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연구실 사람들이 자기가 자리에 없으면 놀러 간줄 안다고 불평했다. 자기는 분명히 다른 중요한 일이 있어서 자리를 비운 것이고 일하는 시간에 놀러가지 않는 사람인데 오해받으니 불쾌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은 실제로 놀러 가는 주제에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뭐라고 하니 더 화가 난다고 한다.

문제의 원인은 연구실의 다른 사람들이 그 친구에게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즉, 무슨 연구를 하고 있고 그 연구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불어, 그 연구실의 다른 사람들이 자기는 실제로 놀러 다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역시 놀러 다닐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두가지 부분이 원인으로 생각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원인 중의 하나를 잡아야 하는데, 첫번째 원인을 붙잡는 방법은 자신이 얼마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지 계속해서 자랑하고 다니는 것이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잘난척한다고 하는 뒷말을 들을 수 있으니 그 정도와 빈도에 주의하여야 한다. 두번째 원인을 해소하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연구실의 다른 사람들이 놀러 다니지 않도록 되는 것과 다른 하나로 자신도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처럼 놀러 다니는 것이다.

두번째 원인을 해소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데, 첫번째 방법인 다른 사람이 놀러다니지 않도록 하는 것은 처리해야할 대상이 많고 그 대상을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부분이 문제다. 그 친구가 막내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방법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인데, 공부를 하지 않고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공부로 성공하고 싶어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공부를 하지 않고 놀러다니라고 말하는 것은 그 친구보고 장래희망 포기하고 대충 살라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해법이 없는 문제가 되었다. 모든 사회 문제의 모범답안이지만, 이런 경우에 "억울하면 출세해라"는 조언 외에는 당장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출세라고 쉬운건 아니다. 그렇게 얘기하는 것 역시 아무런 대안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by snowall 2009. 12. 17. 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