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 f(x) = x^(1/4)를 x=0근방에서 테일러 전개하시오.

풀이.
테일러의 정리 : http://en.wikipedia.org/wiki/Taylor%27s_theorem

그렇다 치고.

0차 미분 : x=0대입하면 f(0)=0
1차 미분 : x의 n제곱 형태니까, 1/4를 아래로 내리고 1/4-1=-3/4를 새로운 지수로 쓰고, x=0을 대입하면 계산 안됨.
2차 미분 : 1/4*(-3/4)를 아래로 내리고 -3/4-1 = -7/4를 새로운 지수로 쓰고, x=0을 대입하면 역시 계산 안됨.

...이런식으로는 아무리 해봐야 계산이 안된다.

왜그럴까?
일단 계산 자체가 틀렸는데, 주어진 함수 f(x)는 0 근방에서 미분이 불가능하다. x<0인 영역에서 함수값이 정의되지 않기 때문에 극한을 취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x=0에서 미분값이 존재하려면 일단 f(x)가 0에서 연속이어야 한다. (f(x)가 x=0에서 연속이 아니면 미분이 불가능하다. 즉, 일단 미분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연속이기라도 해야 뭔가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뜻.)

그럼, 어쩌지?

살짝 평행이동해서, x를 x+a로 바꿔놓고 생각해 보자. 이것은 그래프를 a만큼 왼쪽으로 옮긴 것에 해당한다. 좌표축은 그대로 놔두고.

0차 미분 : x=0대입하면 a^(1/4)
1차 미분 : x+a의 n제곱 형태니까, 적당히 잘 쓰면 (1/4)*a^(-3/4)
2차 미분 : 마찬가지로, (-3/16)*a^(-7/4)
뭐, 이렇게 잘 미분해서 대입하면 된다. 테일러 전개에다가 각 항의 차수에 따라 n!으로 나눠주기만 하면 되니까 이대로 가는건 별 문제는 없는데...
문제는 a다. 테일러 전개를 가장 기가막히게 하려면, a를 작게 선택해야 하는데 a가 작아짐에 따라 계수가 무한대로 발산해 버린다.

처음에 a가 0으로 대입된 상태에서 시작한 경우, 즉 x^(1/4)를 그대로 테일러 전개했을 때는 불능밖에 안나왔다. 하지만 x+a로 만들어 놓고 전개했더니 이상한 놈이 나와 버렸다.

차이점?
a=0 대입 -> 전개 -> 결과값=0
전개 -> a=0으로 극한 -> 결과값=무한대
여기서, a=0대입은 사실은 a=0으로 극한을 보낸 것과 마찬가지다. 즉, 전개하는 것과 극한을 보낸 것 사이의 순서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것은, 순전히 주어진 함수 f(x)가 x=0에서 연속이 아니기 때문에, 테일러 전개 자체가 완전히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럼, 아예 안되는 건가?
이런 때를 대비해서, 복소수 해석학이라는 것이 있다. 실수에서 안되는 건 복소수로 넘기면 뭔가 된다. 해보자. 아자.
x를 복소수라고 하자. 복소수의 변수는 일반적으로 z라고 쓰니까, f(z) = z^(1/4)라고 하자.
모든 복소수는 그 크기 |z|=r과 위상각t로 표현할 수 있다. 즉 z=r*exp(i*t)로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i는 제곱하면 -1이 되는 허수 단위이다.

f(z)는 따라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f(z) = r^(1/4) * exp(i*t/4)
이제 미분을 어떻게 할까? 일단 t방향(돌아가는 방향)으로 미분하는건 뭐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지수함수니까 한두번을 하든 백만번을 하든 얼마든지 미분이 된다. 문제는 r방향이다. (반지름 방향)

저건 여전히 원래의 f(x)를 미분하는 문제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r은 양의 실수로만 정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x=0인 근방에서 미분을 하는 문제는 결국 복소수로 가더라도 어쩔 수 없다.

즉, 아예 안된다.

왜 안되지?

테일러 정리의 정확한 표현을 보면 다음과 같다.
If n ≥ 0 is an integer and ƒ is a function which is n times continuously differentiable on the closed interval [a, x] and n + 1 times differentiable on the open interval (a, x), then
n이 0보다 큰 정수이고, f가 함수인데, 닫힌 구간인 [a,x]에서 n번 계속해서 미분 가능하고, 열린 구간 (a,x)에서 n+1번 미분 가능하다면...

즉, 이 문제에 주어진 f(x)는 열린 구간 (0, x)에서는 얼마든지 미분할 수 있지만 닫힌 구간 [0,x]에서는 한번도 미분이 불가능하다. 애초에 테일러 정리를 쓰면 안된다는 뜻이다!

음...일단 여기서 멈춤.

*꼼지락 님의 댓글을 참고하여 일부 수정함.
by snowall 2009. 8. 5. 16:26
  • 꼼지락 2009.08.05 21:29 ADDR EDIT/DEL REPLY

    처음에 a=0을 대입하고 계산 할 때에, 1차 이상의 미분에서 0의 지수가 음수이기 때문에 무한대가 나옵니다.

    • snowall 2009.08.06 02:34 신고 EDIT/DEL

      아. 그렇군요.
      정확히는, "대입"한 경우에는 무한대가 아니라 "계산 불능"이 되겠네요. 무한대는 a->0으로 가는 극한을 취했을 때 나옵니다.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Lex 2009.08.06 09:56 ADDR EDIT/DEL REPLY

    훔..
    수학공식만을 가르치고, 또 그걸 당연하듯 배운 그 시절이 요즘 들어 너무나도 아깝게 느껴지네요..ㅡㅡ;

    일을 시작하면서 대학수학을 다시 제대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지가 3년이 넘어가는데, 실행에 옮기질 않고 있습니다. 일단 목표는 선형대수->통계학->수치해석 인데 말이죠.^^ㅋ

    • snowall 2009.08.06 10:02 신고 EDIT/DEL

      선형대수학만 잘해도 공학적 응용에는 대부분 활용 가능하죠. ㅋㅋ
      같이 공부할 친구를 하나 구하셔서, 밥내기로 하고 연습문제 풀기를 도전해 보세요.

  • Lex 2009.08.06 11:08 ADDR EDIT/DEL REPLY

    좋은방법이긴 한데, 유감스럽게도 같이 공부할 친구를 구하는게 가장 큰 난관이네요.^^;;

    짧은 회사 생활에서 느낀건, 여기저기 만연한 매너리즘 뿐, 공부에 대한 열정들이 너무 없다는겁니다.
    "일하기 바쁜데, 무슨 놈의 공부?!"라는 식의 멘트 뿐......ㅡㅡㅋ(아마도 일에 대한 열정은 있나봅니다.ㅋ)
    게다가, 의외로 이쪽 분야 사람들이 수학을 기피한다는겁니다.(저 역시 기피해서 왔습니다만..^^ㅋ)
    전에도 한 후배한테 같이 공부할 생각이 없는지 운을 띄어봤는데, 역시나 일하기 바쁘답니다.ㅋ

    '선형대수와 군'이라는 교재가 좋다길래 그걸 가지고 독학할 생각을 했는데,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밥내기로 공부하는게 효율적이긴 할거 같습니다.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