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사실 미분이라는건 계산만 놓고 따지면, 숫자랑 영어를 조금 읽을 줄 안다면 누구라도 쉽게 계산할 수 있다. y=ax의 기울기가 a인 이유는 y를 x로 나누면 a이기 때문이다.

"기울기"라는 것의 정확한 의미는 뭘까?

질문에 대한 답은 알아서들 하시라. 내가 이 글에서 밝힐 것은 대단히 추상적인 이야기가 될 테니, 각자 이해한대로 기울기의 뜻을 알면 될 것이다.

다른 얘기는 다 빼고, x가 y하고 관련이 있다고 하자. 수학을 할 때는 항상 뭔가 가정을 하고서 시작하는데, 지금 이 말이 바로 그 가정이다. x는 y하고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럼 어떤 관련일까? 궁금하지? 여기서 수학을 하는 태도는, "뭐야, 모르는게 당연하잖아!"라는 것이다. 다 알면 뭐하러 미적분을 공부하냐...
잘 모르지만, 아무튼 x랑 y가 관련이 있다고 했으니까, 가장 먼저 궁금하게 여겨야 할 것은 x랑 y가 대체 무엇이냐는 것이다. 내가 당연히 숫자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내가 얘기한건 x랑 y이지 그게 뭔지는 아직 말을 안했다. 그럼 뭐냐니깐...?

사실 아무거나 들어가도 상관없다. 다만, x는 한두개가 있는게 아니라 여러개가 있고, 그중 두개를 고르면 둘 사이의 거리를 잴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모아둔 것이다. y도 마찬가지다. "거리를 잰다"는 말의 심오하고 깊은 뜻은 일단 넘어가자. (미적분학에서 제일 어려운 부분이 거리를 재는 거다) 잘 모르면 그냥 자로 잰다고 치자.
아무튼, x를 두개 골라보자. 그걸 a랑 b라고 부를 수 있겠다. a랑 b사이의 거리를 d(a,b)라는 숫자로 나타내 보자. 이제 별 이유 없이 d라고 하면 그냥 방금 나왔던 두 점 a,b의 거리를 말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 d(a,b)는 그냥 우리가 아는 평범한 숫자를 나타낸다. 물론 거리를 표시하고 있으므로 0이거나 양수만 된다. d(a,b)가 작아진다는 뜻은 a랑 b가 가까워진다는 말이다,
x가 y하고 관련이 있다고 했으니까 x대신에 a랑 관련이 있는 y는 b랑 관련이 있는 y하고는 다를 것이다. 같아도 상관 없다. 각각을 y(a)랑 y(b)라고 써 보도록 하자. 저 기호의 뜻은 y중에서 a랑 관련이 있는 것(딱 1개)과 y중에서 b랑 관련이 있는 것(딱 1개)을 나타낸다.
지난번 글에서 나는 함수의 연속성에 대해서 얘기를 했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 얘기를 할 수 있는데, d[a,b]가 작아질 때 d[y(a),y(b)]도 작아질까? 글쎄...안그럴수도 있겠지?
지난번 얘기를 한번 더 반복하자면, d[a,b]가 작아질 때 d[y(a),y(b)]도 작아지는 관련성이 "y(x)가 연속이다"는 말의 정의이다.
내가 여기서 관련이 있다는 말을 써서 혼동될 수도 있는데, 관련되어 있다는 말이 헷갈리면 그냥 함수라고 써도 상관 없다. 사실은 함수가 아니라 다른 어떤 이름을 붙여도 상관 없지만, 그럼 아마 본인도 헷갈릴 것이므로 그다지 권하는 바는 아니다.
y(x)가 연속인 관련성이라고 하자. 그럼 a와 b가 가까워질 때 y(a)와 y(b)는 얼마나 빨리 가까워질까? 아마 a와 b사이의 거리가 확 줄어들면 y(a)랑 y(b)사이의 거리도 확 줄어들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다른 관련성 z라는걸 찾았을 때 z(a)랑 z(b)사이의 거리도 확 줄어들으라는 보장은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경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간단한 건 "비교"가 될 것이다.
d[y(a),y(b)]와 d[z(a),z(b)]를 비교하면 된다. 비교하는 방법은 두가지를 고를 수 있는데, 한가지는 둘을 빼 보는 거고 다른 하나는 나눠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누자.


는 이제 둘 사이에 어떤 것이 더 빨리 줄어드는지를 알려주는 숫자가 된다. 이 숫자가 1보다 크면 y가 더 빨리 줄어들 것이고 그 반대면 반대겠지.

이제, z(x)라는 관련성을 너무 쉬운 관련성으로 주는데, 그냥 x에 x가 다시 나오는 관련성이다. 즉, 모든 x에 대해서 z(x)=x인 관련성이다. 이런 관계는 당연히 연속이다. (직접 증명해 보시라!)

이제 둘중 어떤 것이 더 빨리 줄어드는지 나타내는 숫자는



이라고 쓸 수 있다. 바로 이것이 "기울기"의 의미가 된다.
그런데, a랑 b가 매우 가까이 있다면? 예를들어, a를 고정시켜놓고서 b를 여러가지로 바꿔보는데, b가 a에 가까이 갈 수록 d[y(a),y(b)]도 작아질 것이다. (연속이랬으니까) 그렇다면 y'도 작아질까? 진짜?

대답은 No - 작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물론 작아질 수도 있다)

y'는 b가 a에 가까이 갈수록 어떤 값으로 수렴할 수도 있고, 0으로 나눈 숫자가 되어서 이상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때, 만약 b가 a에 가까이 갈 수록 y'이 어떤 숫자로 수렴한다면, 우리는 y(x)를 a에서 미분 가능하다 라고 말한다. 드디어 미분을 정의했다.

그리고 y'가 수렴하는 바로 그 값을 y(x)의 a에서의 미분계수 라고 부른다.
더군다나, 미분계수 자체가 또한 x에서 다른 어떤 숫자로 가는 함수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런식으로 만들어진 함수를 "y의 x에 관한 도함수derivative"라고 부른다.

이런 미분은 한번만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위에서 얘기한 기울기가 수렴하기만 한다면 몇번이든 더 할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함수들은 무한히 많이 마음껏 미분할 수 있다. 물론 미분할 수 없는 함수들이 "훨씬" 더 많이 있긴 하지만...


by snowall 2006. 8. 24.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