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학에서 자세한 계산은 미적분학 책이나 수학의 정석에 잘 나와 있으므로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다. 이 글에서 다루는 것은 오직 핵심 개념의 이해이다.

미분은 지난 시간까지 대충 해 보았다. 이번에는 급수와 적분에 대한 설명을 해 보겠다.

적분은 어떤 것의 "크기"를 정확하게 계산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만들어낸 방법이다. 크기는 무엇일까? 내가 지난번에 크기를 재는 것이 심오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 심오한 방법을 가장 간단하고 짧게 설명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 될 것이다.

우선, 우리가 알고 있는 숫자의 크기에 대해 생각해 보자. 숫자는 원래 물건의 갯수에서 일반화되어 출발한 것이므로, 물건의 수가 많을수록 숫자가 커지도록 배정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항상 물건만 세면서 살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뭐라 말하기가 참 곤란하다. 그러므로, 최소한 여러분들이 1보다 2가 크다는 정도의 크기 비교는 할줄 안다고 생각하고서 이 글을 진행시켜 나가야겠다.

크기를 재는데 가장 쉬운 것이 바로 "벡터"이다. 벡터는 두 점을 이어주는 화살표라고 생각하면 된다. 벡터의 길이는 자를 대고 그 크기를 재면 끝난다. 벡터가 (2,3,5,6)등으로 좌표로 나타나 있으면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해서 각 좌표의 제곱을 더하고, 다시 그 제곱근을 계산하면 크기가 된다. 그런데, 좌표가 무한히 많이 주어져 있다면? 즉, (a,b,c,d,...)해서 끝없이 무한히 많이 간다면 어떻게 될까?

이거 잘 보면, 지난번에 봤었던 수열과 비슷하게 생기지 않았나? 1,2,3,4...번째 좌표에 대해서 각각 숫자가 하나씩 주어져 있다면, 이건 역시 수열이잖아? 만약 이 수열이 발산해버린다면, 수열의 제곱도 발산할 것이고, 그럼 그 합도 발산할 테니까 당연히 이런 벡터의 크기는 무한대가 될 것이다. 이런 무한대가 나와버리면 우리는 이 벡터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다. 그럼, 이건 무한대로 발산하지 않는다고 하자. 즉, 좌표가 무한히 이어지는 벡터를 수열이라고 생각하면, 이 수열이 수렴한다고 해 보자.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만약 이 수열이 1로 수렴한다면, 이 수열의 제곱은 어느 항 이후부터는 1의 근처에 있을 것이고, 당연히 이걸 전부 더하면 여전히 무한대다. 그러므로 이런 벡터도 곤란하다. 즉, 좌표의 값들이 수렴할 뿐만 아니라 그걸 전부 더한 것도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그러면 우린 이 벡터의 크기가 무한대가 나오기 때문에 아무말도 할 수가 없다.

이제, 크기가 유한한 벡터들만 갖고서 생각을 해 보자. 크기가 유한한 벡터이면 이런 벡터는 좌표가 무한히 많이 있어도 그 크기를 잴 수가 있다. 이런식으로 무한히 숫자가 많은 것들을 다 더하는 것을 무한급수(Infinite Series)라고 부른다. 물론 급수의 수렴성을 판단하는 건 많이 어려운 문제가 되겟지만, 그런건 교과서에서 배우도록 하고 여기서는 그냥 넘어가자.

그런데 만약 좌표가 연속적으로 변한다면?

전에 수열에서 함수로 갈 때 불연속적으로 주어진 항 번호를 연속적인 숫자로 바꿔나갔었다. 그럼 이번에도 마찬가지 일을 해야 할 건데, 크기를 재려면 각각의 항을 제곱해서 더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경우, 항이 무한히 많을 뿐만 아니라, 아무리 작은 구간을 잡아도 무한히 많은 항이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발산한다. 어쩌지?

여기서 바로,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숫자들을 전부 더하는 것을 하는 방법이 "적분Integral"이다. 기본적인 개념은 각각의 항에 아주 작은 숫자를 곱해서 전체가 발산하지 않고 유한하도록 조정해주는 것이다.

