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열을 공부하다보면 수열의 합(Series, 급수)을 공부하게 된다.
수열은 세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등차수열, 등비수열, 그 외의 기타등등이 있다. (놀랍게도, 모든 수열은 이렇게 세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_-; 증명은 생략.)

그중, 등비수열의 합은 멱급수(Power Series)라고 부른다. 힘쎈 놈들을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의. Power를 왜 "멱"이라고 번역하는지는 도저히 모르겠다.

아무튼 등비수열이라는 것은 어떤 특정한 수(첫번째 항)에서 시작해서, 계속 똑같은 수를 곱해서 만든 수열이다. 가령
1, 2, 4, 8, 16, 32...
이런 수열은 1에서 시작해서, 2를 계속 곱하면 만들 수 있다. (물론 다른 방법으로도 여섯번째 항 까지 일치하는 수열은 만들 수 있지만, 뭐 그런얘기를 하자는건 아니니까...)

등비수열은 흥미로운 성질이 있다. 위의 수열을 보면, 32는 그 앞에 있던 모든 항들의 합보다 1이 크다. 16도 그렇다. 16보다 작은 항들의 합보다 1이 크다. 2를 계속 곱해서 얻어지는 수는 항상 그 항까지 다 더한 수에 1을 더하면 된다. 일반적인 등비수열의 합을 알아내는 공식은 유명하니까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잔머리를 조금만 굴리면 당신도 증명할 수 있다.
(이미 증명할 줄 아는 사람은 패스.)

앞에서 등비수열의 합을 Power Series라고 불렀는데, 일반적으로 Power Series는 등비수열의 합뿐만 아니라, 어떤 특정한 수 x를 두고서 x의 제곱수들의 1차결합으로 표현되는 것들을 말한다. 여기서 1차 결합이란, x의 제곱수들이 여러개 있을 때, n제곱수들은 어떤 특정한 계수인 C(n)을 갖고, $C(n)x^n$으로 표현되는 항을 모두 더한 것을 뜻한다. 즉, 어떤 수를 곱하고(이 수는 x에 대해서는 변하지 않는다. x가 크던 작던 아무튼 정해진 상수다.) 그런것들을 더하면 1차 결합이다.

그런데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C(n)은 또한 수열이라는 점이다. 수열이 나올 때는 언제나 수렴성을 찾아봐야 한다. 왜냐하면 이 수열이 언제 어디서 쓰이는 수열이 될지 모르는데, 어쨌든 수렴할지 발산할지를 알아야 대충 몇번째까지 계산하면 다들 그 근처에 있겠구나 하든가, 또는 발산한다면 계산 자체를 포기하든가 할 테니까 말이다.

어쨌든 C(n)은 원래는 Power Series에서 나온 애들이므로 Power Series가 수렴하든지 해야 할 것이다. x에 1을 넣어보자. 그럼 Power Series는 이제 평범한 수열의 합이 된다. 이 합을 수열의 끝까지 더해보자. (무한급수를 계산한다는 뜻이다.) 수렴할까? 그거야 C(n)의 모든 합이 원래 수렴했으면 수렴할 것이고, 아니면 마는 것이겠다. 당연하다. 만약 x에 0을 넣어보자. 그럼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 C(n)의 합은 C(0)으로 수렴한다. 확실하게 수렴할 것이다. 물론 이건 간단하므로 증명하지는 않겠다. 자, 이제 뭔가 깨달음이 와야 한다. x에다가 0을 넣을 때는 수렴한다. 0이 아닌 어떤 숫자를 넣으면 수렴할 수도 있고 수렴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x에다가 아주 큰 수를 넣는다면? 어마어마하게 큰 수를 넣게 되면 아마 발산하지 않을까? C(n)이 아무리 작다고 해도, x의 지수는 계속해서 커지기 때문에 언젠가는 발산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을까?

Power series를 만드는 x에다가 어떤 수를 넣었을 때, 그 수열이 수렴하는지 수렴하지 않는지는 전적으로 C(n)에 달려있다. 만약 C(n)이 모든 n에 대해서 0이라면 당연히 Power Series는 모든 x에 대해서 전부 수렴한다. 이것 또한 증명하지 않는다. 우리가 알아내야 하는 것은 수렴과 발산 사이의 경계이다. 분명히, x가 0일때는 수렴하고 엄청나게 큰 수일때는 발산할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경계를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아니, 그 이전에, 그런 경계가 존재하긴 하는걸까?

뭐, 이건 C(n)이 어떤 수열인지만 알 수 있으면 그 경계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급수의 수렴성에 대한 제곱근 검사를 하면 된다.
정확히, C(n)의 Limit Supremum의 역수가 바로 그 경계지점이 된다. x의 절대값이 그보다 작으면 급수는 수렴하고, 절대값이 더 크다면 급수는 발산한다. 만약 x의 절대값이 정확히 바로 그 경계지점에 걸쳐 있다면, 그땐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때 그때 다르다.

원래는 이 증명을 실으려고 했지만, W. Rudin의 Principles of Mathematical Analysis (3rd Edition)의 69쪽에 딱 2줄짜리 증명이 있어서 흥미가 떨어져 버렸다. 그 증명이 왜 맞는지 설명하려면, 반대로 그 책의 첫 페이지부터 그 부분까지 전부 강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힘들다.

아무튼. 중요한건, 수렴과 발산의 경계점이 있어서 그보다 멀리 있으면 발산하고 가까우면 수렴한다는 것이다.
by snowall 2009. 6. 22. 23:37
  • Lex 2009.06.26 19:32 ADDR EDIT/DEL REPLY

    번역하면 '수렴 반경'이군요.

    이게 무슨 이유로 어디에 쓰이는지 도무지 갈피를 못잡았었는데, 3번 읽고 난 후, 지금 공부하는 책의 IIR(Infinte Impulse Response) 부분을 보고 나니까, 대충 갈피가 잡힙니다. ^^;
    뭔가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설계 과정에서 수렴하는지 발산하는지 모르고 만들었다가, 발산해버리면 쓸모 없는 시스템이 될 수도 있으니,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수행하는 검사라는 정도.ㅋㅋㅋㅋ

    "자, 이제 뭔가 깨달음이 와야 한다."

    이 부분에서 나도 모르게 섬짓했습니다. ㅋㅋㅋ

    • snowall 2009.06.27 00:20 신고 EDIT/DEL

      뭘 만드시는지 모르겠지만, 물리적인 계에서는 무한대는 쓸모가 없죠.

  • Mr.kkom 2009.06.28 16:41 ADDR EDIT/DEL REPLY

    모르고 쓰고만 있었는데, 그런 것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

    • snowall 2009.06.29 03:24 신고 EDIT/DEL

      뭐...저는 쓸 일도 거의 없어서...-_-;;;

  • 산업화 2009.08.06 11:27 ADDR EDIT/DEL REPLY

    잘 읽었습니다;;

    멱이라고 쓰는 이유는 중국어로 '멱'의 발음이 'power'랑 비슷하기 때문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그 발음이 '빠오'였을 것입니다. ㅋㅋ

    출처: 저희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