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법칙 : 물리학의 라그랑지안은 운동에너지에서 위치에너지를 뺀 함수이다.

왜 그런 법칙이 정해졌을까?

이것은, 뉴턴 역학과 답을 맞추기 위해서 필요한 가정이다. 뉴턴 역학의 물리 법칙은 또한 딱 하나인데, 그것이 바로 그 유명한 F=ma이다. 여기서 정말 느껴주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바로 하나하나가 다 소중한 법칙들이라는 점이다. F>ma도 아니고 F<ma도 아닌 F=ma라는 점. F=-ma가 아니라 바로 F=ma라는 점. F=2ma, F=3ma도 아닌 바로 F=ma라는 점. 부호, 등호, 상수의 크기 등 모든 것이 법칙에 포함된다.

운동에너지는 대체로 속도의 제곱에 비례한다. 위치 에너지는 대체로 위치에만 관계가 된다. 따라서, 라그랑지안을 세워놓고 라그랑지안 방정식을 유도하면, 속도에 대해 미분하고 다시 시간에 대해 미분하는 항에서는 곧 “가속도” 항이 나온다. 위치에너지를 위치에 대해 미분하면 곧 “힘” 항이 나온다. 만약 이 둘이 =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둘을 빼서 0이 나와야 한다. 결국, 최종적으로 둘을 빼주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빼주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운동에너지에서 위치에너지를 뺀 것을 라그랑지안으로 선택한다.

동시에, 뉴턴 역학이 라그랑지안 역학과 동등하다는 것도 위와 같이 알 수 있다.

하지만 라그랑지안 역학은 뉴턴 역학보다 좀 더 어려운 것들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뉴턴 역학이 더 쉬운 경우가 있다. 어느것으로 문제를 풀든, 일단 풀 수 있다면 그 결과는 같다. 하지만 풀 수 없을 수도 있다.) 뉴턴 역학은 좌표계를 어떻게 바꾸더라도 3차원 데카르트 좌표계를 사용해서 문제를 풀게 된다. 하지만 라그랑지안 역학은 관찰하려는 대상을 나타내는 수이기만 하면 무엇을 쓰더라도 상관이 없다. , 전문용어로 “일반화된 좌표계”를 사용해서 문제를 표현하고 풀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뉴턴 역학이 양자역학에 가서 살아남지 못했지만, 라그랑지안은 양자역학 문제를 풀 때에도 도입되는 이유이다. 뉴턴 역학은 정해진 좌표계가 없는 문제는 풀 수가 없다. 양자역학에서는 라그랑지안을 잘 설정할 수만 있으면 운동방정식을 유도할 수 있다. 그것이 그 유명한 슈뢰딩거 방정식, 디랙 방정식, 아인슈타인의 중력 방정식 등이다. (사실은 이 방정식들도 F=ma를 “양자역학적”으로 표현한 하나의 형태라고 간주할 수도 있다. 하지만 F=ma를 고전역학적으로 정의하는 한 결코 양자역학 문제를 정확히 풀 수는 없다. )

이제, 라그랑지안이 갖고 있는 대칭성과 그에 따라서 유도되는 결론에 대해서 살펴보자. 이 부분에 관한 연구는 유명한 수학자 에미 뇌터가 중요한 정리를 증명하였다. 바로 “라그랑지안에 대칭성이 있으면 이에 따라서 보존되는 양이 반드시 존재하며, 그 역도 참이다”는 보존법칙과 대칭성 사이의 관계에 대한 정리이다. 여기서, 라그랑지안에 대칭성이 있다는 말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대칭성이란, 무언가를 바꾸었는데 실제로 관찰되는 것이 바꾸기 전과 비교해서 구별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가령, 쌍둥이 끼리 서로 위치를 바꾸더라도 웬만해서는 그것이 잘 구별되지 않는다. 하지만 쌍둥이라고 하더라도 머리카락 길이는 조금 다를 수 있는데, 그런 것을 자발적 대칭성 붕괴(Spontaneous symmetry breaking)라고 부른다. 아무튼 라그랑지안도 대칭성을 가질 수 있는데, 가령 위치 x-x로 바꾸는 삽질을 하더라도 라그랑지안이 바뀌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일은 용수철의 운동을 표현할 때 나타나는데, 용수철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라그랑지안은 속도의 제곱, 위치의 제곱 항만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1을 곱한 것은 제곱되어서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용수철의 운동에서는 x-x로 바꾸는 작업에 대해 보존되는 양이 하나 존재한다. 그것의 이름을 Parity라고 부른다. (Parity는 많은 물리적 현상에서 보존되는 법칙이다.)

