해 열기구 안에 더운 공기를 넣는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났다. 실수로 한 아이의 열기구가 불에 타고 만 것. “아이가 ‘하느님이 나를 버렸다’면서 울더라고요. ‘다시 만들면 된다’고 위로하느라 진땀 좀 뺐죠.”

평소 기부나 봉사에 특별한 관심은 없었다. 그저 인터넷을 서핑하다 태안반도 돕기, 양로원에 연탄 보내기 등의 모금행사가 있으면 마음 가는 곳에 소액을 기부하는 정도였다. 지식기부에 참여해 보니 ‘이런 나눔 방법도 있구나’ 싶어 반가웠다. “돈은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남에게 주고 나면 내 것이 줄어들잖아요. 그런데 지식 기부는 달라요. 아무리 나눠줘도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진짜 내 것이 되죠.” 한번 지식 기부의 맛을 본 뒤로는 과학원리를 접할 때마다 남들에게 쉽게 알려주는 방법을 생각하게 됐다. 이미 다음 지식 기부 주제로 유리관을 이용해 총알이 발사되는 원리를 설명하는 실험을 계획해 놓은 상태다.

20대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그의 희망은 과학자. “혼자 연구에만 빠져 있는 과학자 말고, 대중과 소통하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란다. 지식 기부 활동은 꿈으로 다가가는 하나의 준비 과정이기도 한 셈이다.

이영희 기자

근데 나랑 같이 기사에 나온 박슬기 씨는 국제파다 -_-; 좀 부럽기도 하고.

해외 아동 후원하는 박슬기 "볼리비아에 동생이 생겼어요”

 
“제가 후원하는 아이라서가 아니라 그 마을에서 가장 예쁜 아이였어요. 콧대가 높고 눈망울이 그렇게 반짝거릴 수가 없어요.”

자식 자랑하는 부모처럼 박슬기(24·사진)씨의 목소리가 커졌다. 남미 여행 중에 후원 아동을 만나고 온 지 일 년. 하지만 그때의 감동이 여전한 듯했다. “실물이 훨씬 귀여운데…” 하며 내민 사진 속에는 까무잡잡한 피부에 양 갈래로 머리를 땋은 소녀가 있었다. 볼리비아에 사는 열두 살 플로린다다.

박씨가 기부를 시작한 건 지난해 3월부터다. 한비야씨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고 해외 아동 후원을 결심했다. 월드비전에 매달 2만원씩 냈지만 좀 좋은 일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그러다 두 달 뒤 아이의 사진이 든 소개서를 처음 받아 들고는 눈물이 날 만큼 뭉클해졌다.

“아, 내게 동생이 생겼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무슨 과목을 좋아하는지도 꼼꼼히 읽어 봤죠.”

대학 졸업 후 남미 여행을 계획하고 있던 박씨는 내친김에 ‘동생’까지 보고 오는 일정을 생각했다. 처음엔 가는 길에 그냥 들르지 뭐하는 생각이었지만 막상 현지 기관의 도움을 받아 마을로 찾아가며 그 생각이 얼마나 순진했는지 깨달았다.

“아이가 사는 곳이 볼리비아 치안타시(市)에서도 차로 두 시간 이상 들어가는 산골이었어요. 가는 데만 1박2일이 걸렸죠. 인솔자가 아이가 다니는 학교부터 가 보자고 해서 여정이 더 길어졌죠.”

박씨를 기다린 건 뜻밖의 환대였다. 마치 대통령이 방문한 듯 카메라 세례가 터졌고, 학예회와 국기 게양 행사까지 이어졌다. 마을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벌어졌다. 동네 어귀엔 현수막이 내걸렸고, 전통 복장을 한 주민들이 악기를 연주했다. 그들은 4800m 고산 지대에서 귀하디 귀한 감자는 물론 양을 통째로 잡아 대접했다.

처음엔 내민 손도 잡지 않던 아이와는 함께 밥을 먹고 손짓 발짓 대화를 나누며 조금씩 친해졌다. 통역을 통해 ‘건강해, 공부 열심히 해’라는 말도 몇 번씩 해 줬다. 불과 반나절 뒤였지만 헤어질 땐 함께 울었다. 입술이 잔뜩 튼 아이가 안쓰러워 박씨는 쓰던 립글로스를 손에 쥐여 주고 왔다.

박씨는 여행에서 돌아온 뒤 사진을 보내 주고 편지도 주고받는다. 아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후원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려 주는 보고서도 두 달에 한 번씩 받는다. 아직 취업 전이라도 ‘원래 나가야 할 돈’이란 생각에 2만원이 아깝지 않다.

“아이가 클 때까지 계속 기부하고 싶어요. 어른이 돼 다시 만나면 정말 뿌듯하지 않겠어요?”

이도은 기자

다들 아는게 있으면 나누세요. ㅋㅋ
by snowall 2008. 11. 7. 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