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중에...

장자가 가난하여 곡식을 빌리러 갔는데, 감하후가 채읍의 세금을 거두길 기다렸다가 세금이 들어오면 도와주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장자는 그에게 이런 얘기를 해 주었다.
내가 이곳에 오다가 바퀴 자국에 붕어 한마리가 있는걸 보았다네. 물고기에 어쩌다 이렇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나는 동해 수족의 신하인데, 지금은 불행히도 이곳에서 곤경에 빠져있네. 자네가 내게 아주 작은 도움을 주어 내 생명을 살릴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나는 물고기에게
"가능하지! 너는 내가 오나라와 월나라 왕에게 가서 장강의 물길을 터 네가 즐겁게 헤엄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을 기다릴 수 있겠나?"
그러자 그 물고기가 버럭 화를 내며
"물고기가 물을 떠나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한 바가지의 물일 뿐이네. 자네가 그렇다면 나를 건어물 가게에 가서 찾아보시게나"
이렇게 말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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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얘기는 무진장 오래된 얘기다.
근데 벌써 운하 얘기가 나온다...-_-

지금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살리기가 아니다. 물론 대운하도 아니다. 성장 후 분배는 그들에게는 전부 개소리고 헛소리다.
당장 하루를 먹고 살 수 있는 한 바가지의 쌀이 필요할 뿐이다.

추가 >
오나라랑 월나라는 매우 사이가 안좋다. 오죽하면 "오월동주"라는 고사성어까지 생겼을까. 쉽게 말하자면, 저 얘기는 일본이랑 북한을 설득해서 경부운하를 파 줄테니 그때까지 기다리라는...
(아니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설득해서 한국에 운하를 파도록 할테니...)

물고기가 왜 화를 냈는지 조금은 이해해 줍시다.
by snowall 2009. 1. 24. 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