예를들어, 0부터 1까지 어떤 함수 f(x)의 크기를 잰다고 해 보자. 그럼 f(x)는 벡터의 좌표를 말해주는데, 벡터의 크기를 재야 하므로 제곱해서 다 더해야 할 것이다. 제곱은 하겠는데, 무슨수로 다 더할까? 그럼, 일단 구간을 n개로 잘라보자. 그럼 n개의 수열이 나올 것이다. 그걸 다 더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게 정확한지 아무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f(x)라는 함수를 0부터 1까지 딱 그려놓고서, 이걸 n조각으로 잘랐어. n개의 조각중에서 k번째 조각 하나만 봐도, 이건 그럼 다시 m조각으로 자를 수도 있잖아? 그럼 대체 어쩌라는건가?

헷갈린다. 그러니까, 규칙을 좀 바꿔보자. 그냥 더하는게 아니라, n개의 조각을 냈으면 0과 1사이에는 n개의 구간이 있을텐데, 각각의 구간의 크기를 더할 값에다 곱해주는 것이다. 예를들어, d(k)가 k번째 구간의 길이를 말해주고, f(k)가 k번째 구간의 함수값이라고 한다면 f(k)*d(k)를 다 더해주면 될 것이다.

잠깐! k번째 구간에서 함수값이 일정한것도 아닌데 그렇게 막 넘어가도 돼?

그렇다. 그냥 넘어갈 뻔 했다. 뭐, 좋다. 그럼 이렇게 해보자. k번째 구간에서 가장 큰 값이 있고 가장 작은 값이 있을것이다. 두가지 경우를 생각하는데, f(k)를 항상 가장 큰 값으로 정하는 것과 항상 가장 작은 값으로 정하는 경우일 것이다. 나머지, 다른 함수값인 경우들은 항상 그 사이에 있을 것이므로 걱정하지 말도록 하자.

가장 큰 값으로 정하는 경우와 가장 작은 값으로 정하게 되면, 함수가 일정하지 않으므로 아마 가장 큰 값과 가장 큰 값 사이의 차이에 구간의 길이를 곱한만큼의 차이가 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구간을 맘대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n조각을 낸 것을 다시 각각 m조각을 더 낸다면? 구간은 더 짧아질 것이고, 각 구간은 더 짧아졌으므로 그 구간에서 가장 큰 값과 가장 작은 값 사이의 거리는 아마 짧아졌을 것이다. 이런식으로 구간을 무한히 많이 잘라 나가면 가장 큰 값으로 정해서 덧셈을 계산한 것과 가장 작은 값으로 정해서 덧셈을 계산한 것 사이의 차이가 없게 될 것이다.

다시 잠깐! 정말??

이건 사실 모르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우 수학자들은 다시 정의를 한다. 구간을 임의로 나눠서, 위에서 설명한 방법중에 각 구간에서 가장 큰 값을 이용해서 덧셈을 계산한 것과 가장 작은 값을 이용해서 계산한 것 사이의 차이가 0으로 수렴하면, 우리는 이러한 함수를 "적분 가능"하다고 하고, 그 계산값을 "함수 f(x)의 적분"이라고 부른다.

중간에 뭔가 어물쩡 넘어간 부분이 많긴 하지만, 아무튼 적분은 이렇게 탄생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지금 얘기한 적분은 리만Riemann 적분이다.

적분이론은 적분이 안되는 것들의 크기를 재기 위해서 발전해 왔는데 리만-스틸체스(Riemann-Stieltjes) 적분론, 르벡Lebesgue적분론 등을 수학과에 오면 배울 수 있다.

그중에서 구간을 임의로 자르지 않고 단순히 n개의 조각으로 똑같이 나누는 것은 고등학교 수학에서 배우게 된다.

미적분에서 가장 중요한 정리인 "미적분학의 기본 정리"만 소개하고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정리 : 어떤 함수가 적분 가능하면, 그 함수를 적분한 것을 다시 미분하면 원래의 함수와 같다. 반대로, 어떤 함수가 미분 가능하면 그 함수를 미분한 것을 다시 적분하면 원래의 함수와 상수 차이를 제외하면 같다.

증명은 생략.

by snowall 2006. 8. 25. 2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