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까지 휴가다.

그래서 평소에 흠모하던 과천 과학관을 견학하려고 했다.

광주에서 출발이 늦었다. 12시 출발이다. 과천으로 바로 가는건 없고, 수원으로 갈까 서울로 갈까 고민하다가 수원으로 갔다. 3시 20분에 도착했다. 수원 터미널에서 과천 가는 버스를 찾아보았으나 없었다. 과천으로 가기 위해 나는 수원역까지 택시를 타고 달렸다. 3천 6백원의 요금이 부과되었다. 수원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서울대공원까지 향했다.

서울대공원역에 도착했을 당시 시각은 오후 4시 27분. 과천 과학관의 관람 시간을 살펴보니 오후 5시 30분까지 관람 가능하다고 했다. 1시간동안 다 볼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대충 훑어보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관람 포기했다.

과천에서 일하시는 아버지랑 같이 가려고 정부종합청사역으로 가려고 하는데, 나랑 친구사이인 나의 신용카드가 사라졌다. 신용카드기능이야 그렇다 쳐도, 교통지옥인 서울에서 교통카드 역할을 하는 이놈이 없으면 이동하는데 애로사항이 꽃필 것이다. 그래서 모든 주머니를 찾아보았지만 역시 없었다. 왔던 길을 되짚어서 개찰구까지 와봤지만 소용없었다. 그래서 카드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분실신고를 했다. 그렇게 아쉬워 하면서 분실신고를 하고 고개를 떨구었더니 거기에 내가 찾던 파란색 신용카드가 떨어져 있었다.

다시 카드사에 전화를 걸었더니 분실신고는 전화로 되는데 분실 해제는 전화로 안된다고 한다. 직접 은행을 가거나 인터넷 뱅킹을 하라고 했다. 지갑에 현금이 없는줄 알았는데 천원짜리 한장이 있었다. 지하철에 표를 사러 갔다. 젠장. 보증금 500원이 필요하다. 서울 메트로와 서울 시장한테 오래 사시라고 쌍욕을 무더기로 날려 주면서 주머니를 탈탈 털어보았다. 여기저기서 기어나온 100원짜리 동전이 다행히도 5개가 모였다.

표를 사기 위해서 처음으로 매표기를 이용해 봤는데, 허접한 UI에 좌절하면서 도대체 언제 돈을 넣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가 "지금 넣어도 되는건가?"라는 의심을 품으며 500원을 넣었고, 도대체 왼쪽과 오른쪽의 지폐 투입구 중 어느쪽이 이놈과 연결된 것인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제대로 찾아서 천원을 넣었다. 이건 나중에 "혁신"을 하기 위해서 미리미리 허접하게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앞으로의 성과까지 예측할줄 아는 똑똑한 예산낭비다. 적어도 연말에 보도블럭 다시 까는 것 보다는 욕을 안 먹을테지.

과학관은 내일 다시 가야겠다. 젠장.
by snowall 2009. 12. 30. 2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