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론

http://news.hankooki.com/lpage/sports/200910/h2009101510494791970.htm

http://blog.naver.com/blog9?Redirect=Log&logNo=40092007262

2012년에 지구 종말이 온다고 하는데

다 개소리다. 왜냐하면

2012년엔 한국의 18대 대통령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지구는 몰라도 한국은 이 선거에서 종말과 구원이 좌우될 것이다. 지구가 망해도 한국은 살아남을 수 있다.

물론 지구가 구원받아도 한국은 망할지도 모른다. 난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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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론은 숫자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허상이다. 이전에 1999년 종말론 때에도 그랬지만, 2000년이 되면 심판의 날이 오고 세상이 망한다거나, 컴퓨터가 갖고 있는 본질적인(?) 오류때문에 전세계 전산망이 마비가 된다거나(밀레니엄 버그) 등등.

예언은 참고사항일 뿐이다. 인류의 모든 일이 과거에 유명했던 어떤 멋진 사람의 예언대로만 이루어진다면, 그냥 노스트라다무스가 "인류는 행복할 것이다"라고 예언했다면 얼마나 우리는 행복했을까? 기독교 경전에 요한계시록에 "인류는 지상에서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면 얼마나 행복할 수 있었을까?

종말론의 유행은 지금의 시대가 얼마나 망국의 징조를 보이는가를 대변한다. 사람들이 차라리 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종말론으로 드러난다.

지구나 인류 전체의 운명 이런건 인간이 어떻게 한다고 해서 변하는게 아니다. 치명적인 질병이 유행하여 인류가 멸종한다고 해도 그건 그냥 지구에서 있었던 어떤 종의 멸종과 다를게 없다. 지금도 매년 엄청난 종류의 생물종들이 사라지고 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61295.html
인간의 활동에 의해서 그 멸종이 더 가속화된다는 시각도 있다. 물론 나는 그 의견에 찬성한다. 하지만 인간의 활동이 그런 시각을 지지하고, 또한 반성하여 보호하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멸종되는 생물을 줄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생물종 보호는 인류가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과 별개로, 이에 대해 크게 기대는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1999년 종말론 때에도 참 우습게 보였던 것은, 도대체 1999라는 숫자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도저히 찾아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1999란 수는 알다시피 예수의 탄생을 기준으로 한 연호 표기법에 의한 수이다. 예수가 1년 늦게 태어났으면 그 시기는 1년 늦춰졌을 것이다. 만약 아예 태어나지 않았다면 1999년은 오지 않았을 것이고, 종말은 없다. 그럼 예수야말로 지구 종말의 원인이거나, 최소한 인과관계의 한 축을 담당할 지도 모르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마야 종말론 역시 고대 문명에 대한 말도 안되는 기대가 만든 소설일 뿐이다.

내가 죽는건 슬픈 일이다. 내가 아는 다른 사람이 죽는 것도 슬픈 일이다.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죽는것도 슬픈 일이다. 하지만 인류가 멸종하는 것은 그다지 슬픈 일이 아니다. 단지, 마지막에 죽게 되는 최후의 한 개체로서의 인간이, 옆에서 울어줄 사람이 없으니 쓸쓸하게 죽어갈 따름이다. (물론 그런 외로운 죽음은 지금도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이 세상은 망할 수 없다. 인간들도 앞으로 수천만년 정도는 더 살아남을 것이다. 망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절망에 휩싸여 봤자, 그런 사람들만 기분이 나빠지는 정도에 불과하다. 어차피 망할 세상이라면, 왜 오늘은 그 마지막 날이 아닌 것일까?
by snowall 2009. 10. 16. 0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