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게 된 것은 물론 물리학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옛날에 피타고라스는 "만물은 숫자다"라고 주장했다. 그중에서 그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바로 "정수"였다. 우리가 말하는 1,2,3,...과 그 음의 값으로 이루어진 숫자이다.

설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정수에 관하여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들이 손가락 10개 발가락 10개 눈 2개 콧구멍 2개 귀 2개임을 세보고, 커가면서 셈하기를 배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알 수밖에 없다.
물론, 글자를 읽을 정도라면 숫자는 당연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이 글에서 사용하게 될 수학의 수준을 이야기하면, 숫자 읽기, 더하기와 곱하기를 비롯한 사칙연산, 여기에 삼각형과 직각삼각형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이 필요하다.

피타고라스는 자연에서 있을 수 있는 모든 현상은 정수로 표현된다고 했다. 즉, 정수로 표현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예를들어서, 끈의 양쪽 끝을 고정시키고 튕길 때 나타나는 소리(=기타)는 진동하는 끈의 길이가 정수배일 때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고 했다. 예를들어서, 10센치미터의 끈을 묶어서 소리가 나게 한다면, 20센치미터, 30센치미터 등등의 정수 배의 길이가 될 때 가장 아름답게 화음을 이룬다는 것이다.

수천년 후, 17세기에 뉴턴은 빛의 성질에 관하여 연구하고 있었다. (중력과 운동법칙도 연구했지만 빛도 연구했다. 그것도 꽤 자세하게 연구했다)
그는 태양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무지개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고 태양빛을 다른 빛들의 혼합이라고 생각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18세기, 푸리에라는 수학자 겸 물리학자가 열의 전도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는 한쪽 끝의 온도를 높이고 다른 쪽 끝의 온도가 차가운 금속 막대에서 열이 전달되는 것을 연구하고 있었다.
물론, 단순한 열 전도율이야 어떻게든 구한다지만, 실제 그 금속 막대 내부의 온도 분포는 어떻게 알 것인가?
적당한 분석을 통해서 온도 분포를 어떤 다른 기본적인 함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었다. 게다가 열은 소리처럼 파동의 성질을 가지고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시간이 흘러 19세기 말, 물리학은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문제들로 우울했었다. 태양빛은 무지개가 나타나는데 태양에 많이 있다는 수소에서 나오는 빛은 왜 무지개가 나오지 않는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것이 결국 "양자역학"
여기서 물리학자들은 "모든 입자는 파동의 성질을 또한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여 간신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하늘이 푸른 이유, 음악이 아름다운 이유, 파도가 부서지는 이유, 그리고 이 세상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

그것은 이 모든 것들이 파동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실, 정말로 "파동"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그것들이 파동이 아니더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파동이 아닐수도 있다.
그러나, 왜 그런지는 몰라도 파동이라고 해 두고 설명하면 실제 현실과 잘 들어맞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도 할 수 있다.
더군다나, 다른 방법으로 설명하려고 했더니 너무 복잡해 졌다.

이쯤 되면, 왜 물리학자들이 파동에 관하여 연구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파동은 여기저기서 나타나는데, 파동의 성질에 관하여 연구한 후, 그것이 파동의 조건에 들어맞는 것만 확인하면 그것이 어떤 일들을 하고 다닐지 대략 알 수 있는 것이다. 꽤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쉬운 것부터 해보자. 집에 오디오는 한대씩 다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없다면, 윈앰프를 켜자. 아무튼 음악을 듣다보면 스펙트럼 분석기라는 것이 보일 것이다. 윈앰프의 경우에는 음악 들은 시간 밑에 막대그래프 모양으로 표시된다.
이건 무엇일까? 궁금하지 않는가?

여기까지 서론이었다. 지루한 사람도 있겠지만, 아무튼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것인지 짐작했으리라 믿는다. 아니어도 상관은 없지만.

시작은 스피커에서 소리를 내는 것 부터 시작한다. 스피커를 떨게 하는 것은 전기적 신호를 조절하면 된다. 이것은 전자석을 이용해서 간단히 할 수 있다. 아무튼, 스피커에서 소리를 만들어 내면 이 떨림은 공기를 타고 귀에 전해져서 우리가 들을 수 있게 되는데 양쪽에서 똑같은 과정으로 소리를 만들고 다시 받아들인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점이다. 우리의 뇌는 소리를 들을 때 자동적으로 "푸리에 분석"을 하기 때문에 어떤 소리가 있는지 전부 구별해서 들을 수 있다.
(물론 소리의 세기와 높이에 따라 민감한 정도가 다르긴 하지만...)

스피커의 진동판이 앞뒤로 흔들리는 것을 시간에 따른 함수로 표현해 보자. (시간에 따른 함수라는 말은, 소리의 시작 시간을 0으로 잡고 이후 얼마나 지났는지를 말하면 이 함수가 진동판의 위치를 가르쳐 준다는 뜻이다)

뭐, 그냥 f(t)라고 해 두자.
소리가 한 종류만 있을 때는 - 즉 "뚜-------"하는 소리 - f(t)는 매우 단순해서 주기적으로 진동하는 1개의 성분만 있게 된다.
이 경우 스펙트럼 그래프를 보면 소리의 다른 성분은 조용한데 한 부분만 불쑥 솟아 있을 것이다.

소리가 두 종류가 있을 때 - 즉 "뚜우-뚜우-뚜우-"하는 맥놀이 소리 - 는 예상대로 두 부분이 불쑥 솟아 있다.

그럼, 이런저런 종류의 복잡한 소리는 어떤 방식으로 스펙트럼 그래프가 나올까? 이것을 계산하는 방법은 우선 1번, 2번, 3번 ...이런 식으로 모든 종류의 소리에 번호를 붙여놓고, f(t)에서 각각의 성분이 얼마나 있는지 계산한 후 각 번호에 따른 높이를 적으면 된다.

이것을 계산하는 방법은 약간 복잡하기 때문에, 비유적인 방법으로 설명을 해야 한다.

벽의 모서리를 보자. 모서리에서는 3개 방향의 벽이 있다. 어떤 물체를 모서리 근처에 가져다 두고, 여기에 빛을 비추면 그림자가 생긴다. 물체를 적당히 고정해 두고서, 각 모서리를 향해 빛을 비추면 모두 3개의 그림자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 그림자를 이용해서 원래의 물체가 어떻게 생겼는지 추정할 수 있다. 상상이 되는가?
물론, 3개 방향의 정보로는 완벽하지 않다. 3방향 모두에서 "원"의 그림자를 만들지만 "구"가 아닌 입체 도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많은 방향을 조사한다면 이 물체의 정확한 모양을 알아낼 수 있다.

이것을 "사영"이라고 한다. 어딘가에 비춰서 그 모습을 알아본다는 것인데, 소리에 바로 이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이제, 좀 수학적인 내용을 이야기할 것이다. (다음 글에서...)
by snowall 2006. 12. 15. 00:23
  • 램지 2008.07.08 17:38 ADDR EDIT/DEL REPLY

    "우리의 뇌는 소리를 들을 때 자동적으로 "푸리에 분석"을 하기 때문에 어떤 소리가 있는지 전부 구별해서 들을 수 있다." 아 명언입니다. 심리학으로도 표현이 가능한데 용어를 잊었군요.

    • snowall 2008.07.10 00:08 신고 EDIT/DEL

      심리학에도 "스펙트럼"이라는 용어가 나오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