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1부에서
$W=\frac{n!}{k_1!k_2!...k_n!}$
라고 했다. W는 대체 무슨 뜻인가? W는, n개의 입자를 N개의 상태에 $(k_1, k_2, k_3, ..., k_N)$개씩 넣어서 채워 넣는 방법의 가지수이다. 모르겠으면 직접 세어 보기를...
그리고 에너지랑 입자의 수가 보존된다고도 했다.

이제, 아주 많은 $(k_1, k_2, k_3, ..., k_N)$의 가능한 경우 중에서, 어떤 것이 W가 가장 큰 경우일지 알아내야 한다. 이걸 알아내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가장 그럴듯하게 있을 법한 경우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호텔에 방이 아주 많이 있다. 1층부터 10층까지 있다고 하자. 여기에 100명의 손님이 왔다. 각 층마다 몇명씩 들어가 있는 것이 자주 발생할까? 가장 자주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자주 발견되지 않을까?
가령, 각 층마다 몇명씩 들어가 있는, 그런 가능한 경우의 수가 모두 100만개라고 하자. 그런데 1억번을 관찰했는데, 1억번중에서 9천만번이 어떤 1개 상태만 관찰되었다면, 바로 그 상태가 가장 자주 발생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부분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통계 역학의 가장 기본이기 때문이다.
주사위가 1개 면은 1이 써있고, 5개 면은 2가 써 있다고 하자. 이 주사위는 많이 던져도 대부분 2가 나올 것이다. 물론 1/6의 확률로 1이 나오겠지만. 아무튼, 전체 가능한 6가지 경우 중에서 2는 5가지 경우를 차지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다. 모든 가능한 W의 경우 중에서, 가장 경우의 수가 많은 상태 배치가 가장 자주 발견되는 경우이고, 실제로 물리 현상에서는 오직 그 경우밖에 관찰되지 않는다. 숫자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W는 너무 크다. W는 진짜로 엄청나게 큰데, n에다가 100000정도의 수를 넣으면, W는 대략 40만 자리수의 수가 된다. 하물며, 실제 세계의 입자 수는 10000000000000000000000개보다 훨씬 많다. 이 경우 W는 5000000000000000000000자리의 수가 된다. 5000000000000000000000도 아니라, 5000000000000000000000개의 숫자를 쓰는 수다. 컴퓨터에 저장해볼 수도 없다. 실제 세계를 표현하려면 그보다 더 큰 숫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W를 직접 계산하는건 어떻게 시도해볼 수도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로그 함수를 사용한다. W가 최대값인 경우는 W의 로그값도 최대가 된다. (의심가면 직접 증명해볼 수도 있다.)

W의 로그값을 최대로 만드는, 그런 상태 배치를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제한조건이다. 그래서 경우의 수를 바꾸지 않으면서 제한조건을 넣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f(k_1, k_2, ..., k_N)=ln(W)+\alpha(n-\sum k_i)+ \beta(E-\sum k_i E_i)$
여기서 $\alpha$하고 $\beta$는 그냥 숫자다. n은 알다시피 전체 입자의 수이고 $k_i$는 i번째 상태에 들어가 있는 입자의 수를 나타낸다. E는 전체 에너지의 크기이고, $E_i$는 i번째 상태에 입자가 들어갔을 때, 그 입자가 갖게 되는 에너지의 크기이다. 잘 생각해 보면, 전체 입자 수에서 각각의 입자 수를 모두 더한 것을 뺐으니 0이 되고, 전체 에너지에서 각각의 상태에 들어간 에너지를 뺐으니 역시 0이 된다. 따라서 어떤 함수 함수 f의 크기는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냥 0을 더했을 뿐이다.

그리고 W를 근사시켜야 한다. 스털링의 멋진 공식을 쓸 차례다.
$ln(n!)=n*ln(n)-n$
물론 정확한 식은 이게 아니지만, 어차피 대충 해도 결과는 맞는다. (그게 바로 통계역학의 신비. 정확히 계산하든 대충 계산하든 답은 같다.)
f에 스털링 공식을 적용하고, 로그 안에있는 숫자의 곱은 로그 바깥으로 빼서 덧셈으로 바꿔줄 수 있다는 성질을 활용하여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f(k_1, k_2, ..., k_N)=n*ln(n)-n-\sum (k_i*ln(k_i)-k_i)+\alpha(n-\sum k_i)+ \beta(E-\sum k_i E_i)$
대충 덧셈끼리 정리해 주면 다음과 같이 변한다.
$f(k_1, k_2, ..., k_N)=n*ln(n)-n+\alpha n+\beta n -\sum (k_i *ln(k_i)-k_i-(\alpha+\beta E_i)k_i)$
좀 복잡하지만 노트에 다시 정리해서 적어두기 바란다.

어쨌거나, 공식은 복잡하지만 우리는 저걸 미분해야 한다. 왜냐하면, 미분해서 0되는 지점이 바로 극대값 또는 극소값이 되기 때문이다. 극대인지 극소인지는 잘 몰라도, 어쨌든 미분하자. 이때, 각각의 상태에 들어간 개수인 $k_i$에 대해서 전부 극대값이 나와야 하므로, 편미분을 써야 한다. 편미분은 특정한 변수 1개만 빼고 나머지는 상수로 취급하는 미분법이다.
$\frac{\partial f}{\partial k_i} = -ln(k_i)-(\alpha+\beta E_i)=0$
갑자기 항이 많이 줄어들었다. 왜냐하면 $k_i$에 대한 미분이므로 n에 관한 항은 전부 상수 처리되어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덧셈도 모두 사라졌다. 왜냐하면 $k_i$에 대한 미분이므로 특정한 항이 아니면 전부 상수 처리되어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제, 문제를 풀면 금방 알 수 있다.
$k_i = exp(-(\alpha+\beta E_i))$
뭔가 보이나?
잠시 편하게 묶어주면 다음과 같다.
$k_i = exp(-\beta(E_i-\mu))$
여기서 $\mu$는 화학적 위치에너지라고 부른다. 잠깐! 화학이 왜 튀어나와?
그건 나도 모른다. 아무튼, 중요한건 과학자들은 그 숫자를 이름붙여서 "화학적 위치에너지(Chemical potential)"이라고 부른다는 거다. 나중에 다른 과학자들과 오해 없이 의사소통하려면 그 단어가 그 개념인 것을 알아 두자. 참고로, 저 항은 입자의 수가 보존된다는 성질에서 나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화학적 위치에너지가 변한다면 입자의 수가 변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저것은, 사실상의 i번째 방에 $k_i$개의 입자가 들어가 있을 확률에 해당한다. 그러려니 하자. $k_i$를 전부 더하면 n이 되어야 하므로
$k_i=n*exp(-\beta E_i)/Z$
라고 쓸 수 있다. 여기서 Chemical potential은 약분당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바란다. 그리고 Z는 1부에서 설명했던 분배함수이고, 다음과 같이 쓴다.
$Z=\sum exp(-\beta E_i)$

만약 상태가 연속적으로 변한다면 덧셈이 아니라 적분으로 바뀌긴 하지만, 그래도 개념이 바뀌는건 없다.

그런데 이게 왜 마법의 분배함수냐고?

그건 3부에서...
by snowall 2009. 3. 21. 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