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있었던 일이다.

이모네가 이사를 하셨다길래, 서울 올라온 김에 인사 드리려고 찾아갔다.
"숲속마을 6단지"로 오면 된다고 하셔서, 자동차에 네비게이션에 "숲속마을"을 입력하고 출발했다.

대략 10여분 후, 네비게이션에서는 "목적지에 도착하였다"라는 멘트가 흐르는데, 나는 숲속에 있었다.
여긴 어딘가...도대체...

흐르는 식은땀을 뒤로 하고, 네비게이션에서 다시한번 검색해 보았다. 숲속마을 6단지는 세 페이지 아래에 숨어 있었다. 차를 돌려서 간신히 도착할 수 있었다.

지난번에 경기도의 광주시청으로 갈 뻔한 사건 이래, 최대의 낚시 사건이라고 생각을 했다.

이모네 댁에 가서 인사를 드리고, 담소를 나눈 후, 집으로 가려는데 친구가 만나자고 연락을 했다. 그때 시간 밤 11시.
그래서, 난 친구네 동네인 "하늘마을 4단지"를 입력한 후 출발했다. 나는 학습 능력이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바로 1시간 전에 네비게이션에 당한 것을 생각하며, 4단지까지 확실하게 입력한 후,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서 갔다. 그런데 길이 왜 갈수록 좁아지나.

난 네비게이션이 시키는 대로 좌회전과 우회전을 하면서 쭉 갔다. 오른쪽에는 개울이 흐르고 제방이 쌓여 있어서 떨어지면 4미터 정도는 떨어질 듯한 곳이고, 왼쪽에는 밭을 일구고 있는지 1미터 정도 높이로 흙이 쌓여 있었다. 그리고 차로의 폭은 자동차 1대가 지나갈 수 있는 폭이다. "이러다가 길 막히면 골때리겠는데?"라고 생각하고나서 5초 정도 지난 후에, 정말 골때리는 상황이 나타났다.

길이 없다.

이번엔 식은땀이 아니라 눈물이 날 뻔 했다.

무슨 공사를 하는데, 땅을 파놔서 그대로 직진하면 풍덩 빠지는 것이다.

차를 돌려서 나가고 싶은데, 말했듯이 돌릴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별 수 없이 후진으로 그 길을 빠져나와야 했다. 거의 300미터 정도는 후진으로 진행한 것 같다. 만약 뒤에서 차가 오고 있었다면 울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한밤중에 후진으로 300미터를 가는데, 실수하면 그대로 개울로 빠져 버리는 상황. 죽을리야 없겠지만 차는 폐차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10분만에 갈 수 있는 길을 40분이나 걸려서 도착하게 되었다.
아아...삽질...
by snowall 2009. 5. 4. 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