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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이이익!!!

인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자마자 그의 머리 위를 무언가가 빠르게 스치고 지나갔다.

!

켁켁!”

콜록! 뭐야!”

교실 안에 가득히 먼지가 피어올라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쨍그랑!

창문이 깨지는 소리가 나면서

꺄아악!”

갑자기 학생들 중 한명이 비명을 질렀다. 아마 여학생인 듯 싶다.

이거 놔!”

누군가 붙잡힌 모양이다. 그 와중에, 아레스 또한 먼지를 먹고 켁켁대는데

으허헉!”

콰당!

먼지를 피해서 교실 밖으로 나가려다가 무언가에 걸려서 넘어져 버렸다. 그 무언가를 아레스가 붙잡아 보니 누군가의 바짓자락이었다.

?”

이자식이! 이거 놓지 못해?”

퍼억.

아레스의 머리를 그 누군가가 발로 차 버리고 떼어내려고 했지만 아레스는 본능적으로 그 바짓자락을 끝까지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거 놔!”

퍽퍽퍽.

젠장... 레비테이션!”

휘이이익...

그 누군가는 비행마법을 사용하여 창문을 다시 뚫고 나갔다.

으아아아악!”

아직 12살밖에 안된 아레스는 창문 밖에서 자신이 공중에 붕 떠 버리자 있는 힘껏 손에 쥔 바짓자락을 붙잡았다.

뭐야 이놈은!”

퍼억...!

그 누군가의 강한 발길질에 아직 비행 마법을 배우지 못한 아레스는 바로 땅으로 떨어져 버렸지만 그다지 높이가 높지 않아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으으...”

아레스가 추락하면서 기절할 정도는 아니지만 기절할 것 같은 고통에 몸부림 치고 신음하는 사이에, 먼지가 차츰 가라앉고 상황이 정리되어 갔다.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몇명 쓰러져 있고, 아레스 옆자리에 앉아 있던 친구는 뒤편 벽으로 날아가서 나뒹굴고 있었다. 더욱이 책상 몇개가 부서져 있고, 창문은 두짝이 깨져 있었다. 결정적으로 누군가 없어진 것 같다.

...공주님이 없어졌다!”

반에서 첫 담임을 맡아서 학생들을 인사시키고 있던, 아레스가 있는 반의 담임선생님인 토시 선생이 그렇게 외치는 소리를 듣고 학생들은 그제서야 없어진 사람이 공주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마법학교에 공주가 입학했다는 것도 일이지만 입학하자마자 누군가 납치되었는데 그게 하필 공주라는 사실은 어린 학생들이지만 뭔가 굉장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데 충분하였다.

누구 공주님 본 사람 없어?”

담임 선생님이 그렇게 물어보더라도 있을리가 없다. 다들 전국 각 지역에서 올라온 아이들로 이루어진 반인데 공주는 커녕 공주 그림자도 본 적이 없을 아이들이다. 같은 반에 있던 친구 중에서 자기소개를 성공적으로 한 사람이라고는 아레스밖에 없고, 따라서 공주가 누군지 얼굴도 이름도 전혀 모른다.

무슨 일인가!”

다른 반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던 선생님들과 교장선생님이 달려왔다.

저기...그게, 갑자기 누군가 들어와서 공주님을...”

뭣이! 자넨 뭐하고 있었나!!”

먼지가 자욱한 사이에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그리고 이 건물은 원래 문을 통하지 않고서는 들어올 수 없는 공간인데 어떻게 창문을 깨고 들어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임마 아무리 그래도 너가 막았어야지!”

...죄송합니다

필요 없어!”

사실 교실에서 없어진 사람은 아레스도 있었다. 다만 공주가 없어졌다는 사실에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범인의 바짓자락을 붙들고 끌려서 날아가다가 창밖으로 추락한 아레스에 대해서는 다들 별다른 관심이 없었을 뿐이다.

 

공주가 마법학교에서 누군가에게 납치된 사건은 쿠데타에 가까운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취급되었지만,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왕국은 지금 공주 한명 외에는 후계자가 없는 상황이라 만약 공주가 없는 상황에서 왕이 유명을 달리하는 경우 나라가 국정 공백에 빠져 버린다. 공주가 없어졌다는 사실이 국민들에게 퍼져나가면 그날로 엄청난 혼란이 찾아올 것이 뻔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것은 그 교실에 있었던 사람들과 범인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함구령이 내려졌다. 그리고 그날 아레스는 학교 내부의 치료소에 가서 아픈 몸이 다 낫기도 전에 거의 일주일 동안 수업도 못 듣고 왕궁에서 파견되어 납치범의 인상착의를 물어보러 오는 조사반원들의 질문에 대답하느라 고생해야만 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이 아레스로부터 알아낸 것은 아레스가 그 사람들이 누군지 보지도 못했다는 것 뿐이다.

 

일주일 후 돌아온 아레스에게 돌아온 것은 어색함이었다.

저기...”

뭐야?”

난 아레스라고 하는데...”

그건 알아

그리고 그 뒤에 알듯 모를듯 들려오는 키득거리는 소리들이 있었다.

어디까지 배웠어?”

글쎄. 선생님한테 물어봐. 곧 마법 수업 시작하잖아

...알았어

다른 친구들끼리는 모두 친하게 지내는 것 같은데, 일주일 늦게 들어온 아레스에게는 처음 만났을 때의 어색함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지금 곧 시작하는 아레스로서는 첫 수업인 셈인데, 다들 일주일동안 뭘 배웠는지 모르겠는 내용이 가득히 적혀 있는 공책을 꺼내서 선생님이 칠판에 적는 마법의 원리를 받아적고 있었다.

다들 지난주에 배웠겠지만, 마법은 마력을 사용해서 너희들의 뜻을 세계에 구현하는 것이다. 혹시, 이중에 지난 수업시간 이후로 마력을 느껴본 사람 있나? 있으면 손 한번 들어볼까?”

아레스를 제외한 나머지 20여명의 학생들이 모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 아레스 넌 지난주에 빠졌으니 잘 모를 것이고. 그럼 나머지는 가장 간단한 마력의 운용을 설명해 주겠다. 우선은 안전하게 빛을 만들어 봐라. 빛의 속성에 대해서는 다들 잘 알고 있지? , . 아레스, 넌 수업 끝나고 남아라. 가르쳐 줄테니까

...내용인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것들을 무작정 공책에 옮겨적고, 다른 애들이 손에서 빛을 번쩍거리고 있을 때 아레스는 뻘쭘함에 잠들 수도 없는 상황 속에서 그의 첫 수업을 경험하고 있었다.


by snowall 2011. 1. 25. 2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