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레이저 실험실에서 일하고 있는 나. 사실 태양의 밝기보다 100만배 정도 밝은 레이저와 함께 하고 있다. 그런 실험실에서 일하다보면 눈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있는 실험실에서 쓰는 보안경은 800nm 파장 대역의 적외선과 532nm 파장 대역의 녹색 빛을 차단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보안경을 쓰고도 레이저를 직사로 맞으면 망막이 타버리기 때문에 절대로 조심해야겠지만, 그런 미친짓은 할 일이 없다. 보안경은 레이저가 어딘가에 반사되어서 튄 빛이 눈에 들어왔을 때,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수준의 강력한 빛을 눈이 아프긴 하지만 그럭저럭 시력은 보존되는 수준의 빛으로 약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 레이저 빛을 그냥 바라봐도 멀쩡할 정도의 흡수도를 갖는다면, 그건 그냥 불투명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http://www.roithner-laser.com/SafetyGoggles.htm
여기에 가보면 다양한 디자인의 보안경이 나와 있다.

그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이렇게 생긴 녀석이다.
근데, 사실 난 이 디자인을 봤을때
여기 나온 거랑 디자인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반짝이 빼면 똑같지 않은가?
(위의 사진은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의 뮤직비디오에서 한컷 꺼내왔다.)

http://safeis.com/shop/mart5/mall.php3?cat=003006004&copen=
이런데 가 보면 꽤 비싸다는 걸 알 수 있다. 대략 명품 선글라스의 가격과 비슷하다.

돈이 없어서 보안경을 못산다는 말이 사실이다. 이게 그냥 보안경이라 그렇지, 자기 돈으로 직접 구입한 40만원짜리 선글라스였으면 그냥 굴러다니게 뒀을까? (나라면 그냥 굴러다니게 뒀을지도...-_-)

이번에 20만원짜리 여러개를 사려고 하다가, 레이저를 막는데 그다지 쓸모가 없을 것 같아서 70만원짜리 한개를 구입한다고 한다. 물론 20만원짜리도 괜찮은 보안경이지만, 이 실험실의 레이저는 일반 실험실에 있는 것보다 백만배 이상 강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어쨌든, 이런 실험실에서는, 뭐하는지 모르겠으면 눈 감고, 고개 숙이고, 벽보고 다녀야 한다. 안그러면 자기 손해.

by snowall 2009. 4. 28. 1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