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분량을 몰아서 쓴다.

실험에 사용하는 비싼 CCD가 있다. 1개에 100만원정도 한다. 환율이 오르면 가격이 더 올라간다고 한다. 더군다나, 이건 발주 후 납기가 2~3개월정도 걸리기 때문에 돈을 주고도 구하기 힘든 것이다. 이 CCD의 촛점을 맞추고 배율을 측정한 후 실험용 챔버 안에 넣는 것이 나의 임무였는데...
이놈이 작동을 안한다. 어디가 문제가 발생했는지 찾기 위해서 이것저것 해보다가, CCD를 제어하는 보드가 고장난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렸다. 이 CCD는 비싸기 때문에 별도의 보드를 이용해서 제어한다. 영상을 찍는것도 별도의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스팀팩이라 부르는 "정품 하드락 USB 키"를 먹여줬는데도 안된다. 그래서 CCD를 멀쩡히 돌아가는 다른 보드에 꽂아보았더니 정상작동한다. 보드의 문제였다. 보드를 갈아치웠더니 잘 된다.

이제 CCD의 보정을 마치고 챔버 안에 넣었다. 근데 다시 안된다. 보드에 다른 CCD를 연결해서 체크해 봤는데 잘 된다. CCD를 다른 보드에 연결해 보았더니 역시 잘 된다. 그렇다면 연결하는 선의 문제일 것이다. 선을 뽑아서 하나씩 체크해 봤는데 문제는 없었다. 최종적으로 우리의 결론은 피드스루의 문제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피드스루의 연결을 체크해 보았더니 역시나...

이 CCD는 별종이라서 그런지 보드와의 연결에 랜선을 쓴다. 랜선은 RJ-45라고 부르는 선이다. 당연하겠지만, RJ-45 선에는 8개의 선이 있는데, 각 1번부터 8번까지 번호가 붙어 있다. 피드스루는 챔버의 안과 밖을 연결해주는 놈이니까 당연히 1번은 1번으로, 8번은 8번으로 넣어줘야 하는데 1번이 8번으로, 8번이 1번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었다. 아...
하지만 피드스루를 고쳐올 시간은 없다. 그것도 10만원인가 하는데다가, 주문하면 두어달 걸린다. 결국 랜선을 끊어서 1번부터 8번을 역순으로 꽂아서 해결했다.

별게 다 말썽이다.

며칠분량을 몰아서 쓰려고 했는데 하나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어쩌지...
by snowall 2009. 7. 16. 2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