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방명록에 질문을 올렸다. 다음과 같은 문제를...

무한히 넓은 평판이 면에 수직인 방향으로 걸린 자기장에 놓여있다. 자기장의 세기는 대충 $H_0$라고 하자.

평판의 두께가 d라면, 자기장의 세기는?

이 문제는 쉽다. -_-;

원래는 자기장은 홀극이란 없으므로 스칼라 포텐셜이 없지만, 자기장의 발산이 0인 경우에, 즉 안에서 자기장을 뒤흔드는 놈이 없으면 스칼라 포텐셜 같은걸 가정해서 풀어도 된다. 즉, 라플라스 방정식으로 풀어도 된다.

z축 방향으로 놓여있다고 하면, 사실 무한히 넓기 때문에 x, y방향으로는 상수함수라고 해도 된다. 그럼 z축방향으로만의 라플라스 방정식이라는 것은 그냥 "2번 미분해서 0되는 함수"를 찾는 방정식이 되고, 이건 암산으로도 계산할 수 있다. f(z)=az+b 이다. a랑 b만 정하면, 이런 종류의 f(z)는 2번 z로 미분하면 무조건 0이 되고, 이런 함수밖에 없다. 이 형태 이외의 다른 어떠한 함수도 2번 미분해서 0이 되는 것은 없다.

a랑 b를 정하면 되는데, 원점을 평판의 가운데에 있다고 치고, 이 함수는 연속함수가 되어야 하니까, 평판 안에서를 f(z)라고 하고, 평판 바깥에서를 g(z)라고 하면
f(z)=az+b
g(z)=cz+e
처럼 쓸 수가 있다.

f(d/2)=g(d/2) 라고 하면,
ad/2+b=cd/2+e를 만족해야 한다.
근데 a, b, c, e가 뭔지를 알아야...

자기장에 대한 경계조건은, 경계면의 수직에 대해서는 B성분이 같아야 하고, 수평방향에 대해서는 H성분이 같아야 한다. 근데 이 경우 H의 수평성분은 그냥 0이다. 대칭성 때문이므로 무조건 OK
B성분은 f랑 g를 미분하면 되는데, 사실 원래 라플라스 방정식이 H에 대한 발산이 0인 경우였으니까 이걸 미분한 값은 B가 아니라 H다. 따라서 각 영역에서의 투자율 $\mu$를 잘 곱해줘야 한다. 대충 평판 바깥은 진공이라고 해 놓고 진공의 투자율을 $\mu_0$라고 하자. 그럼
평판 밖에서는 B는 $-\mu_0 a$이고 평판 안에서는 $-\mu c$이므로
$c=\frac{\mu_0}{\mu}a$
이렇게 된다.

근데, 평판 바깥에 걸린 자기장이 H라고 했는데, $B=\mu_0 H = \mu_0 H_0$ 가 성립해야 한다. 따라서 $a=-H_0$ 가 된다. 그럼 c도 구할 수 있다.
$c=-\frac{\mu_0}{\mu}H_0$
원래 구하고 싶었던건 평판 안에서의 H니까, f(z)에 대입하고 미분하고 -를 곱해주면
$H=\frac{\mu_0}{\mu}H_0$

...

뭐 이래(?) 라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 이건 원래 쉬운문제다. -_-;
잔뜩 기대를 심어주었던 b와 e는 왜 안구하냐는 표정이 눈에 보이는데, 어차피 우리가 바라던건 자기장이고, 자기장은 원래 포텐셜을 미분한 것이었고, 상수항은 미분하면 원래 없어지니까 굳이 맞춰줄 필요가 없다. 적당히 대충 알아서 포텐셜이 연속이 되도록 잘 맞겠지 뭐. 굳이 넣고 싶으면 100만이든 1억이든 아무 숫자나 넣어도 답이 된다.

그 다음, 평판이 원래 M만큼 자화가 되어 있는 자석이라고 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M은 H랑 마찬가지로 +z방향이라고 치자.

이것도 비슷한 방법으로 풀 수 있는데, B가 H에 직접 비례하는게 아니라 M에 의한 효과가 추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된다.

사실 답은...
산수가 잘 되면 암산으로도 할 수 있는데 $B=\mu H = \mu_0 (H+M)$이라는 공식을 알고 있으면, 그냥 위에서 나온 경계조건에 잘 엮어서 넣어주면 된다. 자석 내부의 자기장이 H에 따라서 변해요~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텐데, 당연히 변한다. -_-;

평판 안쪽에서는 $B=\mu_0 (H+M)$인데, 평판 바깥쪽에서는 $B=\mu_0 H_0$로 주어진다. 둘은 경계면에서 같아야 하니까 결국 $\mu_0 (H+M) = \mu_0 H_0$가 된다. 여기서 $H$가 얼마인지는 말 안해도 알 것이다.


추가 : 음...근데 맞게 푼것 같은데, 왜 자꾸 틀린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
by snowall 2009. 10. 11. 0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