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블로그에 적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알레르기를 갖고 있다. 어느 물질이 알레르기 원인물질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갖고 있다. 그런데, 어제 어떤 이유에서인지 매우 심한 알레르기가 시작되어 전신이 가렵고 두드러기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밤새 한숨도 못 자고 아침이 되자 마자 피부과로 달려갔다.

피부과 의사 선생님은 내가 가장 첫 환자였던지, 컴퓨터를 켜고 계셨다. 그리고 환자 관리용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데, 컴퓨터가 너무 느려서 멈춰버렸다. 뭐야...

선생님께서는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컴퓨터를 강제로 껐다가 다시 켰다. 그래도 안된다. 뭐야...

4번 정도 새로 부팅하고 나서, 하드디스크가 비명을 지르며 환자 관리용 프로그램이 제대로 구동되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나의 피부를 진찰하시기 시작했다.

나는 그때 보았다. 컴퓨터 모니터 화면의 우측 하단에 떠 있는 15개 이상의 트레이 아이콘을...-_-;
뭐가 뭐하는건지 아이콘만 봐도 대충 알겠는데, 대부분은 그다지 쓸데도 없으면서 시작 프로그램에 들어가 있고 항상 자동 업데이트를 하기로 되어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그런 프로그램을 실제로 사용하는건 한달에 한번...
트레이에 로딩해서 "빠르게" 실행할 이유가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트레이에 떠 있다. 그런게 10개도 넘게 들어가 있으니 당연히 멈추지...

키보드 스킨과 키보드의 상태를 볼 때 4년 이상 된 PC로 생각되었다.

아무튼, 늑장 부리는 컴퓨터 때문에 나의 가려움증 치료는 30분이나 지체되었고, 나의 고생은 그만큼 더 연장되었다.

사족 : 근데 처방전에는 지르텍이...(당연히 지르텍이겠지만...-_-;)

by snowall 2009. 3. 13.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