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름 VB 개발자다. 왜냐하면 VB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자로서 가장 힘든 점이 몇가지 있다.

1.개발하는 중간에 계속해서 추가되는 기능들
원래 처음에 설명을 들을 때는 파일을 처리하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파일을 처리하는 것만 생각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중간에 오실로스코프랑 직접 연결되어서 처리해야 한다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2.필드/베타 테스트 없이 바로 실전투입
레이저 실험이랑 연계되어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라 이 프로그램이 실제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진짜로 레이저를 쏴서 진짜로 실험을 해야 이 프로그램이 작동한다. 하지만 레이저 쏘는게 쉬운일이 아니라 나 빼고 10명에서 20명의 박사 및 엔지니어들이 삽질을 해야 하기 때문에 테스트는 꿈도 못꾼다. 첫 실험에서 오작동하면 정말 난감한데, 난 테스트해볼 자원이 거의 없다. 그저께 얻어온 좀 작은 오실로스코프(얘도 500만원인가 천만원인가 한댄다. 실제 실험에 쓰는 놈은 4배정도 비싸다.)하고 파형 발생기를 이용해서 뭔가 해야만 한다.
이 프로그램은 작동해야만 하고, 작동해야만 할 것이다.

3.촉박한 시간
난 프로그램 개발만 하는게 아니라 실험실 세팅과 실험용 샘플 제작까지 같이 했다. 그것도 시간이 모자라서 하루에 5시간정도 야근을 해서 어제 완료했다. 근데 실험 시작은 바로 다음주 월요일이다. 나에게 주어진 남은 시간은 약 40시간...
예전에 만들어둔 코드가 있으니까 완전히 밑바닥에서 시작하는건 아니지만, 이미 두번 밑바닥에서 시작했다. 정말 골치아픈 노릇이다.

원래 전산은 그냥 취미였는데, 어쩌다보니 업무로 하게 되었다. 언젠가 미래에 Visual Basic에서 손을 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추가
4.데모의 법칙
데모를 하면 안보이던 오류가 드러난다. -_-;
그리고 필요한 기능이 추가되고 몇몇 기능이 변경되었다. 아...아아.

또 추가.
5.멀티 포지션
생각해보니까 난 이 프로그램을 기획도 하고 설계도 하고 개발도 하고 테스트도 하고 디버그도 하고 사용도 한다.
혼자서 다해먹네...
by snowall 2009. 7. 25. 0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