대표적으로 우주에서 보존된다고 믿어지는 3가지 양이 있는데, 운동량, 각운동량, 에너지이다. 물리학자들은 이 3가지 보존법칙은 절대로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초대형 입자 가속기 등을 이용해서 입자들의 충돌 실험을 했을 때, 물리학자들이 가장 먼저 검토하는 부분중의 하나가 이러한 보존법칙이 얼마나 깨졌는지 계산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실험 오차 내에서 모두 잘 맞는다. 가끔 보존법칙이 틀린거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실험 오차를 벗어나서 안 맞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항상 우리가 모르고 있던 새로운 입자가 발견되었다. 대표적으로, 그런식으로 발견된 입자가 중성미자(Neutrino)이다.

그럼 이 세가지 보존되는 양들은 각각 어떤 삽질에 대한 대칭성일까? 운동량을 갖고 있는 물체를 잘 관찰하면, 여기에 있던 것이 잠시후에는 저기에 있다. 여기에 있든 저기에 있든 운동량이 같다는 것은, 위치에 대한 움직임이 운동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 운동량은 위치 변화(평행이동, Parallel translation)에 대한 불변양이다. 각운동량은 물론 회전(rotation)에 대한 불변양이 된다. 에너지가 도대체 무엇의 불변양인지 궁금할 수 있는데, 외부와 상호작용하지 않는 계를 그냥 관찰하다보면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냥 관찰할 때, 무엇이 변하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자. 문득, 아무것도 안하고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렇다. 에너지는 시간이 지나가는 것에 대한 불변양이다.

운동량, 각운동량, 에너지 외에 보존되는 양이 하나 더 있다. 바로 CPT값이다. CPT3가지 서로 다른 변환을 연속적으로 적용시켰을 때에 관한 이야기이다. P는 앞에서 말한 Parity인데, 물론 x-x로 바꾸는 변환을 말한다. T는 시간 역전(Time reversal)이다. 흘러가는 시간을 과거->미래로 한다면, 이것을 미래->과거로 바꾸는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그냥 변수 t-t로 바꾸면 된다. (실제로는 t-t로 바꾸기 위해서 해야 할 삽질이 좀 더 있긴 하다. 상대론적으로 올바르게 하기 위해서는 말이다.) C는 전하 반전(Charge conjugation)이다. 전하라는 것은 힘에 반응하는 정도를 뜻하는데, 전자기력, 약한 상호작용, 강한 상호작용에 각각 전하가 붙어 있다. 쉽게 말해서 +전기가 -전기로, -전기가 +전기로 바뀌는 것을 뜻한다. 물론 전하가 없는 것들은 바뀌지 않는다. 우리 우주를 설명하는 라그랑지안은 CPT변환에 대해서 대칭이 되도록 작성한다. 물론 실험적으로도 계속 검증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CPT변환이 틀린 것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CP대칭성도 거의 깨지지 않는 양인데, 아주 조금 깨지는 것이 발견되고 있다. CP대칭성과 P대칭성의 붕괴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좀 더 재밌는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라그랑지안의 친구인 해밀토니안이다.

by snowall 2010. 3. 6. 07:54